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마을(주소: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490-8)-수월정-외압·내압마을-
토끼재-백학동마을(주소: 광양시 진상면 황죽리 117-6)-7.2km(약 3시간 소요)

□ 광양 백운산 둘레길 4코스(백학동 감꽃 길)
□ 코스 : 섬진마을(주소: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490-8)-수월정-외압·내압마을-토끼재-백학동마을(주소: 광양시 진상면 황죽리 117-6)-7.2km(약 3시간 소요)
□ 가이드 팁
♥ 출발점 : 옥곡 버스정류장(시내버스 15번)- 07:08, 13:10.
♥ 하산 후 버스 타는 곳 : 백학동(죽전 2-시내버스 30번)-11:10, 14:20, 16:00, 17:50, 19:20
□ 먹거리 : 메기매운탕, 닭 숯불구이
□ 볼거리 : 섬진강, 느랭이 골 휴양림, 수어 호, 불암산성, 어치계곡

▲ 정다임 수필가(숲해설가)

백운산 둘레길 4코스는 ‘산의 형태가 뾰쪽하다’라고 하여 또는 ‘섬진강의 푸른 물줄기에 빗대어 맑은 하늘’이라는 뜻으로 전해지는 쫓비산 아래 섬진마을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섬진’이란 옛날 섬진강 변에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로 나루터가 있었는데 그곳에 배를 맨 바위가 마치 두꺼비가 헤엄치는 모습을 하는 데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주차장에서 차도를 건너 오른쪽으로 약 2~3분 걸어가면 수월정이 나온다. 수월정은 선조 때 나주 목사를 지냈던 정접이 만년을 지낸 곳으로 전해져 오며 송강 정철이 ‘수월정기(水月亭記)’를 썼다고 한다. ‘수월정기’는 수월정 유허비의 ‘비음기’에 기록되어 있으며, 유허비 주변에는 두꺼비 형상으로 만들어진 투박한 조형물이 원래는 17개였던 좌대가 모두 유실되고 4기만 놓여 있다. 섬진강 자전거 길을 이용한 둘레길은 강변을 끼고 5~6분 정도 걷다가 2차선 도로를 올라서 길 건너 오른쪽 매실나무밭 사이 좁은 농로를 5분쯤 가서 ㈜미부 건설 광양공장과 대숲을 만난다. 대숲 옆에는 농업용수로 쓰이는 규모가 작은 저수지가 있다. 저수지를 오른쪽에 끼고 지그재그 농로를 지나면 차도(車道) 사거리가 앞을 막는다. 여기서 직진하면 토끼 재, 왼쪽으로 가면 신원삼거리, 오른쪽 큰 도로변에 있는 마을이 외압마을이다.

둘레길은 토끼 재로 가는 도로와 외압마을 사이에 흐르는 냇가를 따라 내압마을로 들어간다. 외압과 내압마을은 오래전, 섬진강이 침식되어 만(灣)을 형성했을 때, 오리가 많이 살고 있었다 하여 ‘압 척’이라 하였는데 그 의미는 오리가 많은 고장이란 뜻이란다.

내압마을을 빠져나와 만나는 2차선 도로는 오른쪽이 토끼 재로, 왼쪽은 신원마을과 섬진마을로 가는 도로이다. 둘레길은 차로를 넘어 좁은 포장도로로 들어간다. 길 입구와 중간중간 갈림길에는 전봇대와 나뭇가지에 리본, 그리고 이정표가 달려있어 초행길을 걷는 사람도 안전하게 걸을 수 있게 잘 조성된 길을 사브작 사브작 약 30분쯤 걷다가 다시 2차선 차도를 만나 왼쪽 오르막길을 2~3분간 올라가 편백숲으로 들어간다.

편백은 일본이 원산지로 회목(檜木) 또는 노송나무라고도 하며, 구과 목 측백 나무과 편백 속에 속한다. 또한, 일본의 대표적 수목 가운데 하나로 ‘히노끼(ヒノキ)’라는 일본어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나무 중에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발산하며 편백에 함유된 피톤치드가 아토피 치료에 뛰어난 효과를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편백과 삼나무에 재미있는 설화가 전해진다.
우리나라의 <삼국사기>에 해당하는 일본 역사책 ‘일본서기’의 신대(神代)〉에 보면 ‘스사노오노미코토(素戔鳴尊)’라는 신이 나오는데 「내 아들이 다스리는 나라에 배가 없어서는 안 될 일이다. 라고 하여 자신의 수염을 뽑아 흩어지게 하니 삼나무가 되었으며, 가슴의 털을 뽑아 흩으니 편백이 되었다. 이에 ‘삼나무는 배를 만드는 데 쓰고 편백은 서궁(瑞宮)을 짓는 재료로 하라」고 했다는 기록도 나온다. 삼나무와 편백나무는 아득한 옛날부터 일본의 개국 신화에 나올 만큼 그들이 자랑하는 일본 나무다. 이처럼 그들의 시조 신(神) 이야기는 물론 하이쿠(俳句)를 비롯한 문학작품에까지 빠지지 않는다. 그만큼 일본에서는 흔한 나무이면서 동시에 나무로서의 좋은 점은 다 가지고 있어 일본인들에게는 신이 내린 축복의 나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1900년대 초 일본에서 들여와 제주도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주로 방풍림으로 조성했다.

