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향진 (사)광양민족예술인총연합회 대표

3월에 들었다.
101년 전인 1919년의 3월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이어받아야 함이다.

그때는 나라를 빼앗기고 주권이 없었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분연히 일어나 되찾기 운동에 들었고, 덕분에 지금에 이르렀다.

2020년의 3월은 전 인류의 바이러스 감염과 확산에 대응하며 공동체에서 확인, 치료, 확산방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몹쓸것의 감염으로 인해 공동체가 초비상에 걸렸고 어떤 공동체는 규율과 절차에 의해 단속, 격리, 폐쇄가 가해지고 있다.

또한, 대량 확산감염의 온상으로 보이는 어떤 집단은 공동체 구성원들을 집단으로 병들게 하고 외부에도 무차별적인 감염을 자행해 해체가 여론 되고 있기도 하다.

건강한 공동체의 순기능을 되찾기 위한 희망적인 운동들은 늘 있어왔다.
성공이냐 실패냐가 그때그때 판가름 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어떤 것은 오랜 세월을 거쳐 서서히 효과가 드러나기도 한다. 공동체 내의 문화도 오랜 세월을 거치며 서서히 자리를 잡고, 전승 되며, 확산되거나 소멸한다. 물론 변화되기도, 새로 생기기도 할 것이다.

농악은 공동체의 위기상황에서도 그 역할을 다한다. 국가적 위기상황에서도 농악패들은 현장에 서 그 몫을 제대로 해냈다. 광양버꾸놀이와 광양 버꾸농악패들도 광화문과 탑골공원으로 뭉쳤고, 광양지역의 광장에서도 국가적 위기상황에 참여 해 그 몫을 해냈다.

농악은 시대성을 담으며 변화한다. 기능의 향상과 쇠퇴는 물론이고 농악판의 환경이 시대환경과 같이 변화한다. 마을의 농악에서 지역의 농악 으로 변화하듯, 마을사람이 마을농악의 전승 주 체였던 마을단위의 공동체에서, 지역주민 전체가 공통분모를 갖는 지역단위의 공동체로 변모하여 구성된다.

광양버꾸놀이보존회가 그것이다. 마을 공동체 농악에서 통용되는 규율과 절차가 있다. 그 규율과 절차가 무너지면 마을농악도 무너진다. 지역공동체 농악에서도 통용되는 규율과 절 차가 있다. 보존회를 통해서 그 규율과 절차가 잘 지켜져야 한다.

지역단위의 농악이 보존회를 통한 농악의 올바른 전승과 활용이 잘 이뤄지도록 하려면 그 지켜져야 할 내용이 마을공동체와 동일하다고 본다.

지역의 농악단체가 그 지역의 전통과 상관없이 별개의 것으로 만들어져 활개를 친다면, 그 또 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어느 마을에서건 농악이 있었던 터라, 그 마을 농악의 특징을 가지고 지역 의 농악단체를 구성해야 함이 타당하다.

그래야만 마을의 공동체 농악을 돕고, 지역의 공동체 농악으로 성장할 수 있다. 마을 농악을 연행할 당시 마을 주민들의 공동참여와 상호협력이 있었음에공동체 내에 존재가치가 있었다.

현재에 이르러 지역의 농악보존회로 그 지역의 공동참여와 상호협력이 있어야만 존재가 타당하 다. 또한 지방정부라 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그 몫을 담당해 내야 한다. 즉 행정적 지원 제도와 활용의 기회를 보장해줘야 한다.

지방정부가 적극 나서서 그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만들고 역사와 전통의 산물로 여겨 야 한다. 광양지역의 마을농악은 훌륭했었다. 물론 타 지역의 마을농악도 훌륭한 역사와 전통의 산물이며 우수한 민속 문화이다. 전체적인 추세로 마을공동체에서 지역공동체로 마을농악에서 지역의 농악으로 탈바꿈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어느 지역은 그 탈바꿈의 과정에서 소멸되거나, 전혀 다른 지역의 농악이 재인식되기도 한다. 그 런 점에서 볼 때 광양의 버꾸농악, 버꾸놀이는 탈바꿈을 하면서 더욱 더 내적·외적 성장을 이뤄냈고, 전국의 다른 농악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을 고유의 예능으로 성장했다.

그 또한 광양버꾸농악(놀이)보존회의 주요 문화 활동가들이 이뤄낸 결과물이다. 보존과 전승은 물론이고 명문의 반열에 얹어 놓은 셈이다. 그러나 전승 주체가 그것을 포기하고 농악보존회 내의 각 지회 간 불화가 생기거나, 지방정부의 의지가 없다면, 그냥 현재에 머물거나 이내 소멸할지도 모른다.

흥망성쇠는 늘 공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화정책이 잘 반영돼야 하고, 문화재 전승 활동이 일상화돼야 하고, 전승 주체와 그 구성원들이 포기하지 않을 기본적인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긴 세월동안 연행 되어온 마을공동체의 농악이, 지역공동체의 농악으로 거듭나면서 보존회로 탈바꿈하였다. 그 변화하는 과정에서 전승과 보존의 주체들은 그 농악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나 름대로 전국단위와 국제적 단위로 그 활동의 범위를 확장시켜냈고 또 명망을 얻어냈다.

즉, 시대의 변화에 맞추기도, 시대를 예측하고 새롭게 재구성하기도 하면서 현재에 이르렀으니, 앞으로도 그와 같이 지역 농악의 지속성은 여전할 것이라 본다. 단, 앞에서 거론했던 지방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건강한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같이 해결해 나가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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