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걷는 남자’ 이 영화는 실화이다. 9.11 테러로 지금은 사라진 세계 무역 센터 두 타워 사이를 잇는 한 줄의 와이어 위를 춤추듯 건너는 퍼포먼스를 펼친 남자가 있었다. 필리페 페팃은 안전장치 하나 없이 두 건물 사이를 건너는 세기의 퍼포먼스를 했다. 하늘을 걷는 남자는 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필립이 파파 루디의 말을 떠올리는 장면은 오래 마음에 남았다. “세 걸음을 남기고 많은 사람들이 죽지. 아직 끝난 게 아닌데 끝난 줄 알거든” 이란 말은 여러 가지 의미로 다가왔다.

줄을 다 건너갔을 즈음 사람들은 필립의 공연이 끝난 줄 알고 환호하지만 완전히 착지하기 전 까지 필립은 파파 루디의 말을 기억하며 세 걸음을 소중하게 공연한다. 우리도 일상 속에서 어느 정도 이루고 나면 마치 그 일을 완성한 것처럼 끝부분을 대충 끝낼 때가 있기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여 마지막까지 소중히 끝내는 것의 중요함을 알 수 있다.

필립은 쉽게 자신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가 500번 이상 경찰에게 체포될 정도로 조국인 프랑스는 줄을 타고 묘기를 부리는 것에 대해 하찮다고 여겼다. 또한 필립의 아버지는 국가가 하찮게 여기는 것보단 인정받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길 원했다. 필립의 아버지는 줄 타는 필립을 그저 서커스단 광대로 생각하고 아들을 몰아부친다. 필립은 아버지와 줄타기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과 가치관 때문에 갈등이 잦았고 결국 그는 집을 나왔다.

하지만 필립은 포기하지 않았고 더욱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했다. 아마도 그가 목숨을 건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포기하지 않았던 자신의 신념과 조력자들 덕분이었을 것이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굳건했고 스스로를 얼마나 믿느냐에 따라 성공하는 것도 달라진다고 필립은 생각했다. 애니, 장 루이 등과 같은 조력자들 또한 필립을 끝까지 돕고 믿었기에 그는 수많은 갈등과 고난을 극복하고 자신의 신념을 성공으로 이끌어낼 수 있었다.

110층 높이인 세계무역센터를 무려 45분 동안 8번이나 왕복한 필립의 무모한 퍼포먼스는 ‘세기의 예술적 범죄’로 기록됐고 최고의 예술가라는 명성을 안겨줬다. 불법이지만 고공 줄타기를 하여 새로운 예술을 창조했고 많은 사람의 찬사를 받았다. 하나밖에 없는 생명이지만 시공간을 뛰어넘는 기존에 없던 예술을 만든 필립의 고공 줄타기는 사람들의 인식과 생각을 변화시켰고 예술의 영역을 넓힌 계기가 되었다.

8살 때 하얀 악마들이라는 오만 코프스키 가족 곡예단을 보고 줄타기에 푹 빠진 필립은 독학으로 끊임없이 줄타기 연습을 하면서 자신이 줄타기에 자질과 흥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줄타기라는 삶의 목적이 너무나 분명했던 이유였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루고 싶은 일이나 삶의 방향을 찾는 건 어렵다. 책임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목표 의식을 갖추는 건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를 거쳐야 가능하고 이후에도 보람을 얻을 거란 장담을 하기는 어렵다.

필립처럼 누군가가 정해준 삶의 목표가 아닌 스스로 목적을 세워야 좀 더 책임 있는 삶을 추구할 수 있고 만족스러운 삶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목적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삶에서 무엇이 소중한지 몰라 주변 사람들의 요구나 사회에서 유행하는 가치에 따라 그저 휩쓸려 다니게 된다. 삶의 목적이 분명하다면 무수히 많은 도전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버팀목을 갖는 셈이다. 우리는 살아갈 때 실수로 또는 자신의 의지나 의도와 상관없이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하지만 삶의 목적을 지닌 사람은 열정적이고 의욕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다.

나는 15년이라는 삶을 살면서 우리의 삶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15년 인생에 불행과 행복이 교차했듯이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우리는 삶에서 여러 사람과 갈등을 겪으며 고통스러울 때도 있다. 힘들 때마다 지치는 것이 당연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옆에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극복하며 성장해야 한다. 필립이 줄타기라는 삶의 목적을 향해 조력자들과 함께 연습하고 준비하여 성공했듯이 우리도 망망대해에서 해매기 보단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