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한 달 빨라…광양만녹색연합 '로드킬' 예방 활동

봄날처럼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섬진강 두꺼비들이 예년에 비해 한 달 정도 빨리 겨울잠에서 깨어나 산란을 위해 이동을 시작했다. 추후 갑작스런 꽃샘추위나 한파로 인해 동사나 로드킬이 우려돼 한발 빠른 보호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섬진강 두꺼비 서식지 보호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광양만녹색연합의 모니터링 결과 섬진강 두꺼비들은 지난달 24일부터 겨울잠을 깨고 이동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는 2월20일부터 성체 두꺼비들이 이동한 것에 비하면 25일 정도 빠른 셈이다.

광양만녹색연합은 지난달 28일부터 총 258마리의 두꺼비를 포획해 개체 확인 후 저수지로 이동 조치했다. 이 기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현재까지 104마리가 로드킬을 당한 것으로 파악했다. 2016년에는 227마리, 2017년에는 329마리, 2018년에는 407마리의 두꺼비가 로드킬을 당했다.

두꺼비는 예로부터 섬진강을 상징하는 동물로, 물과 뭍을 오가기 때문에 토양과 수질 오염의 척도를 알아볼 수 있는 생태환경의 지표종이다. 또 먹이사슬의 중간자 역할을 하고 있어 더욱 생태학적 보존 가치가 높다. 두꺼비는 회귀성 동물로, 서식지는 산이지만 산란 장소는 저수지이기 때문에 산란기가 되면 멀게는 2km이상 이동하기도 한다.

박수완 광양만녹색연합 사무국장은 “개발로 인해 섬진강 인근 서식처가 훼손되고 도로가 생기면서 로드킬로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며 “이대로 방치한다면 3-4년 뒤에는 개체가 아예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광양만녹색연합은 두꺼비들이 우수로에 쌓인 퇴적물로 인해 이동길이 막혀 도로로 나와 로드킬을 당한 것으로 보고 지난해 광양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반으로 자원활동가 및 주민들과 협력해 우수로를 정비했다. 그 결과 지난해 로드킬 당한 두꺼비는 147마리로 현저히 줄었다.

이와 함께 생태통로를 설치, 생태통로 주변구간 로드킬도 2017년 94마리에서 2019년 33마리로 감소시켰으며 도로 주의판 설치, 두꺼비 보호 활동과 필요성을 담은 동영상 등을 제작, 배포하기도 했다.

광양만녹색연합 관계자는 “꽃샘추위나 한파가 오면 성체와 올챙이, 알들이 제대로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에 도래할 수 있다”며 “산란이 20일간 이어짐에 따라 당분간 산란지를 중심으로 두꺼비를 안전하게 이동하는 구체적인 지원과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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