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 광양지회, 4.3 70주년 기념 강연회

노무현재단 전남지역위원회 광양지회는 지난 13일 청소년문화센터 다목적 홀에서 제주 4.3 70주년 기념 강연회를 개최했다.

박진우 교수를 강사로 초빙해 ‘왜곡된 역사 제주 4.3항쟁’을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에는 노무현재단 광양지회 회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박진우 교수는 1천 년 동안 본토와 일본에 철저하게 수탈당해온 식민지로서의 제주 역사를 소개하고, 제주 4.3.항쟁의 뿌리를 역사적으로 축적된 제주도민의 특이한 ‘공동체 의식’에서 찾았다.

조선조 중앙행정력이 제주에 미치면서 제주는 독립적인 탐라국 지위를 상실하면서 뭍에서 오는 유배인들로 북적였고 제주도민은 이를 수발하는 노예로 전락했다.

진상품도 갖다 바치고 현지 관리들의 이삼중 수탈로 민란이 그치지 않았다. 사적 소유가 발달하지 않아 계급의식도 없는 특이한 공동체로 해방 후에도 미군정이 좌우합작인 제주인민위원회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힘이 되었지만, 이는 앞으로 닥칠 불행의 씨앗이 됐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박진우 교수는 “올해는 1947년 4.3항쟁이 일어난 지 70주년을 맞이한 해로, 4.3 체험자들이 생존 가능한 마지막 10주기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며 “4.3 학살에 대한 미국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10만인 서명운동과 국제 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제주 4.3은 대한민국의 역사다. 1947년 3.1절 대회로부터 시작된 4.3은 분단에 반대하고 통일된 나라를 염원하던 제주도민의 열망의 표현이었다”며 “그러나 4.3은 국가의 공권력에 의해 보호받아야 할 국민의 생명권이 무참히 유린된 역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진우 교수는 ““4.3의 진실과 올바른 의미를 알리려는 우리의 움직임은 대한민국이 인권과 평화, 통일의 나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과 같다”며 “4.3 희생자들의 원혼과 유족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은 인권, 평화, 통일의 나라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회를 주최한 김동희 노무현재단 전남지역위원회 광양지회장은 “지난 역사를 재미있어하고 관심을 가져왔지만 우리나라의 현대사는 진실인지 거짓인지 구분이 어려웠었다”며 “수구·극우세력들이 권력을 잡은 독재시대를 겪으며 양심 있는 학자들은 박해를 받고 소신 있는 주장을 하기엔 정치권력으로 부터의 압력을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제주4.3항쟁 강연회를 듣고 당시 이승만 정부와 국군, 서북청년단이 미군의 지시와 지원을 받아 제주도민을 학살한 만행은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핍박과 살육을 몇 차례 받은 제주도민이 너무 불쌍했다. 보안이 해제된 미국문서에 '제주도가 필요한 것이지 제주도민이 필요한 게 아니다'라는 문구는 미국을 다시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며 “미국은 결코 좋은 나라가 아니다. 그들에게 붙어 동족을 학살한 수구극우 세력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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