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최정우 회장‘100대 개혁과제’ 발표

포스코가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했다. 100대개혁과제 안에는 주력산업 목표설정과 신성장 산업 육성은 물론 지역사회와 동반성장 및 협력사 처우개선 등이 담겨 있어 추진여부가 주목된다. 또 기업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시민위워회’를 두기로 한 점도 눈에 띠는 부분이다.

다만 그동안 조직내외부에서 불거진 자원외교나 정치권 비자금 등 경영비리를 둘러싼 포스코 내 적폐청산과 관련된 부분이 제시되지 않은데 대해선 비판적 시각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어서 부담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5일 최정우 회장 취임 100일을 맞아 포스코 그룹 전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With POSCO 경영개혁 실천대회에서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최 회장은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차별 없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 순환하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며 “투철한 책임감과 최고의 전문성을 갖고 본연의 업무에 몰입해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고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을 말했다.

포스코 100대 개혁과제는 포스코 임직원은 물론 주주 고객사 협력사와 지역주민 등 기업생태계 전반에 걸쳐 위드 포스코를 실현해 나간다는 게 주요 핵심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개혁과제는 임직원간, 그룹사간, 협력사간 근무 환경이나 처우에 차별을 없애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기업문화 만든다는 계획은 무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 순환하는 경영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포스코의 미래모습이 담겼다”고 밝혔다.

또 “기존의 경영개혁안이 장기 목표를 새롭게 제시하거나 외형적 모습 변화를 강조해 왔던 것과는 달리 실질, 실행, 실리의 3실의 원칙에 따라 기존에 수립된 목표를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과제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게 특징”이라며 “오는 12월 조직 개편안 발표와 함께 실행속도를 더욱 높인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개혁과제가 확정, 시행키로 함에 따라 포스코는 회사 전반에 걸쳐 변화되는 경영방침과 제도, 기업문화혁신을 50주년 기념식에서 표방한 2030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의 장기 목표 달성 방안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번에 수립한 100대 개혁과제는 지난 7월 취임을 전후해 사내외로부터 받아온 건의사항과 임원들의 개혁 아이디어, 포스리 자문 교수 등의 의견과은 물론 최 회장 자신이 구상해 온 개혁방안을 현업부서와 토론을 거쳐 확정했다.

하지만 알맹이 없는 개혁과제라는 비판도 없지 않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100대개혁과제가 발표되자 성명을 내고 “입으로는 혁신을 이야기하나 본질은 건드리지 않고 생색내기 선심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며 “드러난 경영적폐에 대한 청산에는 일언반구도 없이 앞에서는 개혁을 말하면서 일방소통으로 현장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 상공인 단체 관계자는 “일단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포스코의 의지를 환영한다”면서도 “지역협력이나 지역경제 활성화 등 동반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실현방안이 나와야 그 같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스코 모든 임원은 5대 경영개혁 실천 다짐문에 서명했다. 5대 경영개혁 실천 다짐문에은 △기업시민 포스코로 탈바꿈하기 위한 선도적 역할 △비즈니스 파트너와 동반 성장 △사회적 가치를 창출 △직원과 조직 역량 육성 △실질·실행·실리 기반 현장지향 등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설>

최정우 회장 취임 100일을 맞아 포스코가 내놓은 100대개혁과제는 크게 비즈니스 분야와 사회공동발전분야, 기업문화 및 제도분야, 신설조직부분으로 나뉜다.

지역사회와 함께 동반성장

이 가운데 지역적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지역경제발전과 청년일자리 창출 분야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산학연협력실을 신설한다. 이를 통해 광양과 포항에 벤처밸리 조성과 벤처기업 육성을 담당하는 한편 향후 5년간 5500명의 청년인재를 육성하는 청년 취·창업지원프로그램을 전담할 계획이다.

또 저출산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기 위해 사내 유연근무제와 출산지원제도를 개선하고 광양등 주요사업장이 소재한 포항과 서울, 송도 등에 직장어린이집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들 직장어린이집은 그룹사부터 협력사 직원까지 함께 이용할 수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제철소를 둔 광양과 포항지역에는 초등학생의 방과후 돌봄 시설 ‘포스코형 마더센터’를 신설, 지역사회에 개방하고 저출산 해법의 지역사회와 함께 고민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현장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 서울에 있는 조직 가운데 현장과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부서는 포항과 광양으로 전진 배치키로 했다. 이는 12월 단행될 조직개편을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부전문가를 총괄 책임자로 영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신성장 조직은 철강부문과 동급인 ‘신성장부문’으로 조직을 격상키로 했다. 또 성장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자체 보유 현금과 함께 향후 5년간 벌어들일 자체 창출자금을 활용해 2023년까지 45조원 투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또 2만명 고용시대를 열기 위해 인력채용문제도 점진적 계획에 따라 실천키로 하겠다는 계획이다.

