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수 대표

요즘 지자체 정책 화두는 너도나도 '청년 창업‘이다. 시는 그동안 청년의 취업 지원을 위해 일자리 카페를 개소하고, 취업과 창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청년 정책‘을 수립했다. 시가 내놓은 청년 정책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도시재생과 연계한 청년 창업거리 조성지원이다. 이에 따라 광양시민신문은 관내에서 창업을 하고 있는 청년들을 만나 청년 정책의 일원인 ’창업‘에 대한 진짜 속마음을 들어본다. 이 지면은 격주로 연재된다. <편집자 주>

 

정창수 대표.


"어쩌면 가장 빠른 '길' 일지도 모르죠"


경험이 창업의 자본이다

 

‘사장님’ 소리가 아직도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어느덧 5년차, 안경점을 운영하게 될 지도 몰랐다. 정창수 대표(34)는 광주에서 안경과학과를 졸업했다. 바로 안경점을 차릴 수는 없었다. 안경점을 차리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골고루 필요하다. 돈 그리고 의지, 없어서는 안 될 경험이다. 정 대표는 여러 안경점에서 경험을 쌓으며 창업을 위해 탄탄한 준비를 해왔다.

정 대표는 “좁은 안경점이지만, 아주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곳이다. 안경, 선글라스, 렌즈 등 손님도 다양하고 운영 체계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다 겪어보는 것이 우선이다”며 “5년 째 혼자 안경점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끝나지 않는 고민, A등급 혹은 B등급

 

뼈대를 올렸으니 이제 시멘트를 바를 차례다. 정 대표는 고향인 광양으로 돌아왔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보이네 안경점’을 차리기 위해서다. 안경점을 차리기 위해 든 돈은 1억 8천만 원에서 2억 원 가량. 인테리어와 기계, 안경, 렌즈 그리고 권리금과 보증금이 포함된 액수다. 정 대표는 “창업을 하고자 했을 때 가장 고민이 됐던 것은 ‘위치’였다”며 “큰 도로, 아파트 주위이거나 사람들이 많은 곳 등 여러 가지를 따져봐야 하는데, A등급은 투자해야할 돈이 많아 부담이 갔다”고 설명했다.

위치는 보통 A등급에서 C등급으로 나뉜다. A등급은 단연 월세가 가장 비싼 곳이다. 지금 보이네 안경원의 위치는 B등급이다. 그는 “매달 나가는 월세 걱정이 클 때도 많았다. 하지만 돈을 조금이라도 더 투자해서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선택한 것은 잘한 일”이라며 “고객들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행사를 많이 진행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현재는 추석 명절 행사를 진행 중이다. 안경과 선글라스도 50% 세일 중이다.

 

 

가게는 곧 사장님,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된다

 

화장실을 가는 시간 빼고는 늘 가게에 있다. 안경점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들 대부분은 ‘안경’ 이 아닌 ‘정창수 대표’부터 찾기 때문이다. 정창수 대표는 “안경점과 일심동체가 돼가고 있다. 간혹 볼 일이 있어 아르바이트생을 쓰면 ‘가게 비워놓고 어디로 갔어?’라며 전화가 온다”며 “명절 당일이 아니면 매일 안경점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안경점 입구에는 시원한 음료수와 커피, 다과가 준비돼 있다. 안경점에 온 김에 ‘여유’도 누리라는 정대표의 작은 배려다.

정창수 대표는 “창업은 쉽게 결정해서는 안 될 일인 것 같다. 돈도 돈이지만 상처를 받게 될 때도 있기 때문이다”며 “잘 되니까 하는 창업 말고 잘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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