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표&최기자의 광양바로알기

원고 마감 중인 금요일 어느 날 저녁,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이 고요한 사무실을 감돈다.
누군가의 배에서 ‘꼬르륵~’하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진다.

박대표: 벌써 저녁식사 할 시간이 다 됐네?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하니깐 누군가의 배가 거센 항의를 하는 구나.

최기자: 제 배인 것 같아요.

박대표: 거의 마무리 된 것 같으니까 마감 기념 맛있는 메뉴로 먹도록 하자.

최기자: (또 다시 꼬르륵~) 제 배에서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박대표: 뭐가 좋을까?

최기자: (덩실덩실 춤을 추며) 고기~ 고기~ 고기요~ 고기에 소주한잔! (도취돼) 캬!

박대표: 어떤 고기? 물고기냐? 육고기냐? 새고기냐?

최기자: 저번에 구경구미에 대해 알려주시면서 ‘1미’가 숯불구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말로만 들었는데도 코에서는 고기 굽는 향기가 감돌고, 귀에서는 지글지글 고기 익는 소리, 입안에는 군침이.

▲ 광양불고기

박대표: 좋아 그럼 저녁 메뉴는 ‘광양 숯불구이’로 하기로 하자. 단!

최기자: 네?

박대표: 단 조건이 하나 있다.

최기자: 대표님~ 왜 이러십니까. 제 뱃속에서 폭동을 일으키기 일보직전입니다.

박대표: 우리가 알고 먹어야 하지 않겠니? 광양인으로서!

최기자: (뾰루퉁한 표정으로) 그럼 얼른 알려주십시오.

박대표: 광양 숯불고기의 유래부터 알아볼까.

최기자: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감사의 뜻으로 숯을 피워 고기를 대접했는데 그 맛이 좋아 훗날...

박대표: 훗날?

최기자: 훗날 유명해졌겠죠.

박대표: 조선시대 조정에서 벼슬을 하다가 광양으로 귀양 온 선비가 있었단다. 그는 자신이 가진 지식을 소외받는 이들에게 나누고자 했지. 그래서 성 밖에 사는 천민의 아이들을 가르쳤어.

최기자: 아, 그럼 가르침을 받은 아이의 부모가 감사의 뜻으로 대접한거군요?

박대표: 맞아. 감사의 마음을 느낀 아이의 부모는 보은의 정으로 연한 암소를 잡아 참숯불을 피우고 석쇠에 고기를 구워 접대를 했지. 네 말대로 훗날 귀양에서 풀려난 선비는 그 맛을 그리워했고. 이렇게 말했지.

최기자: 뭐라고요?

박대표: 천하일미(天下一味), 마로화적(馬老火炙). 마로현은 광양의 옛 명칭인 것은 알고있지?

최기자: 네~ 역시. 다른 지역에 사는 제 친구들도 광양에 와서 숯불구이 맛을 보고 가끔 생각이 난다고 하더라구요.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네요.

박대표: 광양은 예로부터 백운산에서 참나무가 많아 참숯이 유명하지. 그런 이유로 숯불구이가 발달해 구이종류도 한우를 비롯해서 돼지, 염소, 닭, 붕장어, 쭈꾸미, 전어구이 등 실로 다양하단다. 특히 한우숯불구이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지. 그래서 광양전통숯불구이를 관광상품화해 지역문화축제의 장을 마련하고 광양음식의 참맛을 널리 홍보하고자 광양숯불구이축제도 개최하는 거고.

최기자: 축제가 열리는 가을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박대표: 왜?

최기자: 볼거리도 많아서 눈도 즐겁고 숯불구이로 입도 즐겁고.

박대표: 그럼 오늘 저녁에 숯불구이를 먹을게 아니고 좀 더 기다려서 축제 때 먹으면 어떠니?

최기자: 네?

박대표: 장난이다. 화내지말고. 그럼 한번 가볼까?

제 11화 끝_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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