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태 전)농협중앙회 광양·여수·순천시지부장

▲ 이종태 전)농협중앙회 광양·여수·순천시지부장

지성이 중요시되는 우주의 탐색과 과학의 세계에도 뜻밖에 돌연변이나 기적, 우연과 행운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하니 세상사 요행 또한 어찌 없겠는가.

반대로 감성이 중시되는 사랑의 이야기다 보니 오해나 질투, 권태와 이별 등 갈등의 순간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콜택시처럼 부르면 오고 마음에 들지 않는 택배처럼 반송할 수도 없는 복잡한 남녀사이의 사랑. 호남민요 ‘사랑가’에 남녀 사이는 ‘죽고 못살아하던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버리지 못해 산다’로 바뀔 수도 있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사회가 무언가의 성공을 위해 온갖 원칙과 실천을 위한 덕목들이 차고 넘치는 현실에서 소중한 문제인 사랑과 성에 대해서 얼마나 진지하고 솔직하였으며 탐구적 이었는가 하는 문제다.

참으로 오래전 우리의 가슴팍을 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서 일러주는 남녀의 근본적 차이에 대한 인식과 대처를 넘어 사랑하는 사람의 성기의 구조에 대한 이해와 성감대 및 오르가즘에 대한 대화는 아직도 꺼내기 불편한 저속한 이야기로 남아 있는 것 같다.

나는 내가 기록하는 행복노트의 주요항목에 가장 최근에 ‘다름’이라는 항목을 추가하였다. 사랑과 걷기, 고난을 받아들이는 성숙된 자세, 독서와 여행, 멋진 늙음과 스트레스 관리, 근로 등 기존의 15항목의 뒤를 이어서다.

다름은 “참된 재미는 삶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나 인식의 확장에 있다”는 말의 출발이 되며 공감능력과 평정심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오늘은 사랑과 성에 대한 다름을 이해해보고 우리의 일상에서 행복에 조금만 더 다가가 보자.

평소 바람기가 있는 선배 한분이 약속시간에 15분정도 늦게 나왔다. 왜 늦었냐? 는 질문에 형수님 구두 12켤레를 닦아주고 오느라 늦었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나는 한 켤레도 닦아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 뒤 주위사람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니 오직 배우자 한사람만을 사랑한다고 확신하며 사는 사람은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인지 구체적 행동으로 배우자를 즐겁게 해주는 점에는 소홀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성이 착하다보니 아내를 자기와 일체로 까지 확대해석하며 남들로부터 좋은 사람이라는 말속에 배우자만의 불만이 싸여간다는 사실을 관과 하는 것 같았다.

반대로 바람기가 있는 사람은 관심과 친절로 무장하고 상대에 성의를 보이며 용모와 태도에서부터 모든 무기가 될 것들을 닦고, 조이고, 기름 치며 성취의 노하우를 쌓아간다. 평범한 바지씨들이여! 바쁜 일상 속에서라도 “사랑이란 누군가에게 바쳐진 시간의 총체 이다”라는 말도 이따금 기억하며 살자.

‘에덴동산’, ‘유토피아’, ‘샹그릴라’, ‘정토’ 등은 간절한 바람과 상상이 만들어낸 현실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을 이야기한다. ‘

첫사랑’은 때론 아쉬움과 스스로의 자존심으로 유토피아처럼 미화되고 신비화 되여 일기장속의 단풍잎처럼 추억을 점령한다.

지금 내 옆에 있는 바지씨는 늘 무언가 미흡한 것 같고, 조금은 촌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와 이유 없는 짜증까지 불러들인다고 까지 생각한다. 일방적 기도가 되고 혼자만보는 휴대폰이 되어 지금 이순간의 소중한 삶을 잠식하고 왜곡한다.

혹여 첫사랑의 경험이 있다면 뙤약볕 흐르는 땀을 닦으려 허리한번 펴고 먼 산 구름 쳐다보는 것처럼 예쁘게 잊어주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오스트리아의 신경과 의사로 마르크스, 니체와의 함께 현대의 혁명적 사상가로 꼽히는 인물로 특히 꿈을 주제로 인간의 무의식의 세계를 연구한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프로이트는 “사랑과 성욕은 굳이 구별할 필요가 없다”는 말로 ‘섹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한 감정과 마음이다’라는 다수의 의사와 거리를 두는 말을 했다. 인간 역시 종족보존 이라는 명제 앞에 건강한 후손을낳기 위해 여자의 선택은 힘의 가치에 우선을 두었다는 사고인 것 같다.

“마음은 하루아침에 바뀌지만 몸은 반드시 조금씩 바뀐다”는 말이 있다. 때론 행동이 감추어진 마음보다 더 신뢰를 줄때도 있다. 뿔이 우아한 수컷엘크는 극히 짧은 교미시기 한순간의 경쟁을 위해 몸에서 소중한 칼슘과 인을 뽑아 올려 뿔을 키운 대가로 골다공증에 시달리고 포식자의 공격에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한다.

한쪽 집게발이 전체 몸무게의 절반에 미치는 농게 또한 과시용에 불과한 집게발의 관리가 녹녹치 않다한다. 이 또한 힘의 역사적 잔재이다.

이제 최고의 칭찬이 된 ‘성적매력’이라는 말이 용모와 태도를 지나 재치까지 변화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힘과 마음의 공존일까 경쟁일까? 우리들은 바쁜 일상 속에 나름의 이유로 사랑과 성을 소홀이하는 경우가 많다.

굳이 눈물 젖은빵을 이야기할 필요도 없고, 롤랑바르트처럼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같이 심오할 필요까지는 없어도 한마디의 따뜻한 위로나 애정 어린 스킨십은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외람되게도 넛지(부드러운 개입으로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라는 말을 생각하며 소질도 경험도 부족한 사람이 3회에 걸쳐 객기를 부려보았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