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인구 15만6750명…12월에만 5158명 늘어

순천시 발끈…위장전입 두고 감사청구카드 만지작

해마다 반복되는 인구늘리기 정책을 둘러싸고 인근 지자체와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아니, 인근 자자체의 인근 늘리기 정책을 “인구 빼가기”라고 비판해온 순천시가 광양시를 상대로 한 감사원 감사청구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갈등은 좀 더 심화되는 모양새다.

불법 위장전입 사례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인데 실제 감사원 감사가 이루어질 경우 광양시로서는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2월말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1월 이후 큰 폭으로 감소했던 광양시 인구는 같은 해 10월까지 계속 감소했다가 인구 늘리기 계획이 시작된 이후 대폭 늘어 이달 10일 현재 15만6750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10월에 비해 5731명이 급증한 셈이다.

지난해 10월말 15만1019명에서 11월말 15만1592명, 12월은 전달보다 무려 5158명이 증가했다. 전략정책담당관실이 본격적인 인구 늘리기 계획을 실행한 12월에 전입 인구가 집중된 현상을 보인 것이다.

반면 순천시의 경우 광양시와는 정반대 현상이 빚어졌다. 지난해 10월 28만1534명이었던 순천시는 11월과 12월 두 달 사이 1936명이 줄었다.

순천은 지난해 들어 월평균 150명씩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0월에는 전남 인구 1위인 여수와의 격차를 500여 명으로 줄어들면서 곧 여수를 제치고 전남 최대 인구도시가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으나 연말 들어 급격히 인구가 줄면서 기대치는 한풀 꺾인 형국이 됐다.

문제는 이 같은 결과의 상당수가 공무원에 의한 인위적인 전입이 의심된다는 점이다. 부서별로 목표치를 할당하고 실적 보고회를 하는 등 조직적으로 ‘인구 늘리기’ 운동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위장전입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인근 순천시의 시선이다. 실제 11월부터 최근까지 여수와 광양시로 전입한 순천시민만 28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11월 기준 순천에서 여수로 유입된 인구도 301명으로 집계됐다. 순천시는 이 가운데 상당수를 위장전입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일반인이 거주할 수 없는 시청 관사에 전입된 사례도 파악됐다. 이처럼 연말 여수와 광양의 인구가 늘어나면 순천이 줄고 이듬해 다른 지역 인구가 빠지면 순천 인구가 다시 제자리가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이웃 지자체 간 갈등도 증폭되고 되고 있다.

행정력 낭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순천시의회는 위장전입 의혹을 두고 감사원 감사청구 카드를 꺼낼 분위기도 전해온다. 최근 순천시의회 김미연 의원은 “매년 연말이면 인구 빼가기가 반복되고 있다”며 “인근 지자체에서는 더욱 대담하게 불법적인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반복되는 전·출입에 따른 행·재정력 낭비와 지역 간의 갈등문제로 비화되고 있다”며 “감사원에 위장전입 조사를 촉구하는 감사청구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더 나가 순천지역 읍면동 통장단과 자치회 등 100여개 주민단체는 지난 11월부터 광양과 여수시를 향해 인구 빼가기를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도로 곳곳에 내걸기도 했다.

허석 순천시장 역시 6일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인구통계나 기준을 연말 기준으로 할 게 아니고 분기별 평균으로 하든지 해서 연말 인구 빼가기 등의 말이 안 나오게 했으면 좋겠다”고 밝히는 등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정현복 시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구를 빼 오는 것이 아니라 광양에 살기운동을 하는 것”이라며 “모든 도시가 인구 늘리기를 하고 있고 365일 해야 할 일이지만 집중적으로 하반기에 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인구를 늘리는 일을 줄기차게 하겠다”는 말로 순천시의 입장을 반박했다.

한편 10일 기준 여수시 인구는 28만2786명으로 순천시 인구 27만9595명에 비해 3191명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에 비해 두 도시 간 인구 차이가 다시 큰 폭으로 벌어졌다.

그러나 12월 말 정점을 찍었다가 상반기 중 순천지역 등으로 대폭 빠져나가는 과거 광양시 인구전출입 현상을 비추어 올 상반기 중 두 도시 간 인구 폭은 다시금 줄어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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