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영의 시민칼럼

▲ 정은영 독자위원장

광양시민신문 독자님들, 무술년 새해에는 사랑과 행복이 넘쳐나길 바랍니다.

세밑에 개봉한 영화 ‘신과 함께 – 죄와 벌’이 새해가 되어서도 흥행몰이 중이다. 별반 기대감이 없었다. 딱 하나 둘째아이가 본 댓글 한 줄을 듣고서 가족들은 아이들을 따라 나섰다. 그 댓글내용은 “가족이랑 봤는데... 나 ...우리 아빠 우는거 처음 봤음” 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줄줄줄 울었다.
다만 영화를 보면서 타이틀 ‘신과 함께’ 뒤에 붙는 부제,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대신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를 떠올렸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질문을 던졌다. 톨스토이는 자신이 아낀 단편 대표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통해 신을 빌어 사람들에게 3가지 질문을 던진다.

무술년, 첫머리에서 톨스토이의 3가지 질문을 통해 우리를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새해의 출발 아닐까.

첫 번째는 사람 안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나밖에 없는 외투를 번갈아 입으며 외출을 하고그 또한 찢기고 헤어져 외투를 사기위해 외상값을 받으러 갔으나 아무에게도 받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구두수선공과 그를 기다리는 아내는 곤궁한 가운데서도 눈밭에 쓰러진 벌거벗은 이를 식솔로 거둔다. 사람 안에는 이렇듯 자신이 힘든 가운데도 어려운 타인을 돌보는 사랑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의 답은 부자의 모습을 통해 다가온다. 부자는 1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튼튼한 구두를 원했지만 곧 죽음을 앞둔 자신의 운명을 모른 체 허세와 거만으로 가득 차 있다.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 그것은 바로 자신의 앞날을 누구도 모른다는 것이다. 인간에게 겸손이 필요한이유이다.

마지막 질문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다.
부모 잃은 쌍둥이 소녀를 맡아 키우고 있는 부인과 쌍둥이들이 구둣방을 찾았을 때, 마지막 질
문에 대한 답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통한 사람을 살리는 따뜻한 ‘사랑’이다.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사람들에게 ‘사랑’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다.
세상은 ‘사랑’이라는 말이 홍수를 이룰 정도로 넘쳐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랑’은 간데없고 수단에 불과하던 ‘돈’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목적이 되어가고 있다. 그것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돌이킬 수 없는 환경적 악재가 자명한 초대형화력발전소의 건설을 일부 지도층들이 찬성하고 나섰다. 힘을 써야 할 또 일부 지도층은 수수방관 눈치만 보고 있다. 그들의 목적이 되어버린 돈과 권력에 대한 탐욕은 이미 브레이크가 없다.

말년의 톨스토이는 자신의 모든 것을 농민들과 나누고 함께 살았으며, 죽음이 가까이 오자 순
례의 길을 떠나 진리를 찾다가 신의 품에 안긴다.

톨스토이는 작가이자 철학자이며, 신학자이자 실천가로서 일생을 살았다. 2018,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야 할 것인가?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말로만 하는 사랑은 자신의 죽음을 보지 못하는 부자의 자만과 같으며 행함이 있는 사랑은 사람을 살리고 살아가게 만든다. 새해엔 우리 모두, 사람을 살리고 생태를 살리고 나를 살리는 눈물 줄줄흐르는 진실 가득한 사랑을 해보자.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누가 이 세상 재물을 가지고 형제의 궁핍함을 보고도 도와줄 마음을 막으면 하나님이 어찌 그 속에 거할까 보느냐 우리가 형제를 사랑함으로 사망에서 옮겨 생명으로 들어간 줄을 알거니와 사랑하지 않는 자는 사망에 거하느니라”

*톨스토이가 성경 요한1서 3장에서 인용한 구절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재인용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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