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당 지지율 서 후보 유리…해룡면 반발은 변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가 지난 16일 경선 재심을 최종 기각하면서 각 정당 본선 후보가 대부분 결정됐다.

장만채 전 전남교육감 출마설 등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민주당 서동용 △정의당 이경자 △민중당 유현주 여기에다 현역의원인 △무소속 정인화 후보가 본선에서 맞붙을 전망이다.

여기에 당의 컷오프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안준노 예비후보와 국가혁명배당금당 △고주석 △무소속 김광영 예비후보 등 6명이 본선을 준비 중이다.

이번 총선 과정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관전 포인트는 험난한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서동용 후보와 무소속 정인화 의원의 격돌이다. 높은 당 지지도를 등에 업은 서 후보와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정 후보와의 싸움은 현재까지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볼 때 서 후보의 우위가 점쳐 지지만 선거구획정 등 민주당발 악재와 당내 경선 후유증이 겹치면서 점점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접전을 향해 가는 모양새다.

사실 두 후보는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당시 경선에서 정 후보가 서 후보를 제치고 경선을 통과해 3선의 민주당 우윤근 후보를 12%라는 예상보다 큰 차이로 이기는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서 후보는 국민의당 경선에 승복하고 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뒤 우윤근 저격수로 활약하며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이후 두 후보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서 후보는 ‘선거 후 상경’이라는 그간의 지역 정치의 나쁜 관행을 깨고 총선 직후 고향인 중마동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지난 4년 동안 지역 곳곳을 누비며 지역밀착형 21대 총선을 준비해 왔다.

특히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입 인사로 민주당에 입당해 김재무 광양시장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당선을 위해 힘을 쏟았으며, 이를 계기로 민주당 사람으로 자신을 확실하게 인식시키며 상당한 지지세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인연으로 김재무 전 전남도의장의 조직 대부분을 물려받으면서 열악했던 조직력 확보에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 과거와는 달리 선거 초반부터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경선을 준비했다.

물론 당내 경선과정에서 안준노 후보 측과의 설전이 오간 데다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의 내락설이 휘말리는 등 부침이 아예 없지는 않았으나 컷오프 통과와 경선에 이어 권 예비후보가 신청한 재심신청의 파고를 뚫고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정 후보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3선 의원 우윤근 전 원내대표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무소속 후보로 지난 2000년 지방선거에서 광양시장 후보로 출마한 전력이 있던 까닭에 총선이 아닌 다시 광양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대다수 관측을 뒤집고 당시 안철수 전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 후보로 나섰다. 호남 전반에서 거세게 일던 녹색바람을 등에 업고 결국 승자가 됐다. 당시 49.88%를 득표해 37.67%에 그친 우 전 의원을 의외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국회 입성 뒤 정 후보는 국민의당 전남도당 위원장, 민주평화당 사무총장, 국회예산결산 특별위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 국회 행정안전위원 등을 의정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

지난 4년간 의정활동을 통해 2조4백억원의 예산을 확보했고 호남 유일 4년 연속 NGO 국정감사 우수의정상과 반부패청렴 대상을 받았다. 무엇보다 지난 4년간 110건의 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입법 활동에 앞장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가운데 △부동산 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양봉산업법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개정안 등 모두 44건의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킨 바 있다. 하지만 의정활동 과정에 부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호남권 의원들과의 갈등이 빚어졌고 결국 통합정당인 바른미래당에 합류를 거부하고 당시 박지원 의원 등이 주도한 민주평화당 창당에 동참했다.

이후 지난해 박 의원과 정동영 대표와의 마찰에 따라 민주평화당 역시 분란에 빠지자 탈당했으나 박 의원이 이끄는 대안신당에 참여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아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이번 총선 역시 정당의 힘을 빌리지 않고 혼자 집권여당 후보에 맞서야 하는 만만찮은 국면이나 시·군민 후보를 자처하며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두 후보에게 닥친 가장 큰 변수는 순천시 해룡면이 새롭게 선거구에 편성됐다는 점이다. 유권자 3만5천여명에 이르는 해룡면의 표심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선거에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해룡면은 순천이 분구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쪼개기 선거구획정이 이뤄지자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 대한 책임론이 만만찮게 불고 있다. 선거구획정 국회 통과과정에서 순천시 분구의 부당성을 강력하게 제기했던 정 후보가 이번 선거구획정에 대한 민주당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면서 해룡면 민심을 자극하고 나설 경우 화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서 후보로서는 이 같은 민주당 책임론을 어떻게 만회하느냐가 또 하나의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서 후보가 경선 뒤 곧바로 순천시와 순천시의회를 잇따라 방문하고 대학병원을 유치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우려를 반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