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개띠 동갑내기 부부
무술년 황금 개의 해다. 개의 해를 맞아 개띠 부부를 찾아 나섰다. 사랑스러운 아들과 올해 6월 세상에 태어날 콩순이와 함께 새해 첫 장을 넘기며 알콩달콩 삶을 꾸려가고 있는 1982년생 임재관·차수경 동갑내기 부부를 소개한다.
제주에서 재주 부린 ‘부부’
그저 ‘동네 친구’였다. 개굴개굴 소리를 따라 개구리를 잡으러 뛰어다니고 강가를 바라보며 물수제비를 했었던 어릴 적의 추억에 서로가 없던 순간이 없다. 임재관·차수경 씨는 어쩌면 ‘부부의 연’이 정해져 있는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차수경 씨가 광양을 온 건 7살 때였다. 광주에서 태어났지만, 7살 이후 죽 광양에서 삶의 터전을 이루고 있으니 차 씨에게 광양은 제2의 고향이다.
차 씨는 “남편은 한 동네에서 만나 친구로 지내왔었다”며 옛날을 떠올렸다. 임재관 씨가 고향인 광양을 잠시 떠나 제주도에서 머물던 때, 수경 씨도 마침 여행 차 제주도 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그렇게 그들은 제주에서 만났다.
제주의 밤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던 소주 한 잔에 마음이 오갔다. 우수수 떨어질 것 같은 제주의 별들은 그들의 마음을 축복했다. 그렇게 2014년 11월 5일, 개 띠 부부 한 쌍이 탄생했다.
차수경 씨는 “그때 제주를 가지 않았다면 아들 시현이는 볼 수가 없었겠죠”라며 쑥스러워했다. 굵고 짧은 가훈도 있다. ‘인자무적’ 인자한 사람에게는 적이 없다는 뜻의 한자성어다. 가훈만큼이나 가족의 모습은 ‘인자’해 보인다.
개 띠 부부의 소망
올해가 더욱 기다려졌던 이유. 바로 ‘콩순이’ 때문이다. 차수경 씨 뱃속에는 새 생명이 자라나고 있다. 차 씨는 “남편이 딸을 원해서 태명이 콩순이가 되었다”며 “콩순이가 건강하게 잘 태어나주길바란다”고 간절히 바랐다.
부부의 소망은 단 하나. 가족의 ‘건강’이었다. 얼마 전 아들 시현이가 다리를 다쳐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을 했다. 여린 팔로 링거 바늘이 들어갈 때마다 부부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다.
수경 씨는 “시현이가 다리를 다쳐 몇 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을 하고 통원 치료를 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며 “다리가 빨리 완쾌돼서 놀이터에서 다시 씩씩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는 것이 소원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남편에게 전할 한 마디를 부탁했다.
답변도 가훈처럼 굵고 짧았다.
“없다”.
연애는 낭만적일지 몰라도 부부는 현실임이 확실한 대목이다.
임재관·차수경 부부와 그들을 쏙 빼닮은 아들 시현이 그리고 곧 태어날 콩순이 가족의 소망이 이뤄지는 행복한 개의 해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