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에 끝내주는 맛까지, 저절로 엄지 ‘척’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대표메뉴 ‘피리탕’ 인기

▲ 용두구판장을 운영하는 손재기·박정희 부부

장에 나가야 생활용품을 장만할 수 있었던 옛 시절, 5일은 기본으로 기다리는 것도 모자라 4시간에 한 번 오는 버스에 쉽게 나갈 용기조차 나지 않던 때가 있었다.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마을마다 ‘구판장’이 마련돼 있었는데, 공동으로 물품을 구매한 뒤 주민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해 편의를 도왔다. 시간이 꽤나 흐른지라 이젠 사라졌을 법한 구판장이 우리지역 광양읍 용두마을 입구에 여전히 자리를 잡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곳은 ‘용두구판장’이라는 이름처럼 용두마을 주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것들을 판매하는 지금의 편의점 같은 공간이었다. 하지만 서서히 시대가 변하고, 여기저기 대형마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마을주민들의 편의를 돕던 구판장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됐다.

이후 음식점으로 탈바꿈한 용두구판장은 대표메뉴 ‘피리탕’을 내놓으며 주민들의 끼니를 책임졌다.
본래 용두마을 구판장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마을주민들만 찾는 곳이었지만, 인근 창덕마을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이제는 이곳에 거주하는 젊은 사람들의 출입이 잦아졌다.

▲ 예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나는 용두구판장 내부.

또한 구판장 특유의 예스러운 분위기와 다양한 연령층을 겨냥한 메뉴, 부담 없는 저렴한 가격까지 손님들로 하여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용두구판장을 운영하는 박정희(54·여) 씨의 남편인 손재기(59·남) 초남마을 이장은 “원래 직업은 석쇠(불판)를 수작업으로 만드는 일이고, 현재 초남마을 이장을 맡고 있어, 동네일에 매진하고 있다”며 “가끔씩 저녁에 아내를 도와 구판장 일을 거둔다”고 말했다.

손 이장은 “안사람이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지금처럼 메뉴가 다양하지 않았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손님들의 연령층이 낮아지기도 했고, 요구하는 메뉴들도 많아져 여러 가지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리탕은 매니아 층이 많아 중마동에서도 넘어온다”며 “중독성이 강한 맛에 꼭 다시 찾아주기 때문에 우리 집의 대표 인기메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순천에서 자장면 집 하시는 분, 가수 용안 씨, 그리고 옥곡에서 키위농장하시는 분 이렇게 세분이서 늘 주기적으로 용두구판장을 찾아주신다”며 안보이면 걱정이 돼서 친구 분들이 방문하면 꼭 이분들의 근황을 물어본다”고 웃어보였다.

▲ 용두구판장에서는 석쇠(불판)도 같이 판매하고 있다.

박정희 씨는 “마을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이다 보니 수익의 일정부분은 마을에 지급하며 운영하고 있다”며 “5년 전 우연한 기회에 시작하게 됐지만, 음식에 취미가 있었던 만큼 재밌고 즐겁다”고 말했다.

이어 “힘든 점이야 없진 않겠지만, 주부로 살다가 나와서 일한다는 게 활력소가 되고 보람차다”며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도 계속 구판장의 이름을 살려 손님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

용두구판장은 식사 단체예약도 받고 있으며, 최대 30명까지 수용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의 번호로 문의하면 된다.

△상호: 용두구판장
△주소: 전남 광양시 광양읍 용두길 101
△영업시간: 9:00~22:00
△문의: 010-9288-6429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