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통(행복통, 건강통, 웃음통) 통사 사랑하자!
푸드아트테라피, 웃음치료 등 심신 건강 회복

옛날 마을 공동 우물터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마을의 대소사를 의논했던 풍경들, 두레, 향약으로 이어오던 공동체의 미풍양속이 현대 사회에 접어들며 산업화와 개인주의, 핵가족화로 인해 사라짐에 따라 사회 양극화와 주민 간의 갈등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 살면서도 이웃이 누구인지 모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안타까워한 지역민들은 더불어 함께 사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민-관 협력으로 이뤄지는 ‘마을공동체 사업’도 그 일환이다. 현재 우리 지역에 어떤 마을공동체가 있는지,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매주 1곳의 마을공동체를 찾아 탐방해본다.<편집자주>

 

 

황길동 통사마을. 이곳은 도시개발로 인해 곧 없어질 마을이다. 통사마을 주민들은 그렇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더욱 소중하고 서로에 대한 마음이 애틋하다.

특히 매일처럼 마을회관에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고 함께 웃고 울며 동고동락했던 부녀회원들의 정은 더할 나위 없이 끈끈하다.

마을을 떠나기 전, 좀 더 많은 추억을 쌓고 싶어 통사부녀회원 23명은 지난해 광양시 마을공동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평소 마을을 오가며 어르신들의 건강을 보살피고 즐거움을 안겨주며 봉사하던 웃음치료사 이정혜 강사의 도움을 받아 ‘통통통(행복통, 건강통, 웃음통) 통사 사랑하자’는 사업을 진행했다.

60대 후반부터 90대 후반 노인분들로 구성된 부녀회였기에 사업 기획, 회계, 서류 작업 등 거의 모든 일은 이정혜 강사의 몫이었다.

매주 1시간, 점심시간이 지난 후 진행된 프로그램에 부녀회원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거의 빠지지 않고 전원 참석하는 열정을 보였다.

웃음치료와 푸드아트테라피로 꾸며진 프로그램을 6개월간 진행하면서 통사부녀회원들은 웃음을 통해 진정한 자신감과 긍정적 환경을 만들고 정서적, 육체적 건강을 회복했다. 인간관계를 회복하고 마음 깊이 억압돼 있는 불만, 증오, 억울함, 공격성 등을 웃음의 날숨을 통해 날려보냈다.

특히 푸드아트테라피 시간은 프로그램이 끝나면 썼던 재료를 먹을 수 있기에 가장 인기가 많았다.

김밥으로 마을 이름을 만들어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소속감과 유대감을 돈독히 하고, 건빵을 물엿으로 붙여 도화지를 만든 뒤 본인의 얼굴을 그려보며 자아 발견과 과거 회상, 현재의 상처를 들여다보며 치유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과자로 집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마음의 건강을 도모해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겨 웰다잉을 준비하는 시간도 가졌다.

통사마을 주민들의 화목한 일상이 멀리까지 소문이 났는지 지난해 KBS1 TV 방송국에서 촬영이 나와 주민들의 웃음꽃 활짝 핀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방송에도 출연했다.

통사마을은 황영 이장님이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유연한 여성 리더십과 열정으로 마을을 이끌고 있다. 때문에 여느 마을과는 달리 세대나 고부 갈등 없이 두루두루 가족처럼 친하게 지낸다.

지난 1년간 내실 있게 마을공동체 사업을 진행한 통사마을은 올해 좀 더 규모를 키워 전남도 마을공동체 사업에 도전해 선정됐다. 올해는 남성 주민들도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해 악기 연주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정혜 웃음치료사는 “어르신들은 만나서 어디 아픈 얘기, 주변 사람 얘기만 하시는 것을 보고 많이 안타까워 긍정적이고 새롭고 신나는 일들을 경험해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에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성했다”며 “통사마을 주민들의 마지막 추억을 더욱 찬란하게 빛내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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