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경쟁률 6대1, 계약률 88%…분양권 프리미엄 거래 ‘본격화’
실수요 중심 → 재테크+실수요, 아파트 매매 패러다임 변화
묻지마 청약, 불법 떴다방, 선착순 대리 추첨 등 과열 양상
외부인구 유입 및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 상승 견인할 듯

모델하우스 내방객 2만 5천여 명, 청약경쟁률 평균 6대1, 계약률 88%(지난 18일 기준).
인구 15만 소도시에서 광양 푸르지오 더 퍼스트가 세운 기록들이다. 새 아파트 분양시 통상적으로 계약률 70%만 넘겨도 ‘성공’이라고 여기는 업계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만하면 대히트다.
특히 광양은 아파트 분양 시장이 투자로서의 목적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구매 분위기가 형성되다보니 최근 10년간 지어진 분양 아파트들 역시 대부분 ‘준공 후 미분양’ 물건들이 팽배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푸르지오의 상륙은 향후 부동산 시장의 대 변화 바람의 시작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광양시 공동주택팀, 푸르지오 분양 관계자, 부동산 업자, 계약자 등을 만나 광양 푸르지오의 성공비결과 의미, 향후 전망 등을 물어 종합해봤다.

◇소득수준에 비해 열악한 정주여건…브랜드파워 통했다
광양은 소득수준에 비해 정주여건이 열악하다는 비판이 지속됐다. 그도 그럴 것이 임대아파트, 소형 평수가 지역내 아파트 구성에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시민들이 선호하는 1군 건설사는 중마동의 ‘e편한세상’ 단 한 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e편한세상’은 주상복합으로, 공간활용, 학군과 상권을 중시하는 실거주자들에게 큰 매력을 어필하지는 못했다.
특히 인구수가 적고, 신규 인구 유입 요건도 없으며 교육, 환경 등을 이유로, 외지에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많아 수요부족이 예상되어 1군 건설사들이 광양 입성을 꺼렸다는 건설업 관계자의 증언이다.
하지만 최근 전국적인 공동주택단지 개발 포화상태와 부동산 시장 침체 우려로 인해, 새로운 시장이 필요했던 대우 푸르지오는 ‘성황 도이지구’에 대단지를 꾸려 외관과 조경, 커뮤니티 시설 등에서 차별화해 명품 아파트 이미지를 구축키로했다. 구매력은 있으나 마땅한 소비처가 없었던 광양시민들의 구매욕을 자극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고, 그 판단은 적중했다.

 

◇대단지, 개발 호재로 발전가능성 높아
여느 지역이나 푸르지오 퍼스트는 항상 인기가 높다는 게 푸르지오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브랜드 아파트가 처음들어오면 가격대비 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예측돼 투자 목적의 수요도 많기 때문이다.
1140세대로 이뤄진 대단지기 때문에 커뮤니티 시설의 활성화와 주변 상권 조성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광양시가 추진하는 구봉산 개발 및 어린이 테마파크 조성 등의 계획이 호재로 작용돼 발전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계약을 결심한 사람들이 많았다.
또 옆 블럭에 ‘GS 자이’가 들어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성황도이지구’가 명실상부 광양 명품 택지지구로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장밋빛 전망을 더했다.

 

◇여수·순천 등 분양권 투자 성공의 학습효과
신대지구를 필두로, 순천, 여수 등 인근 지역의 신축아파트 분양권 프리미엄 거래가 활성화하고 그 일대 아파트 가격이 최근 3년간 적게는 몇 천에서 많게는 억까지도 오르면서 전남 동부권에도 분양권을 실거주+재테크 수단으로 매입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나 광양은 대다수 아파트들이 분양가에서 1~2000만원 정도 오르고 내림을 주기적으로 반복함에 따라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기능은 거의 없었다. 같은 시기에 비슷한 가격의 아파트에 입주했음에도 순천·여수의 상승폭이 워낙 커 상대적 박탈감에 허탈해 한 광양시민들도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분양권으로 몇 천 벌었다’ 는 등 분양권 투자로 재테크에 성공했다는 소식들이 여기저기에서 전해지면서 단순 ‘투자’ 목적으로, 전매 제한이 없는 푸르지오 광양 상륙 소식에 분양권 프리미엄 차액을 노린 ‘묻지마 청약’이 등장했고, 정당계약 전 불법 떴다방이 기승을 부리는 등 과열 양상으로 번졌다.
광양 아파트 가운데 거의 최초로 프리미엄 붙은 분양권 거래시장 활성화했다. 정당계약일을 기점으로 부동산 정보지인 ‘순광교차로’에 분양권 물량이 쏟아졌으며 로얄동·층으로 꼽히는 물건은 1천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에 거래되기도 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전 세대 분양권 프리미엄 거래 현상이 광양에서 거의 처음 나타나는 듯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생각보다 초반 프리미엄 높지 않아 거래는 많지 않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묻지마 청약’을 했음에도 현재 대출금리가 낮고 자금력이 있는 계약자들이 많아 입주 때까지 분양권을 들고 가거나 실거주로 마음을 돌린 사례가 많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미계약분 선착순 추첨일에는 태풍 ‘링링’의 거센 돌풍을 뚫고도 700여명 가량이 몰렸다. 이 와중에 한 커뮤니티에는 분양권 선착순 ‘대리 줄서기’ 알바를 구한다는 글도 등장하며 실제 부동산 업자들이 대리 추첨에 대거 참여했다가 현장에서 제지를 받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인구유입, 아파트 가격상승 견인 예상
광양 퍼스트 푸르지오가 계약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계약자의 83%가 실거주 목적이라고 응답했다. 광양제철소 직원들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여수 산단 직원도 많다는 설명이다. 특히 순천·여수 지역 거주자가 계약자의 15%정도를 차지함에 따라 인구 유입효과가 가시적으로 확인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한 여수 시민은 “직장이 포스코인데, 그동안 광양에 살만한 곳이 없어 출퇴근 시간과 거리는 만만치 않지만 가족들의 삶의 질을 고려해 여수에서 출퇴근을 해왔는데 푸르지오가 생긴다는 소식에 반가워 바로 이주를 결정했다”면서 “평당 분양가가 높다고는 하는데 여수, 순천에 비하면 평범하거나 브랜드를 따지면 저렴한 수준이기 때문에 앞으로 투자가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르지오의 평당 분양가는 확장비 포함 평균 940만 원, 여기에 각종 중도금 이자와 옵션가격을 넣으면 평당 분양가 1천만 원에 육박한다. 광양에도 3억원대가 넘는 30평대 아파트가 등장한 셈이다. 새 아파트 분양은 인근 아파트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진아리채2와 e편한세상 등은 벌써 2-3000만원 정도 호가가 올랐으며 우림필유, 노르웨이 숲 등 건축된 지 10년 미만의 30평대 매물은 당분간 ‘견인효과’로 시세가 동반상승할 것이라고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2021년 하반기, 분양권 및 구축 매물 쏟아질 듯
하지만 청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존하는 동광양 아파트와 푸르지오 간 가격차이가 1억원 이상이 남에 따라 푸르지오 입주가 시작되는 2021년 10월께에는 분양권 매물이 폭탄처럼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의견도 팽배했다.
한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개인 자금 사정에 따라 입주시기에 아파트 매매 대금을 감당하지 못해 무피나 마피로 분양권을 던지는 계약자들도 적지 않기 때문에 실거주를 목적으로 푸르지오를 찾는 사람들에게 또한번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1140세대가 입주하다보니 살고 있던 매물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매수자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에 자신의 경제 상황과 향후 2년간 광양 부동산 시장을 잘 살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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