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회관, 경로당 폐쇄 및 대면운동 최소화

총선 후보들 ‘인구 5만’ 해룡면에 총력전
노년 및 농촌‧면단위 유권자, 깜깜이 선거할 판

“누구 찍어야 혀? 총선이 코앞인데 누가 나왔는지도 모르것어, 옛날에는 노인정이나 마을회관으로 한 번씩 오고 그러드만, 올해는 이놈의 코로나 때문에 나다니질 못 한께 통 아는 것이 없어. 괜히 밖에 나가기도 성가신께 투표 안 할까 싶어.”

옥룡면에 사시는 한 70대 어르신의 말이다.

총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노년층과 농촌 및 군소 마을 유권자들이 총선 관련 정보를 얻기 힘들어 혼란을 겪고 있다.

코로나 19로 경로당과 마을 회관 등이 폐쇄된 것과 대면 선거운동 최소화 등이 원인이지만 여기에 최근 광양‧곡성‧구례 선거구에 해룡면이 갑작스럽게 포함되면서 총선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해룡면 표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더욱 군소 지역 유권자들은 후보들을 대면할 기회가 적어졌다.

예비후보들의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23일 이후 코로나 19에 대한 국가 위기 경보가 심각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경로당과 마을회관, 공공시설 등이 폐쇄됐다. 이때를 기점으로 대다수 총선 후보들은 대면선거운동을 지양하고 인터넷, SNS, 문자나 전화 발신 운동에 치중하는 방식으로 선거운동 전략을 수정했다.

한 후보는 “코로나 19확산 우려로 악수나 명함 주고받기가 힘들어져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선거 운동이 없었다”며 “1월에는 곡성, 구례나 옥룡, 다압 등 면단위 마을 구석구석을 돌며 어르신들도 만나 뵙고 했는데 지금은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는 장소도 시장 외에는 없고 그마저도 조심스러워 군소지역 선거운동이 많이 위축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면 단위 마을 유권자들은 감염 취약계층인 노년층이 많은데다, 이들은 SNS나 인터넷, 스마트폰을 활용한 정보 접근이 쉽지 않다. 게다가 이번 총선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시행되면서 새로운 정당이 출현하고 많은 후보자가 난립해 더욱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급작스럽게 해룡면이 선거구로 편입되면서 총선 후보자들이 ‘해룡면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 돼, 더욱 군소지역 선거 정보 소외 양상은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다른 후보는 “곡성, 구례, 광양 면 단위까지 다 다니려면 시간도, 비용도, 인적 자원도 많이 들기 때문에 총선이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택을 해야 했다”며 “어쩔 수 없이 면적은 좁지만, 5만5천명이 몰려 사는 해룡면을 공략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에서 선거운동 전략을 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면 지역에 사는 한 시민은 “4년 동안 우리 지역을 대표할 일꾼을 뽑는데 코로나19 사태에다 선거구 확장까지 겹쳐 후보들의 면면을 제대로 살필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농촌 지역과 면단위 유권자들이 깜깜이 선거를 치르지 않도록 선관위와 후보자들의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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