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원 총장 파면 두고 교수사회 찬반 기싸움

조용할 날이 없다. 불 난 집에 불을 끌 생각은 하지 않고 밥그릇 싸움만 일삼는 행태에 시민들도 단단히 뿔이 났다. 광양보건대학교를 두고 하는 말이다.

서장원 전 총장의 조카채용 비리 의혹을 둘러싸고 촉발된 광양보건대 내홍사태는 이제 임시이사회와 서 총장 간의 갑을박론을 넘어 학교 내부의 갈등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임시이사회가 지시불이행과 조카채용 비리 의혹을 이유로 서 총장을 직위 해제한 데 이어 최근 파면이라는 건널 수 없는 칼을 빼내 들었고 서 전 총장은 이에 불복해 파면처분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필두로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임시이사회를 향해 “학교 정상화 반대세력”이라고 강력 비난하고 나선 상태다.

특히 서 전 총장은 이번 사태를 총장 흔들기가 결국 이홍하 전 이사장을 이롭게 하기 위한 구도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번 대결이 어디까지 치달을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 전 총장과 교수협의회가 지난 19일 공동성명을 통해 학교법인 양남학원의 총장 파면 결정을 강력 비판하고 나섰으나 이와는 결을 달리 하는 또 다른 교수협의회는 26일 성명을 통해 “서 총장의 파면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회원이 30여 명이라고 밝힌 이번 교수협은 “서 전 총장은 대학에서 파면된 이후에도 대학을 출입하면서 총장실 열쇠를 부수고 총장실을 불법점유하면서 대학의 학사행정을 방해하는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일련의 사태에 대해 서 전 총장은 사견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더라도 그 항의는 정당한 방식과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서 전총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들 협회는 소속 교수 20여 명과 함께 지난 26일 학교 정문에서 서 전 총장의 준법 실천을 촉구하는 공개시위를 펼쳤다. 성명과 입장문 발표만으로 오가던 공방이 직접 학생들과 시민사회로 향해 가는 모양새가 처음 나온 것이다.

이번 시위에 동참한 김정아 총장 직무대행은 “진인사 대천명의 자세로 주어진 임기동안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학내 현안에 대한 해결 의지를 나타냈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힘을 받을지 여전히 미지수다.

현재 김 총장 직무대행은 “서 전 총장이 총장실에 불법 침입했다”며 주거침입과 업무방해,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광양보건대 총장실은 서 전 총장과 직무대행측간이 오가면서 총장실 열쇠를 바꾸는 등 파행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 전 총장과 교수협은 지난 19일 공동성명을 통해 “교육부 제재로 고사 위기에 처한 대학의 임시이사회는 고작 4개월 남짓 된 신임총장을 직위 해제했고 결국 파면 처분했다”며 “임시이사회는 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대학의 학사행정과 인사업무를 좌지우지하려다 총장의 반발로 무산되자 말도 안 되는 온갖 징계사유를 이유로 총장을 파면한 것에 승복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서 전 총장과 임시이사회, 그리고 교수사회가 서로 다른 입장을 나타내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우려되는 것은 수업권 침해 등 광양보건대 학생들에게 직간접적 피해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다.

특히 얼마 남지 않은 신입생 모집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학교경영진 스스로가 학교 정상화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 재학생은 “지금 학교가 폐교 위기를 겪고 있는데 이 위기를 타개하고 학교 정상화에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임시이사회와 서 전 총장, 그리고 교수들이 서로 헐뜯고 비난하고 있는 것에 대해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휴학하고 또 다른 진로를 모색하는 친구들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 지혜를 모아도 모자랄 판에 자리다툼이나 하고 있는 모습이 재학생의 입장에서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양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한편 서 전 총장은 임시이사회가 파면을 결정한 것에 대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파면 처분 취소 청구와 함께 광주지법 순천지원에 파면 처분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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