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연 광양여자중학교 1학년

▲ 김나연 광양여자중학교 1학년

안녕, 나연아! 요즘 들어 봄기운이 다시 들어오는 듯 해. 작년 이맘때쯤 너는 6학년으로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었지. 그리고 6년 전 봄에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는데, 이제는 6학년 졸업과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네. 조금 떨리지만 설레기도 해. 꼭 너에게는 6년 전 봄이 다시 온 느낌이겠지? 그 기분을 간직한 채‘자전거 도둑’이라는 책을 읽었어.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사회에 대해 더 알게 되어 잘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았어. 또한 중학교에 진학하는 마음을 다잡아줬지.

자전거 도둑에 나오는 수남이는 도시에 올라와서 청계천 세운상가 전기도매업을 하는 가게에서 일을 하면서 지냈어. 수남이가 살던 시골은 도시와 다르게 정겹고 순박한 동네였어. 하지만 도시 사람들은 물질적 이익을 중요시하고 비양심적이었어. 이 책의 시대에도 사람들이 부도덕적으로 이익만을 챙기기 바쁜데 2020년 지금을 생각해 보면 나도 물질적 이익을 중요시 여기는 것 같아 걱정이 돼.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과 물질적 이익만 챙기는 나, 나만 피해를 안보면 된다고 생각하는 나를 보게 된 거지.

수남이는 양심을 지키며 살기 위해 시골로 내려갔어. 그런 수남이의 행동을 보고 정말 결단력 있다고 생각했어. 나라면 빈손으로 동생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기 민망해서 양심이든 뭐든 상관하지 않고 조용히 돈만 벌면서 지냈을 것 같아. 자신이 한 행동이 도둑과도 같다는 생각에 무섭기도 하고 화나기도 했겠지만, 신사 아저씨도 돈을 터무니 없이 받으려고 했으니 상관 없다면서 자기 합리화를 했을 것 같아. 그런데 수남이의 행동을 보고 양심을 따르려는 마음을 본받고 비도덕적인 행동을 해서는 안 되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지.

나연아, 수남이의 행동도 멋있었지만 나는‘민들레 꽃’이야기가 제일 마음에 와 닿은걸 알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궁전 아파트에서 자살하는 사람이 생겼잖아. 막내는 자살하려는 사람이 없어지려면 옥상에 민들레 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 했어. 막내도 예전에 가족들이 자신을 안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자살을 하려고 했거든. 그러나 민들레 꽃을 보고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지.

‘왜 책의 작가는 많은 꽃들 중에 민들레 꽃을 마음에 위안을 주는 꽃으로 정했을까?’라는 의문이 들어 생각에 빠지게 되었어. 화창한 바람이 시원하게 불던 어느 날 민들레 꽃 씨앗이 날아다니다가 아파트 옥상에 내려 앉아. 흙도 충분하지 않고 영양분도 없어 식물이 살기 어려운 곳이었지만 미량인 흙을 최대한 그러모아 뿌리를 내린 민들레는 싹을 틔웠어.

이처럼 이 책의 작가는 현대인들이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고 어려워도 그 생각을 접고 마음을 바꿔주려고 민들레 꽃을 선택한 것 같아. 민들레 씨앗처럼 정처 없이 떠돌다가도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는 강하고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지. 그런 믿음을 알리고 싶었던 거야.

그리고 나는 막내가 한 말 중 ‘그것은 마치 엄마의 보석 반지가 엄마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보석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보석이 진짜라는 보석 장수의 보증 때문인 것과 같은 이치 입니다.’라는 부분이 인상 깊었어. 그리고는 부끄러워졌어. 너도 알지만 내가 옷을 살 때 행복한 이유가 그 옷이 브랜드라서 그런 것 같았거든.

또한 이 이야기를 다 읽고 나니 요즘 사람들은 행복해서가 아니라 행복하기 위해서,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아름답기 위해서 뭐든지‘무엇인가를 위해 노력하고 애쓰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었어. 일을 할 때도 공부를 할 때도 행복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것 같아.

중학교에 올라가는 이 시점에서 난 당당하고 떳떳하게 생활하고 싶어졌어. 무언가를 위해서가 아닌 어떤 일을 하더라도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해. 나연이 넌 내가 본 대로 아는 대로 작정하면 해낼 수 있고 할 수 아이라고 믿어. 중학교 생활이 아직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아 쉽게 적응이 되지 않아도 수남이처럼 민들레처럼 잘 이겨낼 수 있을 거야. 너의 중학교 생활을 너인 내가 진심으로 응원할게.

봄이 오는 겨울에서
너인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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