“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야한 동영상을 본다던데?”

지난주 여성의 날 특집호 취재를 마치고 막 일어나려는 찰나였다. 세상에 초등학생이 야한 동영상이라니. 야한 동영상도 동영상이지만, 우리 지역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어 깜짝 놀랐다.

엄마들은 아이가 야한 동영상을 보거나, 이성친구와 스킨십을 하는 걸 알았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한 엄마는 중학생인 딸에게 성교육을 했다.

하지만 딸은 5분도 가만히 앉아 있질 못했다. 딸 입장에서는 잔소리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엄마가 말을 꺼냈다. 차라리 “야한 동영상을 봤다. 이성 친구랑 뽀뽀를 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 놓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가만 듣다 보니 숨기는 것보다는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에게 모든 걸 털어놓는 아이는 그동안 엄마와 유대관계가 잘 형성됐다는 소리고, 언제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신뢰가 쌓였다는 말 아닐까.

여성가족부가 전국 17개 시ㆍ도 초(4~6학년)ㆍ중ㆍ고등학생 청소년 1만56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성인용 영상물을 접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41.5%에 달했다. 성인용 영상물 접촉 경험은 초등학생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초등학생은 18.6%가 성인용 영상물을 접한 것으로 응답했다. 2014년(7.5%)의 2배가 넘었다. 참 암담하다. 청소년이 성인용 영상물을 접하는 주된 경로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가 27.6%로 가장 많았고, 인터넷 실시간 방송, 동영상 사이트(19.1%), SNS (18.1%) 순이었다. 이러한 경로를 청소년 95.0%가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하고 있었다.

스마트 폰을 뺐을 수도 없는 일이고,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은 민감해지고 호기심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아이들은 사회적, 문화적으로 성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가치관을 갖기도 하지만, 가정 내에서 만들어지는 성 가치관이 가장 크다.

때문에 우선은 또래집단보다도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신뢰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야한 동영상을 보면 안 된다고 하기 전에, 왜 그랬냐고 질책하기 전에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안 된다고 말하는 순간, 아이는 몰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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