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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유학 시절 윤동주를 설레게 했던 연인(戀人)-[여행 속 역사의 발자취 - 도쿄편Ⅶ] 릿쿄대학 속 윤동주의 흔적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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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6  10: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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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마쓰 고지 교수님, 그는 누구인가?
영화 속의 ‘동주’에서 윤동주는 릿쿄대학에서 <영문학 연습> 수업을 들으며, ‘릿쿄대학에는 다카마쓰 교수님이라고 훌륭한 교수님이 계십니다. 케임브리치 신학부와 하버드 신학부를 나오신 분인데, 어려서부터 언어에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라며, 교수님 한 분을 소개한다.
영화 속에 소개된 다카마쓰 고지 교수는 릿쿄대학의 문학부 종교학과 교수(박사)이자, 사제(신부) <영문학 연습>을 가르치는 장면은 영화 속 설정으로 실제로 다카마쓰 교수가 가르친 과목은 기독교사, 기독교 경전학, 그리스어로 알려져 있다. 다카마쓰 교수는 대학 예배를 전담하는 신부이기도 하였으며, 반전쟁 사상을 가지고 이었다. 그는 조선에서 온 학생이나 이민 2세인 학생들과 같이 약자의 입장에 놓여있는 학생들을 따듯이 감싸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전쟁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군부(軍部)에 비판적이었던 다카마쓰 교수는 대학에서 쫓겨나게 되고, 1946년 2월 19일에 영양실조로 병사한다. 1945년 2월 19일에, 윤동주가 옥사한 지 딱 1년 뒤에 서거하셨다.
다카마쓰 교수의 이러한 훌륭한 성품은 릿쿄대학에서도 높게 평가하여, 다카마쓰 고지 기념 장학회를 설립하였다. 그리고 릿쿄대학 내 교회당(채플)에는 다카마쓰 교수를 기념하는 명판이 장식되어 있다.

▲ 릿쿄대학 내 교회당(채플)-(심오선(snap the5/Right45 대표)
▲ 다카마쓰 교수님의 명판. 가온데 검은색 명판이 다카마쓰 고지 교수님의 명판이다.(심오선(snap the5/Right45 대표)

윤동주가 도쿄에서 만난 여성, 박춘혜

영화 속의 ‘동주’에서는 후카다 쿠미라는 일본 여성이 등장한다. 다카마쓰 교수의 소개로 만난 여성으로 같은 릿쿄대학에 다니는 동문이자, 도호쿠 제국 대학의 영문과 교수 딸이다. 그러나 ‘후카다 쿠미’ 는 허구의 인물이다. 29세의 젊은 나이로 옥사한 윤동주. 그의 연애사는 어땠을까?

▲ Naver 영화_영화‘ 동주’ 속‘ 후카다 쿠미’(스틸컷)

영화 속의 ‘동주’에서는 윤동주의 연인으로 전문학교에서 만난 한국인 이여진과 릿쿄대학에서 만나 후카다 쿠미, 두 여성이 등장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여진과 후타다 쿠미는 실존 인물이 아니다. 그러나 실제로 윤동주의 연애사에는 두 명이 여성이 존재했다고 한다. 윤동주는 북간도 고향에서는 여자를 사귄 적이 없었다. 그가 처음으로 마음 준 여성이 생긴 것은 연희전문학교(현재, 연세대학교)에 입학한 후부터이다.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한 지 몇 달 안 되었을 때, 짝사랑의 애틋함이 담긴 시를 적었다. 그리고 그 시 속의 주인공은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던 해(1941년)에 다시 한번 등장한다.

順(순)아 너는 내 殿(전)에 언제 들어왔던 것이냐?
내사 언제 네 殿(전)에 들어갔던 것이냐?
-윤동주 <사랑의 殿堂(전당)>, 1938.6.19이라 적혀있으나 두 줄로 그어 있음-

순이(順伊)가 떠난다는 아츰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나려, 슬픈 것처럼 窓(창)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地圖) 위에 덮인다.
-윤동주 <눈이오는 地圖(지도)>, 1941.3.12-

