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적 동의 않는 145명“ 노조 해산 받아들일 수 없어”

분사 매각에 반발해 성암산업 노조가 천막농성에 들어간 지 159일째다. 그러나 성암산업 노사의 갈등은 너무 일찍 찾아온 무더위처럼 갈수록 뜨겁다.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현재 성암산업은 태운과 삼진, 광희, 대주 등 협력사는 물론 새로 설립된 신성이라는 회사에 분사 매각을 끝내고 아직 전적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해고예고 통지서를 보낸 상태다. 구내운송 작업권을 매수한 이들 회사 가운데 구내운송 경험이 있는 회사는 삼진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까지 전적동의서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대량해고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현재까지 전적동의서를 내지 않고 분사 매각 철회와 포스코의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노동조합과 함께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조합원수는 모두 145명이다.

올해 초 208명에 이르던 조합원 수는 회사가 분사계획을 발표한 뒤 50여명에 이르는 조합원이 노조를 탈퇴한 뒤 전적동의서를 제출하고 매각된 회사로 전직했으나 여전히 4분의 3 가까운 조합원이 부당노동행위와 노동탄압 철회를 촉구하며 아침마다 회사 휴게실에서 포스코 2문까지 걸어가는 거리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일과 10일 두 차례에 걸쳐 성암산업 노사와 포스코,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4자가 만나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성암산업측은 여전히 분사 매각 결정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고 다만 포스코 측은 작업권을 매수한 회사로 전직해 줄 것을 노조에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고용승계 보장안을 내놓고 노동조합 해산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박옥경 성암산업 노조위원장은 “성암산업 경영진은 물론 포스코 역시 분사와 매각을 인정하고 노동조합을 해산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셈”이라며 “이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암산업 폐업, 그리고 분사와 매각이 완료되면 가장 이득을 보는 세력이 바로 이번 갈등의 배후”라며 “이번 기회에 노동조합을 와해시키고 새롭게 작업권을 쪼개 가진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어느 한 구내운송 회사에 노조가 생기더라도 다른 여타 회사를 대체 투입이 가능한 구조로 변경해 사실상 노조의 단결권을 무장 해제시켜 이득을 보는 포스코가 바로 배후”라고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분사와 매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그동안 성암산업 노조가 일구어온 모든 임단협이 부정되고 배제되는 것”이라며 “성암산업 노조의 투쟁은 단순히 성암산업 노사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하청업체 전체 노사에 적용되는 사례가 될 수 있는 만큼 절대 투쟁을 멈출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성암산업 노조는 그동안 펼쳐온 천막농성과 거리투쟁 이외에 광양시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며 광양시청 현관 앞에서 일인시위에 돌입했다.
대량 실업 사태가 예고된 상황이지만 정현복 시장을 비롯한 광양시 관계부처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데 대한 항의 표시다.

박 위원장은 “서동용 국회의원과 지역 정치권이 나서 포스코를 향해 성암산업 노사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광양시는 전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며 “대량 실업사태가 불 보듯 뻔한데도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광양시의 속내가 궁금하다”고 서운
함을 드러냈다.

성암산업 노조는 분사와 매각 철회 및 이달 말로 예고된 해고통지가 진행될 경우 보다 강경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 한국노총 금속노련과 결합해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집회를 갖고 성암산업 노사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연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면서 성암산업 문제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차원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현재 포스코와의 교섭권을 가진 포스코 노동조합이 한국노총 금속노련 소속이어서 그 여파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이 성암산업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이날부터 단식 농성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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