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원협 사태를 바라보는 단상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최근 CEO 혁신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국민의 눈높이로 소통하며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당사자인 농업계는 물론 시민단체, 청년 창업가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로 구성했다. 공사가 이 같은 위원회를 구성한 이유는 소통 없이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균형 잡힌 시각으로 경영비전을 함께 공유하는데서 신성장의 씨앗을 틔우고자 하는 노력인 셈이다.

‘코이노니아’라는 희랍어가 있다. 친밀한 상호관계를 뜻한다. ‘공유하다’, ‘서로 나누다’는 뜻도 포함하는데 크게 일러 동반자적 관계를 의미하는 말이다. 현대적 의미에서는 소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소통의 반대에는 불통이 자리 잡는다. 인간은 소통하지 않으면 자신이 어떤 구덩이에 빠진 줄도 모르는 법이다. 더나가 소통을 거부하고 자신의 생각대로 밀어붙이다 보면 공동체 안에선 당연히 갈등을 양산하게 마련이다. 독단과 독선의 위험이 여기에 있다.

물은 흘러야 썩지 않듯이 사람의 인격도 물과 같이 계속 흘러야한다. 인격적인 소통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사방천지 흘러들어 땅을 적시고 생명을 키우는 법이다. 반대로 스스로 판 구덩이 안에 고여 있으면 사람도 썩어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주변엔 더러운 파리떼만 들끓게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 사람의 사회적 직위가 높을수록 소통을 내세워 독단과 독선을 스스로 경계하는 일을 늦추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광양원예농협 갈등사태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니,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상급직원의 부하직원 폭행과 비상임이사 문제에서 시작한 갈등이 봉합되기는커녕 피해자가 아직도 고통을 호소하면서 근무하고 있는 마당에 그 가해자를 버젓이 복직시키면서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는 양상이다.

조합장이라는 조직의 수장으로 정작 피해자의 고통에는 나 몰라라 하면서 제 측근만 챙기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는 믿고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의심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수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공유하기 때문에 한 목소리로 조합장의 독단과 독선을 책망하며 사과와 재고를 요청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생각해 볼 일이다.

조직은 소통을 통해 움직인다. 소통하지 않으면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가정의 비극도, 사회적 갈등도 결국은 소통의 문제이다. 마음을 열고 이번 사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소통은 마음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마음의 소리가 욕심이라는 놈에게 휘둘리고 있다고 소리친다면 과감하게 욕심을 내칠 용기도 필요한 법이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