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준 박사

정호준 박사

“반짝반짝 작은 별~” 이렇게 부르는 동요처럼 별은 반짝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별은 반짝이고 있지 않습니다. 변광성 같이 밝기가 변하는 별도 있기는 한데,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별은 밝기가 일정합니다.

그러면 별은 왜 반짝이며 보일까 요? 지구의 대기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가 완전히 균질이라면 별은 실제 모습 그대로 보이겠지만, 대기 중에는 기압이나 온도가 다른 공기 덩어리가 이곳저곳에 있고, 그 덩어 리들 마다 빛에 대한 굴절률이 다르기 때문에 별은 일그러져 보이게 됩니다.

또, 고기압이나 저기압이 시시 각각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그곳을 통과하는 빛의 굴절이 계속 바뀌어 별은 잘 보이다가도 순간 잘 안보이게 되어 반짝이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간단하게 말해 뜨거운 여름날 지면의 아지랑이 때문에 멀리 있는 물체가 아른거리는 현상과 같은 것입니다.

별이 우리에게 무언가 말을 걸려고 하는 것처럼 느껴져, 마음이 끌리는 것은 별이 반짝이기 때문일 것입 니다. 별이 반짝이지 않는다면 아마도 재미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별이 반짝이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사실상 천체관측 입장에선 이런별 상의 일그러짐은 커다란 장해입 니다. 천문학에선 이러한 현상을 ‘신 틸레이션(scintillation)’이라 하며, 천체 화상을 흐리게 하는 성가신 존재로서 연구자들의 골치를 아프게 하는 부분입니다. 신틸레이션은 기상의 영향뿐만 아니라 망원경 주변의 공기흐름이나 망원경 경통 내부 공기의 흐름으로도 생깁니다.

또, 망원경 구경이 커질수록 넓은 면적으로 많은 빛을 모아 상을 만들므로 대기의 영향을 받기 쉬운데, 구경 20cm만 돼도 깨끗한 상을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마추어용 망원경도 이런 정도이니 천문대에서 사용하는 큰 망원경에서는 신틸레이션에 의한 영향은 심각 한 수준입니다.

그래서 천문대를 세울 때는 예정지의 ‘시잉 (seeing, 신틸레이션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을 몇년간에 걸쳐 조사하는 등신중하게 검토합니다.

미국 하와이섬의 표고 4200m의 마우 나케아산 정상에 미국, 캐나다, 프랑 스, 영국, 일본 등 11개국이 천문대를 세운 것도, 고도가 높아 신틸레이션 영향이 적다는 이유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특히 일본의 스바루 망원경은 신틸레이션 영향을 더욱 줄이기 위해 ‘보상광학’이라는 최첨단 기술을 채용하기도 했습니다. 또, 천문대 건물도 대기의 영향을 덜 받도록 설계하는 등 깨끗한 상을 얻기 위해 많은 연구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꾸어 말하면 지상에서는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대기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대기의 영향을 완전히 없애려면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에서 관측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비용을 들여 우주에 망원경을 쏘아 올리는 것입니다.

우주망원경으로 가장잘 알려진 것은 역시 ‘허블망원경’ 입니다. 엄청나게 먼 은하의 모습이나 신비한 천체현상 등 허블망원경이 촬영한 선명한 우주 사진은 인터넷 이나 DVD로도 소개되고 있으므로, 보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 숨이 멎을 듯한 아름다운 사진만이 허블의 업적인 것은 아닙니다. 허블망 원경은 1990년 스페이스셔틀 디스커 버리호에 의해 우주궤도상에 설치된 이래 우주의 비밀을 파헤치는 다양한 관측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이제까지 검증할 수 없었던 이론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귀중한 관측결과를 얻는데 크게 공헌해왔습니다.사진은 마우나케아산 정상의 천문대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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