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거수 - 44

앞으로는 마로산이 펼쳐져 있고 용이 누운 형국이라 해 이름 붙여진 ‘와룡마을’에는 1999년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가 있다. 용강택지개발로 인해 이 나무는 새로 조성된 공원에 이식돼 역사를 이어가고 있으나 많은 부분이 고사돼 생육상태가 좋지는 않다.

이 느티나무는 다른 보호수와는 달리 보호판에 식재자가 명시돼 있었으며 ‘故 추재규 옹’으로 알려졌다.

지정번호 ‘15-5-1-23’인 이 나무는 과거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마을 주민들의 염원을 간직한 채 관심과 애정을 한 몸에 받았다.

여러차례 잘려나간 가지들로 인해 나무의 모습은 겨우 생명을 부지하는 듯 안타까워보였으나 봄의 기운을 입고 푸른 잎을 피워내고 있었다.

현재 수간 대부분이 고사해 앞으로도 나무의 상태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공원에 마련된 놀이시설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나무 밑에 마련된 의자에 둘러앉았다.

과거 수많은 가지들을 하늘 향해 뻗었던 추억을 간직한 나무는 그렇게 재잘거리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서있었다. 마로산에서 찾아온 봄바람은 잘려나간 가지들을 어루만지며 한참동안 아이들과 함께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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