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서 광양제철 중학교 3학년

▲ 조은서 광양제철 중학교 3학년

순수함이 주는 교훈을 가진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1960~80년대의 급변하는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여 그 속에서 일어나는 주인공 포레스트의 삶을 그린다. 영화 속 포레스트는 벤치에 앉은 옆 사람의 신발을 보며 “엄마는 신발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고 했어요.” 라는 말을 건네며 순진무구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소 모자란 지능 때문인지, 아니면 어머니의 훌륭한 교육 때문인지 어릴 때의 순수함 그대로를 때 묻히지 않은 채 지키고 살아가는 포레스트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바보라며 돌멩이를 던져도 “바보는 지능이 좀 낮을 뿐이에요.” 라며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다. 순수 그 자체인 포레스트를 보며 나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다.

‘나는 순수한 사람인가?’, ‘나는 어떠한 조건 없이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 볼 수 있는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회는 크고 작은 변화를 거듭하면서 우리는 지금의 21세기 경쟁사회에 다다르게 되었다. 경쟁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타인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시기하기를 반복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돼지나 소와 같은 가축의 품질 등급을 매기듯이 인간을 하나의 상품에 빗대어 보는 것이다.

나도 그랬다. 현재의 내게 만족하지 못하고 무엇이 낫고 덜한지 따져보고 수직 상승 하거나 곧 바로 하강 하는 기분 탓에 또 다시 실망을 하게 될 뿐이다. 그럼에도 그 경쟁 속에서 자그마한 위안을 얻어가기도 한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했다. 책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의 저자 오마르는 이러한 딜레마의 근본 적인 원인이 ‘자존감’에 있다고 한다.

‘자아존중감’이란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 스스로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이며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을 말한다. 자존감이 낮을수록 타인에 대한 부러움은 극대화 되고 이로 인해 만들어진 열등감이나 자격지심이 더해져 자신에게 실망하게 되는데 이 시점에서 자존감도 낮아져 결국 같은 상황이 반복 된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포레스트는 단순히 지능이 낮아 깊게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어머니와 제니의 사랑과 응원 그리고 “넌 남들과 똑같아. 하나도 안 달라.” 와 같은 따뜻한 격려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높아진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갔던 것인지 모르겠다. 남들보다 조금 떨어지는 지능을 가졌다 할지라도 자신을 믿고 묵묵히, 성실히 혼자만의 달리기를 한 그에게는 부딪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그의 뒤를 따라 오게 된 부와 성공은 그저 당연한 결과였다고 봐야 한다.

포레스트가 불편한 다리로 조금 늦게 달리기 시작했다면 나는 조금 쉬어가며 사색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우리 모두 각자의 경주를 하고 있고 그 누구와도 경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언가 발을 걸어서 휘청거려도 언제던 다시 일어나 자신만의 속도에 맞추어 달릴 수 있다는 것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그리고 성숙해질 나를 위해 남은 나의 수많은 하루를 값지게 보낼 수 있도록 달릴 것이다.

‘오늘은 남은 인생의 첫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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