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진 광양민족예술단체총연합회(준) 대표

▲ 양향진 광양민족예술단체총연합회(준) 대표

광양버꾸놀이보존회 결성 이후 1992년부터는 산하에 읍·면 단위의 농악단을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기존의 보존회원들이 연로해지면서 활동력이 약해진 점도 있지만, 산하의 면·읍·동 농악단이 함께 보존회를 구성함으로써 지역공동체 내에서 대중적인 인지도와 사회적 관심은 더욱 확대되었다.

한 때, 광양버꾸농악보존회는 광양시 공동체 내에서 가장 활동력 있는 단체로 알려져 있었다. 매년 광양시에서 개최되는 고로쇠약수축제, 매화축제, 전어축제, 숯불구이축제, 철쭉축제 등에서 빠지지 않고 공연을 하였고 지자체에서도 광양을 대표하는 전통공연예술단체로 인정됐었다.

광양버꾸농악은 외부의 단체들과 지속적인 교류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전남을 비롯한 전국의 농악 관련 단체와 연대하여 문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광양버꾸농악은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게 되었다.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문화가 목적인 삶으로 향유될 때 행복지수가 높아진다고 한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과정에서 민중문화의 근간에 있는 농악을 향유함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그 지역민들이 향토전통문화를 전승한다면 그 또한 삶에 일부가 될 것 이다. 개인에서 가족으로, 지역에서 국가적으로 연결되어 궁극의 문화행복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농악은 과거의 전통문화이며 현재의 문화주류이며 미래의 문화희망이다. 그런 문화를 향유함이 개인과 가족으로, 지역에서 국가적으로 전개됨이 마땅하다. 문화운동은 그래서 더욱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광양지역을 포함한 다른 지역의 문화운동가들도 지역공동체의 명분을 가진 그 지역 고유의 문화 활동에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그 지역의 마을굿과 지역농악을 통한 연계와 되돌리기 작업을 수행하며 문화운동에 임한다면 전통문화를 현재에 향유하며 삶의 질을 높여 문화행복을 더욱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현재 광양의 주민들은 토착민과 이주민의 구분이 되지 않는다. 그냥 광양시민으로 공존한다. 물론 이러하고 저러한 것들을 따지다 보면 구분이 되기도 하지만 결국 몇 단계를 거치면 거의 대부분 서로 연결되어 있는 인맥구조이다. 광양버꾸농악의 향유자들도 그렇게 연결되어 있다. 그동안 꾸준한 전수활동을 통해 유입민들도 광양버꾸농악을 향유한다. 대부분의 문화센터가 그렇고 광양관내 각 마을로 유입되어 정착하고 있는 이주민들도 버꾸농악을 직접 접하여 그 공동체 내의 축제에 공동 참여한다. 이주민 출신의 전수자들 중엔 지역의 농악단에서 직접 활동하는 치배들도 있다. 물론 토착민과 이주민 대부분이 기량이나 예술성을 갖추진 못할지라도 버꾸농악의 꾸준한 강습으로 초보적인 단계에서도 참여가 가능하도록 대중화 됐기에 그렇다고 볼 수 있다.

토착민이지만 버꾸농악을 향유치 않는 주민도 있고, 이주민이지만 적극적으로 버꾸농악을 전승하고 활용하는 주민도 있으니 이미 버꾸농악은 광양관내의 모든 주민들에게 보통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본다.

현재 버꾸농악보존회에서 꾸준한 전승활동을 펼치는 전수지도자들 중에서도 이주민들이 있다. 즉 버꾸농악을 체계적으로 전수받고 또 현장으로 참여하여 공동체의 축제를 구현하고 다시 마을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지도자의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또 그와 반하여 토착민이지만 버꾸농악을 전수 받고도 버꾸농악의 체계와는 상관없이 위계질서와 농악의 내면에 있는 공동체의 규율과 정신을 위배하기도 한다.

보존회에서 치러 내고 있는 광양백중축제에는 광양관내의 농악단들 뿐만 아니라 타 지역의 농악단들과 농악인들이 많이 참여한다. 따라서 광양관내의 향토문화의 전승의미가 강하게 나타나며 지역단위 공동체의 활력을 생산하는 순기능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광양버꾸농악의 각 지회에서 치러내는 작은 단위의 잔치에도 보존회의 각 지회농악단원들이 서로 도와 품앗이의 개념으로 행사에 참여하는데 흡사 두레와 같은 의미의 순기능적인 내용과 같다고 본다. 물론 그 안에서 소동패와 대동패의 의미처럼 위계질서가 공유되고, 동제를 올릴 때처럼 정갈한 마음가짐으로 정신적인 의미가 강화된다면 공동체의 정신도 회복되리라고 본다.

어느 때부터인가 타 지역에서 활동하는 몇몇이 광양관내의 면·읍·동과 문화센터에서 수업을 진행하면서 보존회의 활동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그 때문에 이간질이 생기고 변절이 생기기도 하며 아직은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고 할 광양버꾸농악을 폄하하기도 짓밟기도 한다. 하지만 그 또한 현재의 광양버꾸농악보존회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앞으로 광양버꾸농악은 그 명분과 위상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사실은 인근의 타지역농악단에도 초창기에 광양버꾸농악을 전수한 적이 있었으나, 그 타지역농악단들이 먼저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권위를 갖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광양버꾸농악은 외면당하게 되면서 일어난 일이기도 하다. 물론 제도적 장치가 우수한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을 상층과 하층의 관계로 설정함은 옳지 않다. 하지만 통념적으로 그렇게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 즉 소동패에서 대동패로 인정되면 그 몫을 인정해 주었듯이 지금 현재의 광양버꾸농악도 소동패에서 대동패로 인정되면 그 위상이 설 것으로 본다. 즉, 현재의 광양버꾸농악의 전승명분에 제도적 장치를 구성하는 일이 소동패에서 대동패로 인정받는 것이다.

광양버꾸농악은 국가적인 일에 앞장서서 그 역할을 해냈다. 국가적 위기의 상황에서 늘 앞장서며 위급을 해결해 냈다. 또한 타 지역의 축제와 행사에 참여하여 한반도의 남쪽에서 공동체세상을 풍요롭게 하였다. 아마도 곧 한반도의 북쪽과도 연대하여 한반도 전체의 공동체를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본다. 한반도의 대동농악세상을 펼치며 세계만방으로 확산될 거라고 본다. 즉 농악이 가지고 있는 그 거시적 의미의 공동체를 구현하고 문화운동으로써 문화희망을 가지며 문화행복을 추구하는 인간다운 삶의 목표를 실현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