투명경영 및 공공성 강화

또 한 가지 주목할 만 지점은 기업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외부참여형 조직을 신설해 사회전반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구상이다.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CEO 및 사외이사와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기업시민위원회>를 이사회 산하에 설치한다는 것인데 특히 외부인사를 영입함으로써 기업시민 전략수립에 있어 사회전반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기업시민위원회 산하에는 실행조직인 <기업시민실>을 두고 기업시민위원회의 활동을 뒷받침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다양한 사업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도 담겼다. QSS, 마이머신 활동 등 포스코의 우수한 경영혁신 활동을 중소기업에 전파하는 한편 포스코의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중소기업의 현장에 적용해 공급사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공정거래문화를 완전 정착시키기 위해 그동안 원청과 하청간 가교역할을 담당했던 퇴직임직원이 근무하는 공급사는 반드시 해당 사실을 등록하고 거래품목에 대해서 100% 경쟁구매를 원칙으로 해 과거 불거진 특혜 시비를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

철강산업 2025년 내 자동차강판 1200만톤 판매달성

철강사업의 경우 철강사업은 고부가가치제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 2025년까지 자동차강판 판매량 1200만톤을 달성해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강판 공급사 지위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기술개발과 관련 대규모 공정기술을 개발하는 추세를 벗어나 제품 기술과 원가절감 기술을 개발하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일관되게 유지돼 온 자립·자력 기술개발만을 고집하지 않고 기술협력 제휴를 확대해 개방형 기술 확보체제로 전환한다는 게 계획이어서 이 분야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양·음극재산업 17조원 규모로 확대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있던 사업인 양음극재 사업영역도 대폭 화대할 방침이다. 그룹 신성장을 견인할 주력사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개혁과제 구상에 따르면 포스코는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활용해 음극재 및 전극봉의 원료가 되는 침상코크스 생산 공장을 포스코켐텍에 신설한 뒤 이를 고부가 탄소소재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내년 통합을 앞둔 양·음극재사업은 <이차전지소재 종합연구센터>를 설립해 고객 맞춤형 제품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20% 확대, 매출액 17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키워 그룹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더나가 포스코와 포스코에너지의 LNG도입 업무를 포스코대우로 일원화한 뒤 LNG 트레이딩을 육성할 계획이다.

광양의 LNG 터미널은 포스코에너지와 통합하고 포스코에너지의 부생가스발전은 제철소의 발전사업과 통합 운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그룹 내 설계와 감리 및 시설운영관리 등 중복되거나 유사한 사업은 포스코건설이 흡수해 효율화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노동조합과의 관계 비전제시 아쉬워

취임 직후부터 최정우 회장이 강조해온 노동조합과의 대화부분에 대한 명확한 실천방안이 담기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새로운 노사환경에 발 맞춰 대화와 타협으로 모범적 노사문화의 전형을 만들어 가겠다는 선언적 의미만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는 “개혁이라는 이름이 부끄럽게도 포스코의 현실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노동조합을 불온시하고 적대하고, 방해하고 있다. 여전히 현장을 자신들의 의도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상생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포스코가 선택할 최고의 혁신이다. 이것이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와 사내하청지회 노동자가 포스코에 띄우는 러브레터”라고 꼬집었다.

다만 포스코는 협력사와의 상생차원에서 임금격차를 점차적으로 해소키로 하고 포스코가 보유한 복지후생시설을 협력사 직원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키로 했다. 특히 갑질 신고창구도 개설해 포스코 임직원의 협력사 직원에 대한 갑질사례를 엄단할 계획이다.

또 기존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인턴직원에게 업무를 가르치던 멘토링 제도를 고근속 사원이 저근속 사원에게 기술과 업무노하우를 장기간에 걸쳐 전수하는 기술멘토링으로 개편해 세대간 소통을 활성화하고 내부기술 축적을 정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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