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일 때는 단풍 들지 않는다’ 출간

옥룡면 출신 권우열 향우가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수필집 ‘청춘일 때는 단풍 들지 않는다’<도서출판 푸른문학>를 펴냈다.

여섯 개의 주제로 모두 마흔두 편의 수필 속에는 비포장도로 위를 달려가는 버스와 그 뒤를 따라오던 흙먼지가 있고 붉게 피던 마을 뒷산 동백나무 밑에는 벗들이 누런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다.

또 농가 부채를 견디다 못해 송아지 때부터 오매불망, 애지중지 키우던 소를 팔아야 했던 깊은 밤 한 많은 아버지와 한숨과 어머니의 눈물에 얽힌 사연도, 그 소의 꼴을 먹이며 온 들녘을 쏘다녔던 시골 소년의 안타까움도 습자지에 물 젖어들 듯 행간 곳곳에 숨죽여 배여 있다.

그리고 백운산이 안온하게 집을 감싸 안던 고향을 벗어나 낯설고 물선 도회지 허름한 자취방에서 고향 집에선 단 한 번 경험한 적 없는 물난리를 겪어야 했던 시골총각의 외로움과 막막함, 고향집 밤하늘에도 총총히 떠 있을 별들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촉촉한 눈물 자국이 여지없이 묻어난다.

권 향후는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 모두들 뒤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바쁘게만 살아온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아무리 혜성처럼 스쳐가는 세월이라 해도 잠시 삶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 봐야 한다는 생각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며 “이 산문집을 통해 부모님 세대는 지난 시절 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고 젊은 세대는 부모세대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기 산문들은 내 삶의 휴식기마다 모은 생의 조각들이다. 빛의 속도로 지나는 시간이지만 이 산문을 읽는 동안만이라도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는 휴식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산책은 몸을 위한 것이라면 명상이나 독서는 마음의 산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수필집을 출간한 권 향우는 옥룡면 개현마을에서 태어났다. 옥룡중, 순천고, 명지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해 광양지사장, 경기광주지사장, 경기북부본부 판매사업실장, 광주전남지역본부 기획관리실장, 한전 갈등관리실장 등 30여년을 근무하다 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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