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재난안전교육, 관공서·기업체·어린이·노인에 치우쳐

전업주부 “학교 다닐 때 받은 훈련 외엔 기회 없어”
책자발간, 옥룡면 안전체험교실 활용 상시 교육 필요


“불이 나거나 지진 나면 아이 안고 어디로 도망갈지, 완강기나 소화기는 어떻게 작동시켜야 하는지, 아는 게 없어요, 인터넷 뒤져 상식은 쌓았지만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잘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어요. 아이들이나 남편은 학교나 회사에서 한 번씩 모의 훈련도 받는데, 정작 어린 아이를 지켜내야 할 주부들은 기회조차 없네요. 아이양육하기 좋은 도시 광양, 엄마들의 안전교육부터 시켜주세요”

광양에 거주하는 한 전업주부의 호소다.
28일부터 11월1일까지 관공서, 기업체, 학교 등 지역 곳곳에서 ‘2019재난대응안전한국훈련’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주부’들은 소외 받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정현복 시장은 민선 7기 공약으로 생애주기별 안전교육을 내걸었지만, 어린이나 노인 위주 프로그램만 운영하고 있어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19재난대응안전한국훈련은 대응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 국가단위 종합훈련으로, 광양시는 오는 29일 오후 3시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시 재난안전대책본부 9개 협업부서, 광양경찰서, 소방서 등이 참여한 토론훈련을 실시한다.

다음날인 30일 오후2시 중마동 홈플러스에서는 화재 상황을 가상해, 14개의 기관‧단체 300여명이 참여하는 다중이용시설 화재대피 현장훈련이 실시된다. 각 학교와 기업체에서도 이 기간 동안 대대적인 안전교육 및 훈련이 진행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 어디에도 집에 있는 ‘주부’들을 위한 교육 및 훈련은 없었다.
정 시장이 민선 7기 공약으로 내세운 ‘생애주기별 안전교육’에서도 주부는 빠져 있다. 올해 시가 실시한 안전교육은 △재난안전 어린이뮤지컬 공연 △찾아가는 어르신 안전교육(남도안전학당) △광양시 안전파수꾼 양성(안전관련 단체 회원 대상) △안전체험교실 운영 △광양제철소 안전체험관 체험 교육 등이다.

▲ 어린이 안전체험 교육

안전체험교실은 화재진압, 지진체험, 피난탈출, 화생방, 심폐소생술 등의 안전체험을 할 수 있는 안전문화체험관(옥룡면 운평리 다목적회관 내)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시민 2850명, 어린이 863명, 학생 587명 등 4300명이 이용했다. 여기서의 시민은 거의 민방위 대원이다.

2012년 5억을 들여 리모델링을 완료한 안전문화체험관은 상시 운영은 하지 않고, 단체의 신청이 있을 경우 강사를 초빙해 운영한다. 따라서 소속이 없고, 시간과 이동에 제약을 많이 받는 주부의 경우 체험관 이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 안전총괄과에 가족과 함께 언제든 방문할 수 있도록 안전문화체험관의 상시 운영을 제안했지만 “상시 운영을 한다고 하더라도 시민들이 얼마나 찾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문 인력을 상주시키려면 많은 예산이 들기 때문에 당장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는 답변을 얻었다.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안전교육에 있어 ‘주부’들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주부’를 비롯한 다양한 계층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해 주부와 어린 아이들이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재난안전교육을 접할 기회가 적고,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여성을 위해 2018년 1월 ‘서울여성안전설명서-재난재해 대응 입문편-’을 제작, 배포했다.

해당 책자에는 서울에서 빈도수가 높거나 발생 시 피해가 큰 5대 재난재해(화재, 지진, 태풍홍수, 지하철 사고, 붕괴)에 대한 기본대응법, 소화기 사용법, 응급처치, 비출물품 및 생존가방 목록 가이드, 마음가짐, 영유아와 아동을 위한 숙지사항 등이 수록돼있다.

또, 직접 재난훈련 및 응급조치 등을 배울 수 있는 서울 소재 안전체험관 및 24개 소방학교(소방서) 정보를 담아 1차 지식습득 후 방문을 통해 직접 훈련 해 볼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