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인철 기자

<광양시의회 정민기 의원 시정 질의에 따라 금일 광양시청 환경관리과에서 광양제철소 비산먼지 발생 대상시설에 대해 억제조치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에 대해 대대적으로 지도 점검을 실시하였습니다.

약 차주까지 일주일간 원료 하역부터 제품 발생까지 전 공정에 대한 비산먼지 점검을 실시할 것으로 보이며 지난해 광양제철소 이슈인 고로 브리더, 코크스로 정전, 3제강 플래어스텍, 수재슬래그 등 대외투자 진행사항들에 대해서도 추가적 점검을 진행 예정입니다.

금일(10/29)은 하역부두, 원료 야드에 대해 이송시설 밀폐화, 야적 복포, 방진망 설치 여부 등을 점검하였고 명일(10/30)부터 소결, 고로 등 선강~압연 순으로 점검이 진행될 예정이오니 비산먼지 발생 억제시설(집진기 가동상태, 살수 노즐, 살수압력, 배관상태, B/C 낙광 제거 등) 적정가동/유지관리 등 만전을 기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광양시의회 제293회 임시회 시정질의 직후 광양제철소 환경자원그룹이 전달사항이라는 이름으로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 전문이다.

정민기 의원은 이번 시정 질의를 통해 “지난 3년간 포스코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른 30개 사업장 합산량보다 많다. 처절한 포스코의 개선 몸부림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더 나가 좀 더 수위를 높여 “환경문제를 뜨겁게 달궜던 브리더에 대한 문제는 얼마만큼 진행됐나. 코로나19 등을 핑계로 고로 브리더 등 광양제철소 환경개선 실천 여부를 제대로 살펴보고 있느냐”고 따져 묻었다.

수재 슬러그 낙수문제와 고로 브리더 무단개방에 따른 대기환경오염물질 배출문제 등 지난해 잇따른 광양제철소 환경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지역사회를 뜨겁게 달궜으나 여전히 광양제철소 관리 감독에 관한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광양시를 질책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광양시의회가 광양제철소 환경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시정 질의를 이어가는 풍경은 낯설다. 환경현안이 지역민 건강문제로 이어지고 더 나가 정주여건 악화로 인해 인구유출이 발생하는 주요한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유독 광양제철소 환경문제는 광양시의회 비판의 장으로 불려 나오지 않았다.

포항과 당진 등 제철소가 가동 중인 지역 기초의회가 집행부를 압박하는 수준을 넘어 제철소를 향해 직접적인 비판 목소리를 내왔던 것과 매우 다른 결이다.

이 이상한 침묵을 깨고 정 의원이 광양제철소 환경문제를 지적한 직후 광양제철소 환경자원그룹의 이름으로 곧장 발송된 한 통의 직원 내부메일, 상당히 이례적이기도 하거니와 매우 수상하기 이를 데 없다.

물론 메일 내용을 살펴보면 지극히 통상적이어야 할 환경관리 절차다. 더구나 광양시 환경관리과가 비산먼지 사업장 지도 점검 역시 통상적인 일이다. 이게 통상적이지 않았다면 그것이야말로 직무유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광양제철소 환경자원그룹은 굳이 이 지극히 통상적인 지도 점검 과정 관련 메일을 직원들에게 전달하면서 <광양시의회 정민기 의원의 시정 질의에 따라>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번 광양시의 지도 점검이 정 의원의 ‘시정 질의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하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정 의원을 강조하면서 직원 내부망에 공격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의도를 읽어낼 수 있다고 한다면 너무 과한 해석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나 그 의도가 석연치 않은 것도 분명 사실이다.

더구나 정 의원이 선거를 통해 당선된 선출직이라는 사실을 덧씌우고 그의 지역구인 중마동에 광양제철소나 하청업체 직원 상당수가 거주하고 있다는 점을 덧대면 그 의도가 좀 더 선명해질 수 있다. 선출직 공무원으로서는 상당한 위협으로 느끼지 않을 방도가 없는 까닭이다.

힘을 가진 자가 그 힘을 과시하며 어둠에 숨어 이빨을 드러내는 까닭은 단 한 가지, 상대는 위축시키기 위해서다. 이 과시의 성공 여부는 추후 가려질 일이나 만약 메일 속에 함축된 뜻이 그런 의중이라면 성공 여부를 떠나 참 부적절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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