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뒷돈 의혹에다 ‘반발 무마용’ 내년 초 개최설

시민들 “철저한 조사, 사실관계 확인 후 조치해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으로 행사를 4일 앞두고 지난달 20일 전격 취소된 광양전통숯불구이축제가 상당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추진위원이 행사 참여를 대가로 뒷돈을 받았다가 이를 돌려주지 않고 있다거나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년 3월 조기 개최설을 두고 행사 취소에 따른 참여업체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는 형국이다.

신영식 축제추진위원장은 일부 추진위원들을 둘러싸고 잡음이 흘러나오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최근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

광양시와 제18회 광양전통숯불구이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지난달 20일 긴급회의를 열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이 우려된다는 정부와 전남도의 권고에 따라 같은 달 26일부터 서천변 일원에서 개최키로 예정됐던 광양전통숯불구이축제를 전격 취소했다.

그러나 행사가 취소되면서 여파가 만만찮은 상황이다. 취소 직후 추진위가 행사 추진을 위해 공연과 야시장, 체험장 운영 등을 위해 해당 업체와 계약을 끝마친 상황에서 정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처음부터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 추진위는 8월 20일까지 축제 대행업체 공고 및 선정을 완료하고 같은 달 23일까지 축제 세부계획 수립한 뒤 역시 같은 달 30일 축제 참여업체 선정까지 완료한 상태에서 축제가 취소되자 아직까지 정산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한 추진위원이 향토음식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업체들로부터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상황이 점점 더 복잡하게 꼬이는 형국이다.

이 의혹은 참여조건으로 뒷돈을 준 몇몇 업체가 축제가 취소된 뒤에도 돈을 돌려받지 못하자 광양읍사무소 등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더 나가 이 같은 관행이 수년째 계속됐다는 의혹 역시 뒤따라 흘러나오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추진위 모 위원이 행사 참여를 대가로 뒷돈을 받았다는 소문은 이미 들어서 알고 있으나 당사자로부터 달리 설명을 듣지는 못해 아직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현재로서는 뭐라 답할 수는 없어 무척 답답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광양읍사무소 관계자 역시 “해당 의혹들이 접수된 것은 사실이지만 당사자가 극구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사실관계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3월 조기 축제 개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부에서 참여업체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감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추진위는 최근 회의를 개최하고 축제 조기 개최 등 현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위 관계자는 “의심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3월 개최문제는 매화문화축제와의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해 수년 전부터 논의해 왔다. 다만 올해 축제가 무산되면서 이를 아쉬워 하는 시민들이 많았을 뿐 아니라 각종 질병과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시기인 3월에 개최하자는 방안이 힘을 얻은 것 뿐”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 같은 논란이 발생하자 신영식 축제추진위원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당초 추진위원 전체가 동반 사퇴하는 방안을 제안됐지만 다른 위원의 동의가 많지 않아 신 위원장만 사퇴하는 선에서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위원장은 “축제가 취소된 뒤 예상치 않는 여러 잡음을 발생한 데 대해 시민사회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정산 등이 마무리되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뜻을 추진위에 전달했다”며 “광양숯불구이축제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밖에서라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전통숯불구이축제 취소 이후 금품 관련 등 각종 의혹들이 불거지고 있다. 더구나 수년째 같은 행위들이 반복되고 있다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관련 사실들을 정확히 조사해 수사가 필요한 경우 고발 조치하는 등 의혹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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