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 없으면 못 들어가”뽑을 때마다 나오는 '말'

“충분히 공정하게 채용, 특혜는 있을 수 없어”
광양시가 최근 진행한 무기계약직직원 채용을 두고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 시장의 측근인 지역 유지의 친인척이 최종 합격자로 선정되면서다. 유지의 친인척 A씨가 뽑히자 이번 채용을 놓고 각종 루머가 떠돌고 있다.

A모 씨는 “아무리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해도 측근의 친인척을 채용한 건 형평성에 어긋난 행동이 아니냐”며 “결국, 광양 시청 무기계약직은 ‘빽’이 없으면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다”고 분노했다. 그는 이어 “선거 앞두고 ‘잘 보이기 식’으로 밖에 해석이 안 된다”고 따졌다.

광양시는 지난해 11월 29일자로 무기계약직 채용 계획을 공고했다. 이번채용에는 총 18개 분야에 352명이 응시했으며, 이 중 27명이 최종 합격했다.
29명 계획에서 2명 중 1명은 입사 포기, 1명은 자격미달(관련 자격증 미소지자)이다.

시는 이번 무기계약직 신규채용이 각 분야에 필요한 인력 충원과 더불어 현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라고 언급했지만, 어불성설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롭게 무기계약직을 뽑는 자체가 정부의 방침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광양시 채용 특혜와 의혹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지난 2014년 청원경찰채용과 관련한 비리를 시작으로 2015년도에는 홈페이지 공고 등 공개채용절차 없이 특정 기간제근로자를 무기계약근로자로 비공개 특혜 채용해 10개월 후 채용목적과 상관없는 운영보조원으로 변경 배치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고위 공무원이 무기계약직 채용을 미끼로 수천만원의 뇌물수수 혐의를 받은 창피한 사건도 있었다. 이처럼 특혜 채용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더욱 고착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알음알음으로 기간제근로자부터 시작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어디 하루이틀이냐”며 “‘당선 되면 자리 하나 주겠다’며 선거 좀 도와달라는 말을 안 들
어본 사람을 찾는 것이 더 빠를 지도 모른다”고 비아냥 거렸다.

무기계약직 선발 힐난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무기계약직 채용하는 과정은 크게 서류와 면접시험으로 나뉜다. 내부 공무원만으로 3명의 면접관을 구성해 지원분야 전문지식과 응용능력, 창
의·의지력 및 발전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1명 당 10분 정도로 면접시험이 치러진다.

무기계약직은 기간을 정하지 않고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람으로 고용기간측면으로만 본다면 무기계약직은 정규직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시된 바와는 다르게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질문 난이도가 낮은 편이고, 내부 인사로만 구성되기 때문에 편법을 배제할 수 없어 면접의 공정성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는 시각이다.

무기계약직 면접 경험이 있는 한 시민은 “업무 이해도나 자기소개서 중심으로 질문이 나올 줄 알고 준비를 했는데, 뜬금없는 질문을 받아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며 “광양 문화에 대한 질문이었던 것 같은데, 문화해설사나 관광 부서도 아닌데 문화 관련 질문이 나와서 결국 제대로 대답을 못했다”고 한탄했다.

특혜 의혹에 대해 시 입장은 냉담하다.
시 관계자는 “무기계약직 같은 경우는 계속 도전해오던 사람들이 합격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필기시험 도입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5천만 원 정도의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서류 심사와 면접시험을 통해서도 충분히 공정하게 채용되기 때문에 특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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