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호국항쟁 현창사업 용역 중간보고회

역사적 근거 속에 시설해야 스토리텔링 가능

이순신 호국항쟁 현창사업을 위해서는 이순신 장군과 광양이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근거를 먼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안이다.

이순신 호국항쟁 현창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가 자문위원과 시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8일 시청 상황실에서 열렸다.

이순신 호국항쟁 현창사업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이순신 호국ㆍ관광벨트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시키고 지역 의병장과 민초들의 현창, 선양을 통해 애국심과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한 사업이다.

용역을 맡은 (사)지역경제발전연구원은 광양에 남아있는 임진왜란 관련 사적으로 △섬진진과 선소 △중흥산성 △광양읍성 △승천사지 등을, 임진왜란과 관련 인물로 △광양현감 어영담 △강희보·강희열 형제 의병장 △임우화·채구연·김천록·박대복·성휘 등을 꼽았다.

(사)지역경제발전연구원 김종량 원장은 “광양현감 어영담은 수군 조방장이 되어 맹활약한 광양 수군의 지휘관이며, 전라좌수군의 수로 향도 겸 중부장의 중책을 맡아 임진왜란 초기해전을 승전으로 이끈 명장이었으나 이를 알지 못하는 시민이 많다”며 “시민들에게 이러한 내용을 자주 접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장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은 광양만 해전의 마지막 전투였고, 판옥선을 만들던 진월면 선소와 광양만은 전체가 임진왜란의 유적지였으나, 광양만 해전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고 보이는 유적지도 많지 않다”며 “이순신 호국항쟁 현창사업을 통해 정신을 이어받고 역사를 거울삼아 현재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는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지역주민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광양시 역사문화자원을 보존,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거점 공간으로서 호국시설 건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용역사는 이순신 호국항쟁 현창사업으로 △이순신 호국타워(중마 해상공원) △철 박물관·아트파크(금호동 915번지) △선소 기념관·이순신 마음공원(진월면 망덕) △의승병 기념관(봉강면 신룡리) △이순신 순시의 길(섬진진터~섬진교. 2.5km) 등을 제안했다.

사업비는 이순신 호국타워 500억원, 철 박물관·아트파크 300억원, 선소 기념관·이순신 마음공원 87억원, 의승병 기념관 71억원 등 모두 962억 원을 추정했다.

호국시설은 입장료를 받지 않을 예정으로 금전적 수입은 없는 가운데, 운영비는 년 30억원을 추정했다. 호국시설 이용 인원은 이순신 호국타워에 119만 명, 그밖에 호국시설 이용 인원은 28만2천 명을 예상했다.

이에 대해 김강수(건축사) 자문위원은 “1천억원 가량이 소요되는 사업인데 전체적으로 분산된 데다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느낌”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해서,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꼭 한번 가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핵심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시훈(전남대 교수) 자문위원은 “철 박물관 위치는 왜 금호동이어야 하는지, 이순신 현창사업에서 박물관을 왜 지어야 하는지, 의승병 기념관을 왜 봉강에 지으려 하는지, 호국타워는 왜 이곳이어야 하는지, 순시의 길은 이순신 장군이 순시를 했다는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역사적 기록에 맞게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시설을 조성하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인선(순천대박물관장) 자문위원은 “사실 진월 선소가 임진왜란 내내 큰 역할을 했지만, 광양사람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근거가 없다. 관련성을 하나하나 다시 짚어야 한다”며 “광양시와 이순신 장군과의 관련성이 얼마만큼 있다는 학술적 성과물이 있는 연후에 이런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설을 만들기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여러 시설물의 내용물은 무엇으로 어떻게 채울 것인가. 승병 한 사람으로 기념관을 만들고 채울 수는 없다”며 “광양 출신, 광양현에 근무했던 인물들에 대한 더 많은 조사와 학술연구가 선행돼야 시설을 만들었을 때 내용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방옥길 부시장은 “다른 지역은 이순신 호국항쟁 현창사업을 먼저 시작해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보니 급하게 진행되고 있는 부분은 이해하더라도, 제일 중요한 것이 뿌리를 찾는 것이다. 역사적인 근거를 두고 이런 시설을 해야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며 “이미 시작을 했으니 왜 시설을 설치할 수밖에 없는지, 고증자료를 더 발굴해 현창사업 위치 등과 연계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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