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준의 별 이야기_130

▲ 정호준 광양해달별천문대 관장

우주가 빅뱅으로 시작한 이래 팽창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은 “우주마이크로파 배경복사” 발견으로 확실하게 사실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빅뱅이론”이 자리를 잡음으로써, 다음은 “팽창이 언제까지 계속 될까?”라는 문제로 관심이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우주에 포함된 질량이 큰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우주 속 물질들의 중력에 의해 팽창이 늦춰질 수 있으므로, 팽창 속도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른 하나는 우주에 포함된 질량이 작은 경우인데, 물질들의 중력이 팽창을 저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주는 팽창을 영원히 계속할 것으로 예상 됩니다.

어느 경우든 팽창 에너지는 탄생 시의 빅뱅에 의해 주어진 에너지가 전부입니다. 그러므로 정상적으로 생각하면, 점차 팽창 세력이 강해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공을 하늘로 힘차게 던져 올리고, 이것을 빅뱅이라 생각해 보겠습니다. 던져진 공은 손을 떠나 힘차게 하늘로 올라갑니다. 우주가 팽창하는 상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요? 공은 지구중력에 의해 지속적으로 끌어당겨지고 있으므로, 점점 힘을 잃게 되고, 결국은 낙하하게 됩니다.

빅뱅은 우주공간에서의 운동이므 로, 지구가 공을 끌어당기는 정도의 중력이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그렇 기는 하지만, 우주내부 물질들의 중력이 없는 것이 아니므로, 공이 결국엔 낙하하는 것처럼 어느 시점이 되면 팽창에서 수축으로 전환되거나, 아니면 속도가 줄기는 할지언정 정지하지는 않고 팽창을 계속할 것으로, 이렇게 둘 중 하나라고 생각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주가 점점 속도를 올려가며 팽창 한다”라고 하는 상상도할 수 없는 관측결과가 미국+유럽+호주의 연구팀에 의해 1998년 발표되었습니다. 아주 먼 은하에 나타난 초신성을 관측하던 연구진들은, 그 은하들이 지금까지의 이론으로 예상되던 속도보다 더 빨리 멀어져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주가 내부물질의 중력을 뿌리 치고 점점 속도를 올려가며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에 과학자들은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머리를 싸매고 혼란스러워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늘로 던져 올린 공이, 어떤 힘도 보태지 않았는데도 떨어지 기는커녕 오히려 속도를 올려가며, 점점 더 맹렬하게 하늘로 올라가는 사태가 일어난 것입니다. 이런 사태를 어떻게 이해하고 수습해야 할까요? 과학자들의 고민이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우주공간에는 중력에 반하는 척력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하늘로 던져 올린 공을 누군가가 밀어 올리는 것처럼, 불가사의한 에너지가 우주를 팽창시키고 있다고 생각해야만 하게 되었습니다. 이 불가사의한 에너지는 “암흑에너지(Dark Energy)”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암흑에너지”는 공간에 수반되는 것으로 생각되며, 공간이 팽창할수록 그 총량이 늘어나 우주팽창을 가속시킨다고 생각될 뿐 그 정체는 오리무중 입니다. 그러나 계속된 연구와 관측이 더해져 현재 “암흑에너지” 의 존재자체는 틀리지 않다고 하며, 최신 연구성과에 의하면 우주 전체 에너지의 무려 74%가 “암흑에너지” 라고 합니다.

또, 암흑물질이 22%, 나머지 4%만이 관측 가능한 물질인 데, 우리가 볼 수 있는 별은 0.4%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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