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안전불감증, 누구를 위한 ‘벨’인가

벨 누를일 없도록 근본적 대책마련 우선

쏙쏙이 띵동카 비상벨.

광양시가 지난 16일 어린이통학차량 갇힘사고 예방의 일환으로 협약한 쏙쏙이띵동카 서비스 실효성에 대해 일부 시민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통학차량갇힘사고는 운전자와 교사등 원내 관계자들의 부주의로 비롯된 원초적인 문제지만, 여전히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은 특수 공간의 문제로만 치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쏙쏙이띵동카 사업이란 통학차량갇 힘사고 발생 시 아이가 비상벨을 누르면 운전자와 원장, 학부모에게 휴대폰 문자와 기관 PC로 구조요청 신호를 알려주는 IoT(사물인터넷)차량 비상관제서비스다.

이처럼 IoT로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보니 오작동이 되거나 작동이 되지 않을 우려도 배제할 수 없고, 어린이갇힘사고에 대한 ‘현실 인식’ 파악이 우선이라며 ‘보여주기식’ 대책 남발에 시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통학차량갇힘사고는 지금도 크고 작게 일어나고 있다. 7살 딸을 둔 이모(35) 씨는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아파트 앞에서 유치원을 마치고 돌아오는 딸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멈춰선 차량에서 딸은 내리지 않았고, 차량은 곧바로 출발했다.

동승자가 잠든 이 씨의 딸을 보지 못한 것이다. 이 씨는 곧바로 유치원에 연락했고, 무사히 딸과 재회할 수 있 었다. 이 씨는 “어린이차량갇힘 문제는 교사와 차량 동승자 등의 책임 의식 강화가 우선이다”며 “비상벨 설치는 그저한 순간의 안심 장치는 되겠지만, 사고의 대안은 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 했다. 이처럼 비상벨은 일시적인 효과로만 두각을 보일 뿐, 근본적인 대책마련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2월, 중마동 한 유치원 통학차량에 탑승한 7살 원생이 버스에 갇힌 채 방치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큰 파장을 일었다<광양시민신문 2017년 2월 27일 자, H유치원 ‘7살 원아’통학버스에 ‘갇혀’ 참고>. 당시 차량운행을 마친 통학버스 가 아이가 차량에서 잠들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일어난 사고였다.

얼마 뒤 잠에서 깬 아이는 울면서 버스 출입문을 열려고 시도했지만 문이 굳게 잠겨 있는 상태라 빠져나오지 못하고 갇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밖에서는 안이 잘 보이지 않게 유리가 짙게 선팅 돼 있어 아이를 발견하기도 여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피해자 어머니는 당시 “아이가 사건 이후 한동안 불을 끄면 버스에 갇힌 것같다고 잠을 이루지 못했고 ‘지나가던 아줌마가 날 발견하지 못했으면 내가 죽었겠지?’ 라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몇 차례 한적 있다”며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어린이차량갇힘사고에 대한 안전불감 증이 날로 높아지면서 13세 미만 어린이 통학차량에 동승자 탑승을 의무화하는 이른바 ‘세림이법’도 올해로 1년을 맞았 지만,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5세 유아를 둔 한 주부는 이번 비상벨 설치에 대해 물음표를 던졌다. 주모(32) 씨는 “어린이차량갇힘 사고에 대한 ‘안 전불감증’이 깔려 있어 항상 아이에게 주의를 주고 있다”며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한 ‘비상벨’ 시도에는 동의를 하지 만, 실제로 사고가 일어났을 때 얼마나 효용가치가 발생할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품었다.

현재 시범 운영 중인 한 유치원 관계 자는 “비상 문자가 오더라도 폰을 볼 시간이 없다”며 “알림 소리가 경고음처럼 울리기라도 하면 좋을 텐데, 현실성이좀 아쉽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한편, 쏙쏙이띵동카 사업은 오는 3월 부터 12월까지 운영되며, 12인승 이상 어린이통학버스로 등록된 차량을 운행 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대상으로 약 180여대의 통학차량 내 단말기 1대, 비상벨은 최대 6개까지 지원될 예정이다. 사업 예산은 6750만원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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