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한 업소 일했다는 증언에 지역사회 뒤숭숭

광양의 한 마사지업소에서 일했던 40대 불법체류 여성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걸렸다는 소식에 지역사회가 불안한 분위기다. 무엇보다 해당 여성의 과거 행적에 대한 조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건당국은 당혹해하는 눈치다.

질병관리본부와 광양시보건소, 경찰, 여수시 등은 현재 탐문을 통해 긴급 행적조사에 나섰으나 이 여성이 현재 의식불명 상태여서 직접 탐문이 사실상 불가능해 역학조사를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광양시와 여수시, 경찰 등에 따르면 광양의 한 마사지업소에서 일했던 동남아계 여성 A(40)씨는 지난달 17일 급성 폐렴 증세로 순천의 한 병원에 입원한 뒤 병원 측에 자신이 에이즈 양성자임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병세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광주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지금껏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보건당국은 A씨가 그동안 어디에 머물렀는지 등의 과거 행적 파악에 나섰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자의 동료로부터 광양의 한 마사지업소에 일했다는 진술만 확보했고 여수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병원 입원 전까지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A씨가 일했던 광양의 한 마사지업소가 불법 성매매를 했는지 여부가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보고 해당업체에 대해 파악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환자가 의식불명이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안의 성격상 해당여성을 고용했던 업소 관계자가 자발적으로 나서 줄 가능성 역시 매우 희박하다는 점도 조사에 어려움을 겪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여성은 2016년에 관광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체류기간 만료 후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지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기간 동안 어디서 어떻게 생활했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광양 외에 다른 지역에서의 행적에 대해서는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

이 여성은 당초 여수의 한 업소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수시보건소 등이 확인한 결과 광양에서 종업원으로 일했다는 증언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파악했다. 여수시보건소 관계자는 “환자가 현재 의식불명 상태여서 행적 파악이 어렵지만 환자의 동료들로부터 광양의 한 마사지업소에서 일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에 광양시 등 보건당국은 비상이 걸린 상태다. 광양시보건소 관계자는 “현재 탐문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역학조사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 여성이 광양에서 일했다는 동료들의 증언만 있는 상황이어서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 역시 현행법과 규정 등의 문제로 강제수사 등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과거 행적 파악은 물론이고 감염 예방을 위한 후속대책이 수립되지 않으면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만약 A씨가 마사지업소를 통해 성매매를 했다면 추가 감염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자칫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감염자 관리에 공백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에이즈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에 감염돼 체내의 면역 기능이 저하되는 질병으로 폐렴 등 심한 병이 걸리면 낫지 못해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 감염인과의 성관계, 에이즈에 걸린 주사기 사용·혈액 수혈 등 감염자의 혈액 및 체액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으나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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