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마라톤, 시 노래 콘서트, 독서토론, 영화 읽기 등 진행

중마고등학교 겨울독서캠프가 1, 2학년 희망자 3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6일에서 27일까지 1박 2일간 보성군 청소년 수련원에서 열렸다.

사랑을 주제로 한 독서캠프는 독서마라톤 6시간, 시 노래 콘서트, 독서토론, 영화 읽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이뤄졌다.

첫째 날엔 독서마라톤 6시간, 시 노래 콘서트, 영화 감상이 진행됐다.

독서마라톤에서 학생들은 50분 동안 독서, 10분 동안 휴식을 반복하며 <사랑의 기술>과 <양치는 언덕>을 읽어냈다. <사랑의 기술>은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철학자인 에리히 프롬이 사랑의 이론과 기술에 대해 짚어보는 인문 분야의 책이다. <양치는 언덕>은 다양한 사람의 삶에서 사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이는 미우라 아야코의 소설책이다. 사전에 지도교사는 두 권의 책에 대한 독서토론 예고와 인상 깊은 구절 캘리그래피 액자 증정을 말하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그에 따라 학생들은 책에 집중하며 나만의 인상 깊은 구절을 형광펜으로 칠하거나 메모했다. 장시간 독서에 몰입한 것이 낯설었기 때문인지 종종 조는 학생들이 있었지만 지도교사가 조용히 경고를 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녁 식사가 끝난 후 시 노래 콘서트가 열렸다. 시가 노래가 된 사례를 모둠끼리 찾고 시를 낭송한 후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이때 학생들은 못말의 ‘그거면 됐다’를 원작 시로 하는 아이콘의 ‘사랑을 했다’, 정지원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원작 시로 하는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을 노래하며 시가 노래로 된 경우가 많냐는 선생님의 질문에 시의 아름다움이 우리 일상에 가까이 있는 것 같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또한 부끄러워하던 학생들은 온데간데없고 어느새 모두 즐겁게 웃고 있었다.

학생들의 주체적인 참여와 함께 시 노래 콘서트는 막을 내렸고 영화 <Her> 감상에 들어갔다. 영화 감상을 마친 뒤 모둠 내에서 각자의 느낀 점과 생각해볼 주제를 공유한 후, 취침 준비에 들어가며 내일을 기약했다.

둘째 날엔 영화 읽기, 카페지기 형태의 독서토론 후 태백산맥 문학관을 방문했다.

영화 읽기는 모든 학생들이 영화 <Her>를 보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한 모둠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무한한가?’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까?’에 대한 물음을 들어 서로 얘기해본 것을 말했다.

감정은 무한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규정하지 못할 뿐이다,

감정은 큰 맥락으로 유한한 것이다. 예를 들어 행복과 슬픔이라는 맥락이 있고 그 정도에 따라 재미있다, 참담하다고 다르게 말하는 것일 뿐이다.

인공지능에 관해서는 인공지능이 아무리 삶을 편리하게 해준다고 해도 가난한 사람들은 접하기 힘들 것이며 부유한 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익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해 보였고, 학생들의 말은 모두 진솔하고 무게가 있었다.

영화 읽기가 끝난 후 사랑에 관한 독서토론이 시작됐다. 여섯 테이블마다 한 학생이 카페지기라는 사회자를 맡고 그 외 학생들이 돌아가며 테이블을 방문해 토론을 하는 형태였다. 한 모둠은 ‘자기애가 이기심 또는 범죄가 될 수 있나?’ ‘자기애와 타인애는 대립되는가?’를 주제로 토론을 했다. 책 <사랑의 기술>을 통해 사랑의 대상에 관한 질문을 던진 것이었다.

중마고 학생들은 점심 식사 후 보성군 청소년 수련원을 떠나 태백산맥 문학관으로 이동했다. 학생들은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을 대부분 모른다고 했거나 관심은 있으나 읽을 엄두가 안 난다고 했다. 이를 지켜본 해설사는 ‘벌교 가서 돈 자랑, 주먹 자랑하지 말라’는 말의 유래부터 태백산맥 인물들의 구수한 사투리 등을 알려주며 <태백산맥> 독서를 격려했다. 문학관 관람을 마친 뒤 2019 중마고의 겨울 독서캠프도 끝이 났다.

중마고등학교 국어 교사이자 이번 겨울 독서캠프의 지도를 맡은 박종걸 교사는 “교과 시간에 어떤 주제 혹은 책을 가지고 깊이 있게 토론을 할 수 있는 물리적인 여건이 안 된다. 따라서 열의가 있는 학생들끼리 따로 모여 책을 깊이 읽고 생각을 나누자는 취지로 독서캠프를 추진했다”며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가 가지는 사랑에 대한 개념이나 무게가 너무나 가벼워졌다고 느껴졌기 때문에 학생들과 함께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을 잡아보고자 독서캠프의 주제를 사랑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사는 “우리 학생들이 대단하다. 특히 6시간 독서마라톤을 진행하며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독서를 할 시간이 마련되지 않았을 뿐이지 우리 학생들이 책을 안 읽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며 “특히 책을 읽고 떠오른 표면적인 물음 속에서 본질적인 답을 찾아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학교에서도 이런 여유를 갖고 수업을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며 뿌듯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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