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반짝 여행칼럼 - 5

▲ 컬쳐메이트 이영석 여행전문가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지만 여행사도 업종의 구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여행사 직원들도 자격증의 구분이 있다. 국내여행안내원증, 국외여행인솔자증이 바로 그것인데 이는 일정시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시험을 치러야만 취득이 된다.

중국으로 다녀온 여행객들은 한국에서부터 함께 온 여행사 직원들이 목에 차고 다니는 국외여행인솔자증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손님들에게는 입장권을 나눠주는데 인솔자로 동행한 여행사 직원들은 입장권의 확인 대신에 국외여행인솔자증의 사진과 얼굴을 대조하고는 바로 통과를 시켜주는 일명 프리패스증이다. 때문에 중국현지 여행사에서도 인솔자로 온 직원들의 국외인솔자증 소지 여부를 묻곤 하는데 그 이유는 이 증이 없으면 1명의 입장권을 더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며, 이 비용은 고스란히 현지가이드가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로 고객들을 인솔해서 나가는 여행사 직원들에게도 일명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계약하며, 해외로 떠나기 전에 확인하는 고객은 극히 드물다.
이는 지난 칼럼에 언급했던 것처럼 운전 무자격증에게 내차의 대리 운전을 맡기는 것과 다를바 없다.

한국에서부터 여행을 함께 동행한 인솔자는 일명 TC(TOUR CONDUCTOR)라고 하며 현지에서 일정을 진행하는 현지인을 TG(TOUR GUIDE)라고 한다. TC와 TG는 얼핏 보면 똑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몇 년전에 모방송국에서 배우 김영민이 강마에라는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지휘자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던 베토벤바이러스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드라마상에서 장근석이 또다른 지휘자 역할을 맡았었는데 배우 김영민과 장근석은 똑같은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똑같은 곡을 연주하면서 서로 지휘하는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감동과 느낌을 주었다.

강마에의 직업인 지휘자는 영어로 CONDUCTOR인데 해외인솔자의 영어인 TC (TOUR CONDUCTOR)와 같은 영어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즉 여행일정과 여행장소 그리고 함께 가는 구성원이 같다 하더라도 투어를 진행하는 TC에 따라 전체적인 여행의 만족도와 느낌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인솔자(TC)는 여행지에 도착하면 먼저 현지 가이드(TG)와 현지에서의 일정과 코스, 그리고 식사 및 옵션 등을 상의하게 되는데 이때 가이드는 인솔자의 의견에 따라 일정을 진행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인솔자의 동의 없이는 일정변경과 옵션 추가 등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행을 다녀와서 고객들이 함께 동행한 인솔자는 참 열심히 하고 낯낯한데 현지 가이드는 아주 불성실 하고 아주 못된 버릇(옵션강요 쇼핑강매) 때문에 고생했다고 하는 말은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다.

한편 인솔자증이 가장 빛을 발하는 지역은 중국인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인솔자 증이 없으면 가이드가 인솔자의 입장권을 부담해야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솔자와 가이드들이 따로 식사하는 곳에는 짝퉁 인솔자증을 만들어준다는 웃지못할 광고가 붙어 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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