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행정처분 확정 100건, 위생점검 인력은 겨우 5명

광양시 음식점 위생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시에 따르면 올해 행정처분이 확정된 곳만 무려 100건. 식약처에 따르면 광양시 음식점 점검 전국순위는 올해 33위로 지난해 대비 15위나 뒤로 밀려난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은 점검 업체 수 2천 462개소 점검 18위, 2016년은 2천 366개소 점검으로 2015년도와 동일한 18위를 머물렀다. 아울러 음식점 식중독 발생 안전 전국순위는 167위로 환자 수는 현재까지 2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마동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최근 사랑병원 인근에 위치한 한 츄러스 가게를 방문했다. 아이들 간식으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주문한 츄러스를 기다리던 A주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핸드폰을 실컷 만진 손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반죽으로 가져간 것이다.

반죽 옆에는 비닐장갑과 집게가 놓여있었지만, 주인은 튀겨진 츄러스를 건질 때 말고는 도구를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

A주부는 “위생을 따지면 애당초 츄러스를 먹지 않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겠지만, 도구가 준비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습관처럼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이것저것 만진 손을 반죽에 가져가니 정말 불쾌했다”며 “내가 먹을 거면 ‘그래, 다 이런 거지 뭐’ 하고 먹을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이 먹을 간식이라 정말 한 마디 하고 싶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A주부는 이어 “다른 엄마들이 불쾌하지 않도록 주인에게 ‘위생장갑을 껴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괜히 미안한 마음에 뱉지 못했다”며 “시가 전체적으로 불시 점검이라도 해주면 안 되나”고 분노했다.

주로 배달을 목적으로 하는 음식점은 위생 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을까. 기자가 직접 한 배달음식점을 방문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쾌쾌한 냄새가 코를 자극시켰다. 가게 안은 대체적으로 어수선했다. 신발과 옷은 무분별하게 놓여있었다.

주문한 메뉴를 기다리는 틈을 타 들여다본 부엌은 충격적이었다. 당근과 양파는 제자리를 벗어나 나뒹굴고 있었고, 소스 통으로 사용되고 있는 밥통은 말라버린 소스의 잔해들로 가득했다. 청결이라고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렇듯 음식점 위생에 대한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시에 따르면 음식점 위생 점검은 주로 축제 기간에만 ‘반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권역별로 나눠 설명하자면 여름철 4대 계곡을 중점으로 두 번, 매화 축제 시기에는 다압·중마권, 읍권은 광양불고기축제때만 일시적으로 점검이 이뤄지는 것이 전부다.

위생 점검과 단속을 하는 인력은 고작 5명. 3천여 개가 넘는 음식점을 점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때문에 시는 매년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을 위촉해 음식점들을 불시점검토록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위생감시원이나 민원인들을 통해 의견을 듣고, 현장을 방문해서 문제점이 적발되면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한다”며 “음식점을 이용하면서 불편한 점이 있으면 시민들이 먼저 나서서 이야기를 하는 것도 해결방법 중 하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어 “음식점 위생과 관련한 신고는 1399번이나 시 홈페이지 국민신문고를 통해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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