편백 숲속 키 작은 나뭇잎들이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가고 있다. 단풍이 드는 이유는 나무가 겨울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 밤 기온이 섭씨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뿌리로 흡수하는 수분의 양을 빠르게 줄이기 시작한다. 뿌리의 수분이 줄어들면 줄기와 가지에 흐르는 수분의 양도 줄어들면서 가지와 잎을 이어주는 잎자루는 ’떨켜 층’이라는 칸막이를 만든다. 그것은 잎으로 수분이 공급되지 않게 관다발을 막는 것이다. 추운 겨울이 되면 물이 든 나뭇잎은 꽁꽁 얼어 죽기 때문에 그 전에 잎을 말려서 땅에 떨어트리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떨켜 층’이 완성되면 잎에는 더 이상 수분이 들어가지 않는다. 수분 공급이 차단된 잎에서는 녹색을 띠는 엽록소가 서서히 빛을 잃어가면서 여름철 내내 엽록소의 푸른빛에 가려 제 색을 드러내지 못하던 색소들이 모습을 내민다. 단풍잎에서는 안토시안(anthocyan)이라는 붉은 색소가, 은행잎에서는 카로티노이드(carotinoid)라는 노란 색소가 선명해진다. 그리고 낮 기온이 섭씨 5도 이하, 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뿌리는 수분 흡수를 완전히 멈춘다. 결국 나무는 잎은 다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긴다.

편백 숲을 빠져나오면 또다시 2차선 도로가 나온다. 둘레길은 우측으로 3분쯤 올라가 토끼 재에 닿는다. 토끼 재 오른쪽에는 구름 위에 있는 신비의 공간으로 여겨 질만큼 잘 꾸며진 느랭이골 휴양림이 있다. 느랭이골 휴양림은 개인이 운영하고 있으며, 자연 속에서 즐기는 글램핑과 테마정원, 산책로 등이 개발되어 있다.

특히, 수많은 별과 함께 형형색색 빛나는 LED 조명의 불빛 향연의 야경이 일품으로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가을 여행주간 전국 야간명소 BEST 30’에 선정된 곳이다. (자세한 설명은 느랭이 골 휴양림 홈페이지와 전화 1588-2794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토끼 재에서 약 20m 내려오면 오른쪽으로 이정표는 없지만, 쫓비산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다. 여기서 쫓비산 까지는 약 3km이며, 1시간 20분쯤 걸린다. 반대편 불암산으로 가는 등산로는 토끼 재를 넘어 다압면 내압마을로 가는 도로를 따라 약 200m쯤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나뭇가지에 뭇 등산객이 남기고 간 리본이 주렁주렁 달린 곳으로 진입하면 불암산에 오를 수 있다.

토끼 재를 넘어 백학동으로 내려가는 좌측 불암산(431m) 아래에 비촌마을이 있다. 비촌(飛村)마을의 유래는 옛날 진상면 황죽리에 ‘황룡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그곳에 살던 황룡(黃龍)이 비촌(飛村)에 날아와 앉았다는 데서 유래됐다고 하며, 언젠가 날아갈 마을로 날-몰이라고 불렀단다. 날 몰은 넓은 마을이란 뜻으로 본래 수어호 안에 있던 마을이었다.

하지만 1974년 수어 댐이 건설되면서 일부는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였고, 나머지는 지금의 마을에 모여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하니 이름값을 한 셈이다.

불암산에서 남쪽으로 뻗어 내린 분맥 끝 지점에는 불암산성(佛巖山城-도 지정 문화재 제177호)이 있다. 불암산성은 해발 232m의 고지에 퇴뫼식으로 서기 600년 무렵인 백제 시대 때 축성된 산성으로 돌을 쌓아 만든 성이다.

광양에는 불암·마로·중흥·봉암(현재 신아리보루) 산성이 있다. 그 중 중흥산성은 토성으로 만들어진 성이며, 나머지 2개는 불암산성과 함께 석성(石城)이다. 햇살에 반짝거리는 수어 호의 물결을 바라보며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토끼재 삼거리다.

삼거리에서 왼쪽이 비촌마을로 가는 길이며, 둘레길은 오른쪽 차도로 약 30분쯤 가면 황죽리 웅동마을과 어치리로 가는 갈림길에서 4코스의 걸음을 세운다. 어치계곡은 백운산 4대(봉강·옥룡·어치·금천) 계곡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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