순, 순이는 누구인가? 이 여인이 등장하는 시들은 모두 이루지 못한 사랑을 노래한다. 송우혜의 저서 <윤동주의 평전>(2014, 시정시학)에 적힌 후배 정병욱의 증언에 의하면, 윤동주는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었던 여인이 있었다고 한다. 그 주인공은 이화여전(현재, 이화여대)에 다니는 여학생으로 학년은 윤동주와 같았다. 그러나 윤동주와 순이는 교회 바이블 클래스에서 서로 눈길만 오갔을 뿐, 단둘이 밖에서 만난 적이 없다고 하였다. <사랑의 殿堂(전당)>에 ‘우리들의 사랑은 한낱 벙어리였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4년 가까이 짝사랑만 한 윤동주의 애달픔이 그대로 마음에 와닿는다.
짝사랑으로만 끝이 난 순이와는 달리, 릿쿄대에서 만난 여인은 결혼까지 생각할 정도 관계가 진전된 여성이었다. 송우혜의 저서 <윤동주의 평전>(2014, 시정시학)에 의하면, 그 여인은 함북 온성에 있는 박 목사의 막내딸로 도쿄에서 막내 오빠와 함께 오누이가 자취하면서 성악을 전공하는 중이었다. 그 여인의 이름은 ‘박춘혜’ 였다. ‘박춘혜’의 집안은 오빠가 여럿인데 모두 공부를 많이 한 엘리트 집안이기도 했다. 박춘혜의 오빠는 윤동주의 친구로, 윤동주가 김치를 먹고 싶으면 그 집에 가서 식사했다.
윤동주는 7월 하순,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북간도 고향이 잠시 갔을 때, 박춘혜의 사진을 들고 가서 가족들에게 보여주었다. 윤동주는 가족들에게 박춘혜를 “성격도 좋고 사람도 아주 좋은 여자”라고 소개했으며, 집안 어른들도 “가문 좋고, 참 좋다. 잘 추진해봐라!”고 격려해 주었다. 그런데 일본으로 돌아간 윤동주는 뜻밖에 내용의 편지를 누이동생 윤혜원 씨에게 보낸다. <그 여자가 이번 여름방학에 집에 갔다가 약혼을 하고 왔더라>라는 내용이었다. 박춘혜의 남편은 법과를 전공한 사람으로 결혼한 뒤 법관이 되어 청진재판소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그 외, 릿쿄대 속 윤동주의 흔적을 찾아서

짧은 순간이었지만, 윤동주의 분노와 설렘과 허탈함. 그 모든 것이 가득 묻어나는 릿쿄대학의 학창 시절. 릿쿄대학의 빨간 벽돌 건물은 윤동주가 사용했던 건물들이다. 본관 건물. 채플. 그리고 제1식당까지. 제 1 식당에서 점심시간마다 프랑스어로 스피치를 하던 한국인 유학생이 있었다. 윤동주가 그 모습을 보고 반하여 프랑스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일화도 있다.

▲ 제 1 식당의 외부(심오선(snap the5/Right45 대표)

2018년부터는 릿쿄대학에 윤동주의 흔적이 하나 더 남겨지게 되었다. '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회'(詩人尹東柱を記念する會, 이하 '릿쿄회')에서 도서관(이케부쿠로 캠퍼스) 의자에 윤동주 명패를 새기었다. 릿쿄대학에서는 졸업생이 일정 금액 이상 모교에 후원금을 지원하면 도서관 의자에 후원자의 이름을 새겨준다. 릿쿄회에서 마음을 모아 윤동주의 이름으로 후원을 하고 ‘시인 윤동주(詩人 尹東柱)’를 도서관 의자에 새긴 것이다. 릿쿄회는 야나기하라 야스코(楊原泰子) 씨가 대표이자, 지난 편에 소개한 마쓰오카 미도리(松岡みどり) 씨가 활동하는 모임이다.

▲ 제 1 식당의 내부(심오선(snap the5/Right45 대표)
▲ 도서관 의자에 새긴 윤동주 명패

학생 윤동주. 그가 릿쿄대학에서 남긴 습유작품 ‘쉽게 씌여진 詩(시)’를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 보내주신 學費封套(학비봉투)를 받아 / 大學(대학) 노-트를 끼고 / 늙은 敎授(교수)의 講義(강의) 들으러 간다.’ 나라가 혼란스러운 시기에만 부모님이 보내주신 학비봉투가 애틋하겠는가! ‘쉽게 씌여진 詩(시)’의 한 구절처럼, 이 글을 읽는 모든 학생들이여.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 보내주신 學費封套(학비봉투)를 받아’ 오늘도 그대의 꿈에 ‘작은 손을 내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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