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은 장성 고등학교 2학년

▲ 김시은 장성 고등학교 2학년

연말이 가까워지면 학생들은 상급학교에 대한 고민을 한다. 어느 학교로 갈 것인지에 대해 결정해야 할 중요한 시기이라 여느 때 보다 자신의 진로에 심사숙고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개 학생들은 학업 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찾기 마련인데, 학생의 수, 기숙사의 여부 등 다양한 요소들도 따져보아야 한다. 그 중 학생들이 많이들 신경 쓰는 것이 남·녀의 구분 여부이다.

‘남녀 공학’은 전통적 유교 방식을 지켰던 우리나라에 남녀평등 의식이 점차 확산되면서 등장하였다. 남녀를 가르지 않고 함께 가르쳐야 한다는 교육 방식을 추구하며 현재 초등 6학년까지는 예외 없이 모든 학교가 남녀 공학을 실시하고 있다. 초등학교 이후 중, 고등학교에서도 남녀 공학이 점차 확산되는 경향을 보였는데, 최근 다시금 남·녀 분반을 선호하는 현상이 일고 있다. 학년이 올라가고 진학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질수록 학교는 학업 성취도 향상을 위한 운영 방식을 추구한다.

남·녀를 합반하는 것보다 남·녀를 분리하는 것이 학업에 훨씬 더 효율적인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 실제 영국의 한 대학 연구팀에서 이 효과를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2005년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50개 남·녀 공학 중학교의 학업 성취도를 조사했을 때 남·녀 합반 때보다 남·녀 분반 때 학업 성취도가 더 높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남·녀를 구분하였을 때 서로의 발달 순서에 맞춰 맞춤형 수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효과적으로 교육 받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더 높은 학업 성취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 역시 남·녀 분반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데 동성끼리 있을 때 더 편안한 반 분위기가 형성되어 서로에 대한 차이에서 오는 각종 문제들에 신경 쓸 것 없이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다. 물론 남·녀 분반으로 인해 사춘기 이후 남·녀가 서로에 대해 자연스레 알아가는 시간을 잃을 수도 있다. 또한 중학교 때부터 서로를 분리하게 되면 성별에 대한 견해 차이를 경험할 수 없게 되어 진정한 양성평등을 이뤄내지 못할 수 있다. 남·녀 합반일 때 청소년들이 이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으며 서로를 의식함으로써 자신의 말과 행동을 자제하고 조심스럽게 상대를 대하며 더욱 차분한 수업 분위기를 형성할 수도 있다.

중학교에 진학할 때 즈음이면 남·녀는 각자 다른 성장을 하게 되고 서로의 차이를 인지하게 된다. 이러한 시기에 남·녀를 분반하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이성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이나 견해를 갖게 할 수 있다. 중학교 때에는 최대한 서로를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게끔 함께 생활하고 공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다만 비교적 학업 성취도의 문제가 중요해지는 고등학교에서는 경험상 남·녀 분반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서로에 대한 차이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고 배려할 수 있는 나이이자 성적이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저 당연한 듯 정해져 있는 것처럼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는 생각으로 심사숙고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자신을 찾기 위해 과감한 선택도 필요하며 실패할까봐 두려워하기 보다는 꿈을 향해 한걸음 나아간다는 생각으로 여러 사항을 두고서 고민해야 한다. 남·녀 합반 문제도 그 중 하나이기에 올바른 가치관이 형성되어야할 중학교 때엔 남·녀 합반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비교적 학업이 더 중요한 시기인 고등학교 때엔 남·녀 분반을 실시하는 것이 대학진학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해준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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