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숙 광양중마노인복지관장

▲ 김연숙 광양중마노인복지관장
최근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 인구의 경제 활동 등 전반적으로 활동 노인 인구가 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61세 이상 운전자의 음주 운전 사고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올해 술을 마시고 화물차를 몰던 68세 노인이 혈중알코올 농도가 0.103%(면허취소, 벌금100만원의 법적 처벌에 해당)의 만취상태로 지나가던 행인 4명을 잇달아 들이받은 사고가 있었고, 음주운전으로 징역 3개월을 복역하고 나온 70세 노인은 또 다시 혈중 알코올 농도 0.086%상태(벌금 50-100만원)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음주 단속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경찰청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2011년 61세 이상 운전자가 저지른 음주운전사고는 모두 1395건으로 5년 전에 비해 42.2%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는 전체 음주운전사고의 약 5%미만에 불과하지만 다른 연령층의 음주운전사고가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 상반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비단 노인음주는 사회 활동 노인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아직 건전하고 다양한 여가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우리나라 전체 노인의 특히 남자 노인들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가까운 진주지역의 음주실태조사에서 60대 이상의 노인들의 과음횟수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 노인 중 매일 과음을 하는 경우가 46.1%로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동네나 아파트 경로당에서 노인들이 삼삼오오 어울려 특별한 놀이 없이 소주나 막걸리 등의 술을 갖다 놓고 마시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노인복지관에서도 남자어르신들이 몇몇이 모여 외부에서 술을 드시고 복지관으로 오셔서 다른 어르신들과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심지어는 여자어르신들에 대한 성희롱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건강상의 이유로도 노인들의 ‘음주 문화’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들이 많습니다.
노인들의 경우 체지방률이 증가하고 수분양이 줄어들어 30-40대와 비슷한 양의 음주를 하더라도 알코올 분해가 쉽지 않아 알코올 의존, 간경화, 구강암, 식도암, 인후암, 간암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비음주자에 비해 3~7배 더 높다고 합니다.

또 알코올 의존증 말기로 들어서면 알코올성 치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알코올성 치매란 장기적인 알코올 섭취로 기억을 관장하는 뇌세포가 파괴돼 지능, 학습, 언어 등의 인지 기능이 감퇴되는 것을 말하는데, 노인성 치매와 달리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 쪽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화를 잘 내고 폭력적이 되는 등 충동조절이 되지 않는 정도가 심각하여 가정폭력 및 사회적인 문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하겠습니다.

하루 2~3잔씩(남자 기준)을 적정량으로 보면 일주일에 15잔 이상은 위험음주라고 보고 있습니다.
과음하시는 노인에 대해 사회적으로 좀 더 냉정한 대처가 필요하며 어르신 중심으로 가족사회가 이뤄졌던 우리나라 특성상 노인들의 음주 문제는 가족과 사회 전체가 풀어야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자녀들은 음주하는 어르신께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늘 상기시키고 단주할 수 있도록 계속 도와주어야 하고, 국가나 사회는 건전한 노인문화 형성과 여가 선용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음주관련 교육과 계도 그리고 전문적인 재활과 치료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을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게 진행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두세 명의 어르신들이 모이시면 음주로 이어지는 현상을 당연시하며 ‘술 권하는 사회’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을 더 이상 허용하는 분위기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문제음주를 하시는 어르신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혼자 끊을 수 있다는 ‘홀로 망상’ 조절해서 마실 수 있다는 ‘절주 망상’ 한 잔만 마시겠다는 ‘첫 잔 망상’을 버리고 주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으시길 권유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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