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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땀으로 일군 우승컵, 무엇이 이보다 보람되랴‘전국 최강’ 광양중앙초 여자축구 전성기 이끄는 손백기 감독
최인철 기자  |  hwakae72@gycitiz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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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7  22: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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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을 자 없다” 창단 후 전국소년체전 우승에다 여왕기 3연패

▲ 중앙초 여자축구를 전국 최강으로 이끌고 있는 손백기 감독

손백기 감독을 만났다. 7월, 초여름에 접어든 날이라고는 해도 예년보다 더 무더운 날이다. 운동장을 걸어 나오는 그의 얼굴에도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그나마 꽃 진 자리에 꽃보다 더 풍성하게 푸른 잎사귀를 매단 나뭇잎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얼굴에 묻은 더위를 식혀 주는 것이 고맙게 느껴진다.

시원한 바람처럼 손 감독의 발걸음이 가볍다. 그의 얼굴도 환하다. 여자축구 감독이라는 직업을 택한 지 십수년이 넘었지만 우승을 경험한다는 건 매번 즐겁지 아니할 수 없는 까닭이다. 언제나 첫 경험처럼 새롭고 설레는 일이다.

손 감독이 재직 중인 광양중앙초등학교 여자축구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 전국대회 정상을 차지했다. 비록 춘계여자축구연맹전에서 준우승에 그치며 대회 3연패의 꿈은 좌절됐지만 2000년 창단 이후 처음 전국소년체전 우승을 손에 거머쥔 데 이어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에서 올해 또다시 정상에 오르며 대회 3연패라는 금자탑을 높게 쌓아 올렸다.

명실상부한 초등부 여자축구 ‘여왕’이라는 찬사가 부끄럽지 않을 만큼 중앙초 여자축구를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대한민국 최정상의 올려놓은 손 감독의 발걸음이 가볍지 않거나 화사해지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손 감독은 “우승은 언제나 즐겁다. 아이들이 환하게 웃으며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가득 찬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지도자로서 가장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맛에 감독이라는 직업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경기에 나서면 승리하려는 투지가 넘치는 선수들이지만 훈련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향해 땀 흘리기를 마다하지 않는 순수함이 가득하다”며 “이런 아이들의 꿈을 지켜준다는 생각으로 아이들과 함께 땀을 흘리는 일이 보람차다”고 밝혔다.

사실 손 감독에게 우승이라는 말이 꿈같을 때도 있었다. 누구에게나 쉽게 정상이라는 걸 허락하지 않는 건 너무도 당연하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여자축구의 기반이 약하던 시절 우승은커녕 4강마저 꿈처럼 느껴지던 시절이 왜 없었으랴.

그래서 손 감독에게 2015년은 화인 같다. 광양여고가 팀창단 25년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던 그 날, 함성과 눈물이 교차하던 그 날 말이다. 손 감독의 지도 아래 꾸준히 정상급 선수단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번번히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던 광양여고 여자축구는 그해 6월에 열린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에서 결코 넘을 수 없을 것이라던 전국 최강 현대고 여자축구부를 기어이 무너뜨리고 정상에 우뚝 섰다.

그전까지 2011년 춘계여자축구연맹전 준우승, 2012년 전국체전과 추계여자축구대회 준우승 2013년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준우승, 전적이 말해주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우승컵이었다.

손 감독은 “당시 결승에서 맞붙었던 현대고는 여자축구 감독이면 누구나 굳이 자신의 팀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이겨주기를 소원할 정도로 최강이었다. 물론 감독으로서 내게도 꼭 넘고 싶은 팀이었다”며 “그 현대고를 꺾고 창단 25년만에 첫 우승컵을 들었을 때는 정말 꿈만 같았다. 선수단뿐 아니라 모든 광양 시민들이 축하해줬다. 축구 인생 가운데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때 함께 뛰었던 선수들이 현재 한국여자축구의 근간이 되는 선수들로 자리매김했다”며 “이만하면 지도자로서 꽤 성공한 인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991년 창단한 광양여고 축구부는 그렇게 25년만에 전국 정상에 올랐고 수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하는 등 한국여자축구의 요람으로 자리 잡았다.

손 감독은 그렇게 광양여고를 8년 동안 지휘하며 전성기를 이끌었다. 2015년 여왕기 우승트로피를 손에 넣은 뒤 18세 이하 국가대표 한중일 교류전 당시 국가대표 감독으로 활약하는 등 자신으로서도 지도자 최고의 영광을 누렸다.

그 후 손 감독은 잠시 축구계를 떠났다가 중앙초 여자축구부를 맡은 것은 지난해부터다. 그해 곧바로 춘계여자축구연맹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고 또다시 여왕기 전국여자축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전국대회에서만 두 차례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올해 역시 6월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우승으로 3연패의 위엄을 달성했고 창단 후 처음으로 전국소년체전 우승을 달성하는 등 중앙초 여자축구를 전국초등여자축구의 최정상이라는 위치에 올려놓았다.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 전국대회 우승을 일궈낸 중앙초 여자축구부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인조잔디구장 위에서 땀을 흘리는 아이들의 축구는 기술이나 조직적인 면에선 아직 서툴지만 열정만은 프로와 견주어도 뒤로 밀리지 않는다.

고교축구를 가르치다 초등축구를 가르치니 좀 쉽겠다는 다소 어리석은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돌아온 말은 “아이들이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사실 나도 어린 선수들을 가르친 경험이 없어 힘들었다”는 다소 의외의 고백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연이은 우승 동력에 대해 선수들 앞에 조유비 코치를 내세우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손 감독은 “아직도 아기자기 한 초등축구의 재미를 알아가는 중이지만 이만큼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건 힘든 훈련을 묵묵히 따라준 아이들, 그리고 무엇보다 맏언니를 자처하며 자신의 친동생인 양 선수들을 살뜰히 챙겨주고 있는 조유비 코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조 코치가 아이들과 제 사이에서 소통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고 공로를 조 코치에게 돌렸다.

그는 “어린 선수들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만큼 탄탄한 기본기를 기르는데 초점을 맞춰 훈련하고 있는데 이런 제 생각에 조 코치가 동의해주고 아이들도 잘 이해시켜 준다”며 “초등부 축구는 한국여자축구의 미래를 발굴해 내는 산실이라는 생각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는 조 코치에게도 격려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중앙초, 광영중, 광양여고로 이어지는 광양지역 학원축구의 연계성을 좀 더 강화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광영중이나 광양여고 감독 모두 성실하고 능력 있는 후배 감독들인 만큼 더욱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광양여자축구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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