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위원회 구성해 피해 원인·현황 조사 나서기로

진월 오사지구 양상추 침수피해 대책회의
실질적인 보상이나 배상으로 재발 방지

지난 6일 제25호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발생한 진월 오사지구 침수피해에 대해 농어촌공사가 잘못을 인정하고, 향후 특별위원회(대책위)를 구성해 피해 원인과 현황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김길용 도의원과 진수화 광양시의회 부의장, 광양시는 지난 18일 피해 농민과 농어촌공사 관계자 등과 함께 진월 오사배수장과 양상추 비닐하우스 재배단지 현장을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농민들은 ‘오사배수장’이 제때 가동되지 않아 침수피해를 입었다며 농어촌공사를 성토했다.

김선주 오사지구 침수피해 대책위원장은 “태풍 '콩레이'가 남해안에 상륙함에 따라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대비에 철저를 기해 달라는 재난안전문자와 방송이 계속됐음에도 농어촌공사는 도대체 무슨 대비를 한 것이냐”며 “하천이 범람해 비닐하우스 재배단지가 물속에 잠길 때까지 수문을 열지 않고 배수장 펌프를 가동하지 않은 농어촌공사에 이번 침수에 대한 모든 책임이 있다”고 추궁했다.

김 위원장은 “오사지구는 침수가 될 지역이 아니다. 침수피해를 입은 양상추는 뿌리가 다 썩어 상품가치가 없어 농민들이 시름에 잠겨 있다”며 “농어촌공사에서 하루빨리 피해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침수피해로 농민들이 고생이 많은것에 대해 먼저 사과를 드린다. 하지만 침수과정에 대한 의견들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무조건 피해보상해달라고 한다고 해서 보상해줄 수 있는 근거도 없고, 모든 것이 절차가 있기 때문에 우선 객관적인 결과가 있어야 그다음에 뭔가를 논의할 수 있다”고 답했다.

▲ 침수 피해를 입은 양상추
▲ 침수가 되지 않은 정상 생육상태의 양상추

이어 일행은 양상추 비닐하우스 재배단지로 이동해 침수가 되지 않은 양상추와 침수가 피해를 입은 양상추를 확인하고 진월면사무소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김길용 도의원 주재로 오사지구 침수 시 농어촌 공사의 역할을 따져 묻고 피해에 대한 보상(배상) 및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농어촌공사는 10월 5일 태풍 '콩레이'에 대비 배수장 긴급점검을 지시하고, 10월5일 18시부터 10월7일 18시까지 지사장과 수자원관리부장 등 18명이 태풍대비 비상근무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오사배수장 운영에 대해서는 5일 09시경 오사배수장 수리시설 관리원에게 태풍대비 시설점검 철저를 유선으로 지시하고, 6일 13시경 오사배수장 감시원에게 상주를 유선 지시했으며, 6일 14시경 감시원이 오사뜰을 순찰했다고 보고했다.

오사배수장 최초 가동시간에 대해서는 농어촌공사가 원격작동하지 않고 배수장 현장에서 6일 6시15분 감시원이 직접 가동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농민들은 태풍 대비 비상근무를 현장에서 해야지 사무실에서 하면 무슨 소용이냐고 항의했다.

양성진 대책위 총무는 “오사배수장 관리규정에 의하면 20mm 이상 호우 시 직원이 직접 상주해야한다고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기고 직원이 상주하지 않았다”며 “농어촌공사가 규정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일임에도 모든 책임을 감시원에게 떠넘기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오민태 피해 농민은 “직원이 머물고 있었던 망덕배수장에서 10분이면 오사배수장으로 갈 수 있다. 재난대비 문자도 들어오고, 침수가능성을 인지를 했다면 거기에 준해서 농어촌공사가 합당하게 대처를 했어야 했다”며 “농민들은 농어촌공사 믿고 농사를 짓고 있다. 배수장을 원격작동도 가능함에도 하지 않고 감시인에게 책임을 전가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또 “지금 논의에서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 계약재배를 하는 농민들은 침수 피해뿐만 아니라 상품을 제때 출하하지 못함에 따라 발생하게 되는 위약금과 향후 판로도 걱정”이라며 “하우스 침수피해뿐만 아니라 이것도 포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수화 부의장은 “확실한 인재다. 한해 농사를 망친 농민들 입장에서는 누군가 책임을 져야한다”며 “농어촌공사의 잘못이 분명하니 이를 인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 하자“고 제안했다.

문병한 안전도시국장은 “자식 같은 농작물을 다 망쳤으니 농민들의 마음이 많이 아플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속만 상하지 답이 안 나온다”며 “농민들이 동의해 준다면 시와 농어촌공사 농민, 전문가 등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협의를 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농어촌공사 부장관계자는 “배수장 근무를 제대로 못 한건 잘못했다. 피해를 입은 농가에 위로의 말씀을 먼저 드린다”며 “위원회구성은 좋은 의견으로 상부에 전달하도록 하겠다. 광양시와 의회에서 추천하는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피해 원인이나 규모를 파악하고 절차에 따라서 보상이나 배상을 진행해야 하는 것을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회의를 주재한 김길용 도의원은 “이후는 피해농민과 각 기관 관계자, 전문가들로 위원회(대책위)를 구성해 하루 빨리 일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진행해 나가겠다”며 “실질적인 보상이나 배상이 이뤄져야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오늘 회의가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당사자들이 자리를 함께하고 서로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얘기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 농어촌공사의 잘못이 있는 만큼, 상황을 정확히 본사에 보고하고 책임자급에서 향후 대응방안을 표명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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