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1일 등록예고…망덕포구 역사문화 강화 기대

철거위기까지 몰렸던 옛 진월면사무소가 근대문화유산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먼저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정병옥 가옥과 배를 만들던 선소, 그리고 최근 완공된 해상도보교와 윤동주 시문학 동산 등 망덕포구 관광명소화사업과 맞물려 진월면의 역사와 문화예술의 폭을 한층 더 두텁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청은 지난 1일 옛 진월면사무소와 민족저항시인을 대표하는 이육사가 쓴 자작시 ‘바다의 마음’의 친필원고, 항일무장투쟁을 이끌었던 백산 지청천 장군이 1950년대 쓴 국한문 친필일기 등 3건에 대해 근대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광양 구 진월면사무소는 1950년대에 건립된 소규모 관공서 건물로 지붕의 목조트러스 구조가 원형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고, 주출입구 부분을 조형적으로 처리한 독특한 입면 구성을 보이는 등 지역을 대표하는 근·현대건축유산으로서 보존가치가 충분하다”며 이 같이 예고했다.

▲ 옛 진월면사무소

현 진월면사무소 뒤편에 위치한 옛 진월면사무소는 상량문에 단기 4289년이라는 표기가 발견돼 1956년 건립(추정)된 건물로 창고로 쓰이고 있다. 6.25 남북전쟁 이후 건립된 관공서 건물로 시기가치로서는 다소 떨어진 감이 없지 않으나 등록문화재의 가치는 충분하다는 학계의 평가를 꾸준히 받아왔다.

건물의 구조는 조적조이며 천장의 구조는 목조 트러스트 구조로서 지붕은 슬레이트로 되어 있다. 이 내부 천장의 목조 트러스 구조는 원형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돌출된 중앙부 출문입이 꼽힌다. 다른 부분의 벽체와는 달리 화강석 마감을 통해 중심성을 강조하는 한편 상단에 보이는 원형고리의 기하학 문양은 조촐하지만 지역건축가의 미학적 감성을 엿볼 수 있다. 건축학적 자료연구도 필요하다는 평가여서 보존의 중요성을 따질 만한 건축물로도 평가받는다.

순천대 남현호 교수는 “(옛 진월면사무소) 건물은 정확한 좌우대칭이 아니라 비대칭이다. 이 점은 좀더 면밀한 자료수집과 연구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라며 “추측컨대 일반민원인의 공간은 우측 창문과 출입구를 통해 이루어지고 좌측은 창고나 사용자들을 위한 전용공간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밝힌 뒤 추가조사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 같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옛 진월면사무소는 근대문화유산 등록이 예고되기까지 진월면민들의 철거결정으로 위기를 맞는 등 심한 부침을 겪기도 했다. 철거를 놓고 주민간 심한 갈등을 빚는 소재가 되기도 했다.

진월면이 지난 2016년 농식품부 공모사업인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에 선정된 뒤 때 아니게 옛 진월면사무소 철거여부가 지역갈등의 중심에 섰다. 지역발전을 방해하는 원인 중 하나라는 입장이 주민들의 힘을 얻으면서 철거가 결정됐으나 문화재청이 뒤늦게 보존을 권고하면서 위기를 피했다.

광양시 최상종 학예연구사는 “옛 진월면사무소가 아직 등록문화재로 결정된 것이 아니니 만큼 현재로서는 정확한 활용계획을 말하기는 이르다”며 “등록 결정이 이루어지고 난 뒤 정비계획이 진행하는 과정에서 활용방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진월면 망덕포구 등 다른 역사문화 및 관광자원과 연계한 진월 역사홍보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옛 진월면사무소 등록예고를 한 달 간 진행한 뒤 11월 중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옛 진월면사무소가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될 경우 광양시는 진월면 망덕포구 윤동주 유고 발견 정병옥 가옥과 현재 광양문화역사관으로 활용 중인 옛 광양군청사, 서울대 남부연습림 관사 등 모두 4건의 근대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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