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주민들과 오손도손 만들어가는 추억 한 잔

광영동 678-16번지. ‘두 언니’라고 적힌 노란 간판이 골목을 환하게 비추고 있는 곳. 바로 곽규나·곽다원 자매의 행복한 일터다. 세 살 터울이 나는 두 자매가 함께 일해 온지는 어느덧 8년이 훌쩍 넘었다.

지금은 카페로 자리 잡은 이 공간은 본래 자매가 운영하던 옷집이었다. 패션 감각이 뛰어난 언니와 그 감각을 유난히도 잘 알아준 동생이 8년이라는 시간동안 애정을 담으며 영업했다. 사시사철 고운 옷들이 쇼윈도 너머로 진열되면 기다렸다는 듯 달려오는 단골손님도 꽤 많았던, 광영동의 작은 동대문이었다.

오랫동안 함께 해 오던 옷집을 정리하게 된 것은 생각 외로 단순했다. 동네에 마땅히 여유롭게 커피를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였다. 곽규나 씨는 “평소에도 커피를 즐겨 마시다 보니 카페를 많이 가는데, 주로 광영을 벗어나서 가다보니 늘 그게 아쉬웠었다”며 “지금 ‘두 언니’라는 공간은 손님들을 위한 공간이자 자매의 공간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손발이 척척, 최고의 사업파트너

곽규나 씨는 “동생하고 지금까지 ‘무엇’을 함께 하게 될 줄은 몰랐었다”며 “때론 언니 같고, 때론 친구 같은 동생과 함께 일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동생 곽다원 씨를 향해 웃어보였다.

두 언니는 10평 남짓한 작은 가게지만,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은 결코 작지 않다. 많은 동네 주민들의 한숨과 기쁨이 뒤섞여 오늘 하루라는 멋진 시간을 일궈낸다.

카페 곳곳에 배치된 소품이며, 화분이 눈에 띈다. 작가는 바로 동생 곽다원 씨. 그녀는 “톱으로 나무를 자른다고 고생을 좀 했지만, 뿌듯한 맛에 만드는 거니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다”고 수줍어했다.

세상은 불공평하다지만, 두 자매만의 세상에서는 ‘공평’이 존재한다. 감각이 뛰어난 언니 곽규나 씨가 디자인을 주문하면, 손재주 많은 곽다원 씨가 뚝딱 만들어낸다.

동생 곽다원씨

곽다원 씨는 “손으로 만드는 것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언니가 만들어달라는 것이 있으면 할 수 있는 한에서 만들어주고 있는 편이다”며 “언니는 대체적으로 요리를 잘하는 편이다”고 곽규나씨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번쩍 들어올렸다.

바리스타 언니, 네일아트 동생

커피는 언니가 네일은 동생이 맡아 하고 있다. 체계적인 분담으로 자매는 서로 즐겁기만 하다. 2018년 3월 27일. ‘두 언니’가 문을 연지 딱 1년이 되는 날이다. 1년이라는 시간을 향해 가면서 두 언니에서는 많은 에피소드도 일어났다. 수제 버거와 샌드위치가 다소 생소한 주민들의 반응은 “포크랑 나이프는 어찌 쓰는거요”였다. 곽규나 씨는 “일반 햄버거 가게에서도 햄버거를 잘 안 드시는 분들인데, 크기도 크고 높은 수제 버거를 보면 어떻게 먹어야하는지 방법을 모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며 “처음에는 웃기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언니 곽규나씨

두 자매의 최종 목적지는 ‘광영동 발전’이다. 두 자매는 “두 언니를 이끌어가면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 광영이 북적북적 거리고 더 밝아지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젊은 사람들도 많이 오가고 골목상권이 살아서 다 함께 행복하면 좋겠다”고 바랐다.

오늘도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두언니'네. 그들의 '에너지'가 광영동의 '시너지'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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