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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호흡으로 해석하는 것이 시를 읽는 즐거움”김혜련 시인…세번째 시집 ‘야식일기’ 발간
윤별 기자  |  star26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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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12  21: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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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발간한 개인 시집…103편 총 5부로 구성
모교이자 교편 잡고 있는 광양여고에 100권 기증


김혜련 시인을 만난 곳은 광양여고 교정이었다. 국어교사로 교편을 잡고 모교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는 한편 지역 내에서는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시인으로 제법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다. 두 번째 시집 『가장 화려한 날』 이후 10년 만에 세 번째 시집 ‘야식일기’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삶에 대한 진정성 있는 통찰을 통해 독자에게 작은 위로를 건넨 시집 ‘야식일기’에 관한 진솔한 생각을 풀어냈다.

김 시인은 “시는 정서가 중심이 되는 문학 장르다. 시인의 삶에 여정이 묻어있거나 때론 작은 꼬투리 하나에 상상을 극대화해 전달력을 높여가며 독자에게 의미를 전하지만, 결코 감정의 방향성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 시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같은 시를 읽었음에도 독자의 상황, 처지, 살아온 삶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며, 활자 안에 담을 수 없는 수많은 의미들이 존재한다는 매력이 시인으로서 꾸준히 시집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운을 뗐다.

▲ 김혜련 시인

이어 “세 번째 시집 ‘야식일기’에 등장하는 ‘나’는 다양한 ‘나’로 해석될 수 있다. 시인인 내가 투영돼 쓰여진 ‘나’도 존재하지만, 작은 사건이나 제3의 인물 등에 상상력이 입혀져 만들어진 ‘내’가 존재한다”며 “가끔 독자들이 시에 등장하는 ‘내’가 모두 시인인 것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며 웃음 지었다.

시집 야식일기는 103편의 시가 총 5부로 나뉘어 실려있다. 1부는 표제작이 ‘팔영산’으로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주제로 한 서정시 22편을 엮어놨다. 2부 ‘교지 편집을 하며’는 표면적으로는 학교 현장에 관한 내용의 시지만 결코 학교라는 한정된 공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노동의 현장이란 포괄적 의미로 묶어 애환과 휴머니즘을 담아내려는 흔적이 곳곳에 묻어난다.

3부 표제작은 ‘종합병원 진료 순번 대기 중’으로 질병과 아픔 그리고 극복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김 시인이 투병 기간 중 겪었던 이야기들을 담담한 문체로 그러나 깊은 울림과 감동이 버무려진 진솔한 시 20편이 엮여있다.

4부 ‘육교에서’는 평범한 일상을 그려낸 자아성찰적 내용이 인상적인 19편의 시로 구성됐다. 마지막으로 5부는 ‘2월 하루’라는 표제작을 가지고 가족애를 그려냈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의 향수를 자극하며 슬픈 이면의 따듯한 위로를 만날 수 있다.

▲ 김혜련 시인의 세번째 시집 야식일기

“때론 백 마디 말보다
마음에 와닿는 한 줄의 글이 더 큰 위로”


김 시인은 “3부를 읽어본 독자라면 알겠지만 투병의 기간이 있었다. 늙으신 아버지가 아픈 자식을 위해 환자만큼이나 고달픈 병간호를 해주시며 딸을 지키셨는데, 정작 아버지는 너무 급작스럽게 돌아가셔서 가난으로 고생만 하시다 보내드린 한이 때론 슬픔으로 때론 그리움으로 시집에 여기저기 묻어있다”며 “2007년 2집 『피멍 같은 그리움』발간 후 10년이 지난 지금, 문학적 기교로 멋을 부린 화려함을 내려놓고 대중적이고 쉽게 읽히나 잔향이 오래남는 시로 다가서야겠다는 생각을 시집에 많이 반영했다”고 말했다.

등단 20주년을 맞이한 해이기도 해 더욱 뜻깊은 이번 시집 야식일기는 2020년 전라남도문예진흥기금을 받아 제작했다. 일반적인 자비 출판 시집이 아닌 전남문화예술재단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발간돼 공식적으로 작품성이 검증된 셈이다. 김 시인의 작품에 대한 열정과 문학성을 고스란히 담은 이번 시집 100권을 모교이자 교편을 잡은 광양여고에 기증할 의사를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시인은 “삶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의미를 깨우쳐 가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독자와 함께 나눌 생각”이라며 “존경하는 은사님의 ‘글 쓰는 사람은 책을 내야 존재 이유가 있다’라는 말씀을 항상 가슴에 새기며, 앞으로도 꾸준한 발간을 통해 시를 매개체로 독자와 함께 숨 쉬고 공감하는 시인으로 남고 싶다”고 소망했다.

한편 김 시인은 광양에서 출생해 2000년 월간 『문학21』, 2007년 월간 『시사문단』으로 등단했다. 시집 『피멍 같은 그리움』, 『가장 화려한 날』, 공저 『평행선』 외 24권을 냈다. 현재 순천팔마문학회 회원, 빈여백 동인, 한국문인협회 상벌제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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