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쿡…내 손으로 요리하며 건강과 재미를 동시에
스마트폰 앱이나 간단한 운동기구 이용 홈트도 인기
홈카페, 영화 다시보기 등 문화생활도 집에서
독서나 외국어 습득, 자격증 취득의 기회로 삼는 실속파 등장

# 2020년 1월 11일 주말 아침. 마동에 사는 박은미 씨는 8시쯤 골프연습장에서 운동을 한 후 마트에 들려 주말에 먹을 식재료를 구입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근처 국밥집에 들려 아점을 먹고 가족은 LF아울렛으로 향했다. 북적이는 아울렛에서 아이들 옷을 구매하고 같은 건물 안에 있는 CGV 영화관에 들러 가족영화 1편을 관람 후, 중마동으로 들어와 지인 가족과 야외 테라스가 있는 치킨집에서 치맥을 즐기며 주말을 마무리했다.

# 2020년 7월 11일 주말 아침. 은미 씨는 일어나자마자 몇 달 전 구매한 스쿼트머신 위에 섰다. 5세트로 나눠 스쿼트 100개를 하고 나니 땀이 제법 났다. 이후 그라인더로 원두를 직접 갈고 핸드드립으로 내려지는 향긋한 커피 향이 온 집안을 가득 채운다. 어제 택배 배송된 스파게티 반조리상품을 꺼내 가족들과 아점을 먹었다. 은미 씨는 친한 친구와 전화로 수다를 떨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이후 인터넷으로 아이들 여름 샌들 구매 후, 가족은 안방으로 모였다. 영화 다시보기 재미에 빠진 가족은 몇 년 전 상영했던 아바타를 보며 배달 치킨에 맥주 한잔 곁들이며 주말을 보냈다.

올해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6개월 가량 지난 지금. 우리의 일상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그간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 캠패인이 보여주듯 외부활동의 급격한 제한이 있었다. 그에 따라 일이나 식사와 같은 일상은 물론 여가, 취미 등의 활동까지 외부공간에서 집이라는 공간으로 옮겨진 것이다.

지난 27일 인터뷰에서 은미 씨는 “어느 순간 주말을 집에서만 보내도 지루하지 않게 할 일이 많다는 게 신기하다. 집콕(집에서만 지낸다는 뜻의 신조어)이라는 단어는 왠지 답답하고 폐쇄적인 느낌이 강했는데 요즘은 익숙해져 나름의 즐거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년보다 짧아진 2주간의 아이들 방학과 남편 휴가가 겹치는 바캉스 시즌이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한 상태라 따로 휴가 계획을 잡지 않았다”며 “집에서도 즐겁게 휴가철을 보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많은 것 같다. 이것저것 해보면서 휴가철을 유익하게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와 함께 휴가철과 학생들의 방학이 겹치면서 집콕 생활을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방법들을 찾아보자. 이에 광양시민신문은 슬기롭게 집콕 생활을 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을 소개한다.

강제 집순이…‘홈쿡’이 대세

코로나19는 삶의 기본인 의식주 중 식(食)에 가장 많은 변화를 만들어냈다. 사람들과 접촉을 피할 수 없는 외식은 지양되고 집에서 요리하는 '홈쿡'은 일상화됐다. 충분한 시간 투자가 없이는 만들 수 없는 음식을 요리하면서 시간도 보내고 재미도 찾는 ‘타임킬링’용 챌런지가 요즘 트렌드다.

그 대표적인 예가 400번 저어야 한다는 달고나 커피나 수플레 오믈렛 만들기 등이다. 달고나 커피는 커피 분말과 설탕, 물을 섞어 걸쭉한 상태가 될 때까지 400번 넘게 저어야 하는 고된 과정이 핵심이다. 1천 번을 저어야 만들 수 있다는 수플레 오믈렛·팬케이크·계란말이 등 요리 영상들도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음식들은 정성을 쏟아야 하는 요리법의 극단적 형태지만 집에서 요리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일종의 놀이로 삼는 것이다.

