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기 광양제철 고등학교 1학년

▲ 최민기 광양제철 고등학교 1학년

뉴턴은 1687년 그의 저서 ‘프린키피아’를 통해 근대 역학과 근대 천문학을 확립했으며 1704년 ‘광학’을 출판했다. 대학시절 런던에서 흑사병이 퍼져 케임브리지 대학이 휴교하자 고향에 내려가 미적분의 기초를 만들 정도로 쉼 없이 생각하고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연구에 매진한 열정이 이뤄낸 결과 중 하나였다. 뉴턴의 묘비에 새겨진 영국의 유명한 시인 알렉산더 포프의 헌시를 통해 근대과학의 아버지로 칭송받은 그의 업적은 모두가 알고도 남음이다.

“자연과 자연의 법칙은 어둠 속에 숨겨져 있었네. 신이 말하길 ‘뉴턴이여 있으라.’ 그러자 모든 것이 광명이었나니.”

그러나 뉴턴의 이면이 하나 둘 씩 드러나고 있다. 뉴턴은 인생 중반에 물리학 연구보다 중세시대의 낡은 유물에 불과한 연금술과 종교 연구에 훨씬 더 많은 힘을 쏟았다. 그는 괴팍해서 대인관계도 원만하지 못했다. 40대에 왕실 조폐국장이 된 뉴턴은 위조화폐 방지에 열을 올렸으며 범인을 잡으면 피도 눈물도 없이 사형을 집행했다. 이러한 뉴턴의 이면은 우리가 뉴턴의 위대함을 인정하는 동시에 그의 실제 모습 또한 직시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뉴턴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통해 신이 사는 천상과 인간이 사는 천하로 나뉘어 있던 세상을 천상과 천하가 따로 없는 평등한 세계로 바꿨다. 이는 계몽주의 사상으로 연결됐으며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볼테르와 독일의 합리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 등 많은 사람들이 뉴턴의 과학에 주목했다. 뉴턴은 세상을 바꿨으며 뉴턴 외에도 수많은 천재들이 세상을 바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에서 교과서 속 지식만을 배우기 때문에 기존의 이론들을 배워나갈 뿐 세상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계속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우리 사회는 발달할 수 없다. 그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뉴턴과 같은 천재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천재’라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천재는 단지 그 시대가 필요로 하는 능력을 타인에 비해 많이 지닌 사람이다. 이는 뉴턴의 어린 시절을 보면 명확해진다. 뉴턴의 어머니는 재혼한 남편과 사별하자 아들을 농부로 만들려고 했다. 만약 뉴턴이 농부가 됐다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두 가지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로 비범한 수학능력을 지닌 뉴턴이지만 농사와 신체활동에는 재능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두 번째로 농사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뉴턴에게 천재라고 부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는 알지만, 그해 수확량이 가장 많았던 농부가 누구인지는 모르는 것이 그 예이다.

뉴턴의 수학적 재능은 뉴턴 고유의 것이다. 세상은 천재의 기준을 제공했으나 뉴턴에게 천부적 재능을 부여하지는 않았다. 뉴턴이 운 좋게 수학능력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그의 능력까지 사회의 것으로 보는 것은 다소 폭력적이다. 게다가 뉴턴과 동시대를 살아간 인물들이 모두 만유인력의 법칙을 고안해 내지는 못했다. 뉴턴과 다른 사람들 모두 동시대에 태어났지만 업적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대가 개인의 능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뉴턴이 환경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완전히 반박하기는 힘들다. 뉴턴이 기초 교육을 받지 못할 정도로 가난했다면 스스로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유전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그의 유전자는 그가 설계하거나 조작한 것이 아니다. 뉴턴이 태어나기 이전 그는 자신이 수학적으로 비범한 능력을 가지겠다고 선택한 적이 없다. 게다가 뉴턴이 농부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선생님이 어머니의 결정에 반대하지 않았다면 그는 천재적인 수학자이자 과학자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뉴턴은 자신의 고유한 능력을 발판삼아 쉼 없이 연구해 업적을 이뤘다. 뉴턴이 수학적 능력을 얻는 과정에서 노력한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수학적 재능이 뉴턴의 것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는 없다. 환경은 뉴턴이 기초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지만, 우리나라처럼 교육이 과열된 나라에서조차도 뉴턴과 같은 인물은 나오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뉴턴이 혼자서 그 많은 과업들을 마무리 지은 것은 아니다. 만유인력법칙의 핵심인 역제곱법칙은 뉴턴 이전에 로버트 후크에 의해 이미 제시된 적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뉴턴의 수학적 재능이 그의 소유이기에 그의 업적 또한 그의 성과물이다. 뉴턴이 세상을 바꾸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세상과 시대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고, 천재의 기준과 필요는 시대가 정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러한 시각만이 우리가 뉴턴을 신격화된 존재가 아닌 인간으로서 대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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