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145명 분리 고용 뒤 1년 안 포은으로 고용승계

12일 최종합의안 도출될 듯…기존 임단협 보장이 관건

성암산업이 지난달 30일 끝내 분사매각을 완료하고 폐업에 들어가면서 국회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해 우려를 키웠던 성암산업 노동조합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빠르면 오늘(13일) 성암산업 노조와 포스코, 신생회사인 포은과 최종 합의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국으로 치닫던 성암산업 분사매각 갈등이 이처럼 해결점을 찾은 것은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중재가 큰 힘을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문성현 위원장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면서 성암산업 노조는 물론 협력사 노사문제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을 들어 그동안 손을 놓고 있던 포스코를 협상 테이블에 끌어 들
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던 성암산업 노동자 145명이 3일 자정 국회 앞 단식농성을 해제했다. 단식 5일만이다. 이어 경사노위의 중재로 성암산업 노조와 포스코와 분사매각 관련 신생 협력사인 포인 6일부터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에 돌입했다. 다만 성암산업 노조는 국회 앞 노숙농성은 최종적인 합의가 도출될 때까지 유지키로 한 상태다.

경사노위의 중재안은 지난달 30일까지 전직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아 해고된 성암산업 노조원 145명을 성암산업이 분사 매각한 5개 하청업체에 분산 고용시켰다가 1년의 기한을 두고 가장 많은 조합원이 소속되게 되는 신설 법인인 포은으로 고용 승계토록 한다는 게 핵심 골자다.

그리고 단체협약 역시 조합원 다수가 고용되는 포은과 협상을 진행해 체결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포스코와 성암산업노조가 대화를 시작되면서 그동안 쟁점이 됐던 분사 없는 매각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분위기다. 핵심 쟁점은 그간 성암산업 노사 간 체결한 노동조건 보장 및 단협 승계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6일 1차 협상에선 포스코와 신설 회사에서 안을 가져오지 않음에 따라 원칙적인 협상 운영방식에 대해 논의하고 7일 사측이 제시한 안을 두고 의견 조율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9일 오후에 진행된 교섭을 통해 성암산업 노조와 포스코, 포은 3자는 상호 간 협상을 통해 합의에 상당한 진척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박옥경 성암산업 노조위원장은 “전날(9일) 협상을 통해 80% 정도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본다”며 “이날 협의된 내용을 각자 경영진에 보고한 뒤 13일 다시 만나 최종 협상을 벌일 방침이다. 이날 최종합의문 작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중재안에 모두가 동의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큰 틀뿐 아니라 세부사항에 대한 합의를 문서화하고 이를 지키도록 강제하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라며 “경사노위는 물론 원청인 포스코가 협상 당사자로 나선 만큼 합의서 작성은 안전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다만 “최종적으로 도장 찍을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 최대한 합의를 끌어내는 방향으로 힘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세종 경사노위 전문위원은 “이번 중재안은 노사가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만약 노사가 합리적으로 결론을 내리면 경사노위가 합의를 보증하는 공증 역할을하겠다”고 설명했다.

성암산업 노조는 성암산업이 분사매각을 추진하자 이에 강력 반발하면서 180여일이 넘게 광양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왔고 지난달 30일 회사가 폐업과 동시에 집단 해고하자 국회와 포스코센터 등지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여왔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