식재료를 구매해 건강한 음식을 직접 조리하고 홈쿡샷을 찍거나 SNS에 올리며 식사를 위한 노동이 아닌 취미로 확장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홈쿡을 통해 건강을 챙기고 취미 활동까지 겸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방학을 맞은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아이들이 직접 반죽을 해 과자를 만들 수 있는 '토이쿠키'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 팬케이크, 쿠키, 브라우니 등을 만들 수 있는 믹스류 상품을 구매해 아이들과 반죽과 함께 구워보며 요리를 통한 오감체험을 할 수 있어 추천한다. 마트나 인터넷을 통해 구매해 물이나 우유, 간단한 재료만 섞어 반죽하고 구으면 되는 상품이 많이 출시돼 있으니 이용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홈쿡을 위한 식재료 매출은 동광양농협 하나로마트 기준 농산물 25.7%, 축산물 22.37%, 수산물 28.73%, 완제품 18.64%으로 전년 대비 평균 24% 가량 상승했다.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식재료 매출의 꾸준한 상승은 홈쿡이 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다.

자급자족을 컨셉으로 지루한 집콕의 일상을 즐겁게 보낼 수도 있다. 물만 주면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콩나물 키트, 하루 3번 물만 주면 1주일 만에 수확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는 버섯 재배 세트를 길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또한 두부나 요구르트, 치즈 등 주로 사 먹던 식품을 간단한 과정과 시간을 투자해 만들어 먹는다면 집콕생활에 쏠쏠한 재미가 될 것이다.

건강은 포기 못하는 이들의 선택 ‘홈트’

코로나19는 홈 트레이닝(이하 홈트)의 전성시대도 가져왔다. 홈트는 시간 상관없이 집에서 간단한 기구나 맨몸으로 운동할 수 있는 장점으로 인해 비대면 시대를 맞아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홈트 관련 상표출원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앞으로 홈트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홈트에 가장 쉬운 방법은 유튜브 활용이 있다. 유튜버들이 올린 맞춤식 운동 방법이 다양하게 올라와 쉽게 따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꾸준히 해볼 마음가짐만 있다면 별다른 기구 없이 언제든 운동할 수 있다는 것이 홈트의 가장 장점이다.

홈트를 도와주는 간단한 운동기구도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하체의 힘을 기르는 기본적인 운동 스쿼트와 런지를 돕는 간단한 운동기구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서 출시되고 있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한 도우미 앱도 인기가 많다. 몸무게와 체지방 변화량을 기록할 수 있게 해주거나, 식단 관리를 돕는 기본적 기능에서부터 각 부위별 다이어트에 알맞은 운동을 추천해주고 영상을 제공하는 맞춤식 앱도 흥미를 끌고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각 가정에서 동영상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건강 관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문화생활도 자기계발도 이제 내 집에서

과거 연인들의 데이트 필수 코스 영화관이 기피 대상이 된 것은 코로나19가 바꿔놓은 문화생활 중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불특정다수의 대면을 피할 수 없는 영화관 대신 가정에서 영화를 보거나 지난 드라마를 정주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네플릭스나 통신사별 인터넷 티비를 통해 내 방에서 보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를 골라볼 수 있다.

집콕생활로 인해 카페에서 즐길 법한 커피 메뉴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 마니아들도 생겨났다. 기호에 맞는 원두를 섞어 그라인더에 갈아 핸드드립을 하는 기본파부터 라떼나 아포카토, 마끼아또 등과 같은 다른 재료를 첨가해 또 다른 맛을 즐기는 방법도 있다. 더 나아가 생강을 넣어 만드는 진저라떼, 이탈리아인들이 즐겨 마셨다는 카페 샤케라또 등은 새로운 커피의 맛을 찾는 이들이 도전하는 메뉴다.

외부활동이 적어지는 집콕 시간을 실무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이나 시험, 외국어 습득을 하는 실속파가 되어보는 것도 제안한다. 거창한 자격증이 아니더라도 인터넷 강의나 앱을 꾸준히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즘 개발된 다양한 회화 학습 앱은 억양, 발음, 표현이 정확해 일정 기간 반복적으로 들으면 학습효과가 높다고 한다.

이런 기회에 독서를 해보는 것도 좋은 자기계발이 될 것이다.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책과 친해지는 계기로 활용해보면 좋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늘어난 어린이 문학 베스트셀러는 △아홉 살 마음 사전 △117층 나무집이 대표적이며, 청소년 문학 베스트셀러는 △시간을 파는 상점 △페인트 △아몬드가 추천도서로 권장되고 있다.

성인들은 △펭아트 #컬러링북 △나도 손글씨 바르게 쓰면 소원이 없겠네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취미 도서와 △하체 밸런스 스트레칭 △백년운동 △라미의 잘 빠진 다이어트 레시피 등 실내 운동이나 건강 관련 도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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