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민신문
오피니언기고
나를 사랑해이기쁨(킹스크리스판 스쿨 2학년)
광양시민신문  |  webmaster@gycitizen.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4.14  20:52:1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믿음아, 응답아!”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반짝이는 검은 눈으로 나를 응시하며 무언의 신호를 보내던 강아지들은 내가 부르는 순간, 출발 신호를 들은 달리기 선수마냥 내 품으로 뛰어든다. 어쩔 줄 몰라 하며 기뻐 방방 뛸 때가 언제이냐 싶게 솜뭉치 같은 특유의 하얀 털을 살살 만져주면 이내 조용해진다. 그 순간 나 역시 하루 중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맞이하게 된다.

잠시라도 손을 떼면 바로 내 눈을 응시하며 떨리는 발로 내 손을 붙잡는다. ‘조금만 더 사랑해줘!’라고 말하는 듯한 그 눈빛 때문에 나는 ‘1분만 더’ 했다가 5분을 만져준다. 귀여운 솜뭉치가 빤히 보는데 어찌 귀여워해주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다. 무엇보다 믿음이와 응답이에게 겹쳐지는 스스로의 모습을 떠올리며 안쓰러운 마음이 진해져 더욱 애정이 간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 받고 싶어 한다. 그 사랑의 크기와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하는 이들은 광범위해서, 초등학생들도 인기를 얻기 위해 <인기짱이 되는 법> 같은 책들을 읽기도 한다. 너무 넘치는 사랑이거나 부족한 사랑도 문제가 되지만 가장 서럽게 하는 부분은 사랑 받는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사랑이 필요해, 부족해’ 라는 자괴감으로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그랬다. 나는 받는 사랑의 크기를 인지하지 못하고선 사랑 받기 위해 노력했다. 상대와의 친밀한 애정관계에 대한 불안해하던 내 모습이 믿음이와 응답이의 행동으로 인해 계속해서 떠올랐던 것이다. 난 친구나 식구들의 짓궂은 장난에도 웃었고, 슬퍼도 웃었다. 엄마한테 칭찬 받는 그 찰나의 순간은 너무나도 기뻐, 초등학생 때는 나이에 비해 과하게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공부를 했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의 잔심부름은 전부 내 몫이었다. 어릴 적 즐겨보던 <방귀쟁이 며느리>라는 책에 나오는 며느리가 생각난다. 방귀쟁이 며느리는 시집살이 중 시댁식구들에게 사랑 받기 위해, 자신의 가장 큰 고민인 ‘방귀쟁이’라는 사실을 숨기려 얼굴이 샛노랗게 변할 때까지 방귀를 참았다. 결국엔 참았던 방귀가 나오게 되면서 집이 날아가게 되지만 말이다. 어릴 적엔 그저 ‘방귀’라는 주제가 우스워서 자주 읽었지만, 지금은 사랑 받기 위해 집이 날아가기 까지 방귀를 참아낸 며느리의 수고와 인내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방귀쟁이 며느리>에 나오는 며느리와 같이 나의 모든 행동들은 타인에게 사랑 받기 위해 계획된 자발적인 수고였다. 예상과는 다르게 그러한 나의 행동들에 비해 돌아오는 사랑의 크기는 턱 없이 작았다. 내 수고들이 점점 당연해진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주는 사랑의 양을 줄여갔다. 불안해진 나는 더 노력해야만 했고, 내게 중요한 어떤 사람이라면 나를 좋아할 거라는 증거가 반드시 있어야 했기에 계획된 장난을 치고선 반응을 지켜보기도 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정말 아무 것도 없었다. 오히려 듣기 버거운 말들만 돌아올 뿐이었다. 애초에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목적이었기에 달성도 못한 채 잃어버린 기분이 들어 허무했다.

지금에서야 가장 소중했던 ‘나’ 라는 사람은 사랑하지 못한 채, 다른 이들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애 닳아 하고 조급해했다. 겨우겨우 사랑을 받아낼 때면 그 받는 사랑을 의심했다. ‘이 사랑은 진심일까? 나 같은 걸 누가 사랑하겠어’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야 말로 타인에게 사랑 받는 가장 첫 번째 자격이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사랑 받는 것엔 자격이 없다고들 하지만 분명히 조건이 있다. 외모나 인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다른 이들이 주는 사랑의 크기를 느끼며 자연스레 수용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이제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었고 온전한 애정으로 세상을 향한 계단에 한 발 내디디었다.

이어질 계단의 끝이 어디인지 모르지만 경사가 높은 계단을 만나기도 하겠고, 썩어 문드러진 나무 계단을 만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몰랐던 만큼 기쁘게 계단을 오르기 시작할 것이며 그러는 동안 더욱 스스로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언젠가 목적지인 계단의 끝에 서 있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나에 대한 믿음으로 출발한 계단이기에 역경도 즐겁게 견뎌나갈 것이다.

<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광양시민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전남 광양시 사동로 6  |  대표전화 : 061)761-2992  |  팩스 : 061)761-2993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전남 아 00164  |  등록일 : 2012. 1. 25 |  발행인·편집인 : 박주식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훈주
Copyright © 2011 광양시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gycitiz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